최근 10년 사이 전북 2.3배·충남 2.5배·경기 5.5배 증가
전라북도 주산지 급부상 1,632ha 재배, 경북(2,087ha) 위협
강원도 소득작물 육성 노력 불구 인력난 등 한계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전라북도와 충청남도의 양파 재배면적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양파를 새로운 소득작물로 육성하려는 지자체와 농협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가는데 따른 것이다. 반면 10여년 전 양파를 소득작물로 육성했던 강원도의 경우 오히려 재배면적이 감소했다.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과 다른 소득작물이 많아 양파재배를 선호하지 않는다.

전라북도는 최근 10년 사이 양파재배면적이 2.3배나 증가해 올해 1,632ha에 이르렀다. 전남(9,230ha), 경남(3,938ha), 경북(2,087ha)에 이어 네 번째 주산지 인데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경북을 제치고 3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충청남도도 312ha에서 10년 사이 785ha로 재배면적이 2.5배나 증가했다. 서산, 당진 등에서 양파 재배가 인기를 끌면서다.

수도권인 경기도도 최대 소비지와 가깝다는 이점을 살려 친환경 양파 등을 재배하면서 최근 10년 사이 재배면적이 5.5배 증가한 280ha를 기록했다. 기존 주산지인 전남과 경남 등이 연작피해와 병해충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이 전북, 충남, 경기 등 새로운 지역의 재배면적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편집자 주)

◆ 전라북도 양파 재배면적 급증

전라북도의 양파 재배면적이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7년 708ha였던 전라북도 양파 재배면적이 2017년엔 1,632ha로 10년 사이 2.3배나 늘어났다. 전라북도는 온난화가 되어 가면서 최대 주산지인 전남과 기후가 비슷하고 연작피해 등 병해충 발생이 적어 양파가 새로운 소득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양파를 새로운 소득원으로 육성하고 있는 부안군의 노력이 눈에 띈다. 부안군은 ‘부안 해풍양파’를 브랜드화 하기 위해 화끈하게 지원하고 있다.

부안군은 올해 부안 해풍양파 종자대 지원 사업비 중 군비예산을 지난해 9,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6,000만원 증액해 총 3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부안 해풍양파는 올해 517개 농가 331ha에서 1만8,000여톤을 생산해 143억원의 높은 소득을 올렸다. 내년에는 재배규모가 530ha로 확대돼 3만3,000여톤을 생산해 200억원의 소득이 예상된다. 특히 부안 해풍양파는 품질이 좋은 종자를 사용하고 서해안의 해풍을 맞고 자라 병충해에 강하고 맛이 매우면서도 단맛이 나며 육질이 단단해 저장성이 좋아 서울 가락시장 등 상인들로부터 타 지역 양파대비 망당 2,000~3,000원 정도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등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 부안 해풍양파 인기 변산농협이 견인

부안 해풍양파의 소득사업화는 변산농협(조합장 신왕철)이 주도하고 있다. 변산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2017년 밭작물 공동경영체 육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2년 동안 10억원(국고 50%, 지방비 40%, 자부담 10%)을 투입해 양파 공동경영체 육성에 필요한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 1년차인 올해는 공동경영체 조직을 위한 교육과 농기계 구입을 진행하고 내년에는 드론방제기와 재배과정에 필요한 기계류 구입에 나설 예정이다.

밭작물 공동경영체 육성사업은 조직화·규모화된 공동 경영체를 육성하고 통합마케팅조직과 계열화를 통해 시장 대교섭력 확보 및 지역단위의 자율적 수급조절에 기여하고자 추진하는 공모사업이다. 변산농협 신왕철 조합장은 올해 전북농협 7월 ‘이달의 우수조합장’으로 선정됐다. 차별화된 계약재배와 철저한 공동선별 및 양파 생산농가 조직화로 명품 변산양파 주산지로 명성을 높인 공로를 인정 받아서다.

신 조합장은 농지의 90% 이상이 밭인 지역특성을 살려 양파를 전략작목으로 육성한 결과 2015년 농협중앙회가 선정해 수상하는 ‘명인·명작’ 농산물 반열에 변산양파를 올려놓았다.

변산농협은 2009년부터 양파 공선출하회를 조직했으며 품종을 단일화하고 재배매뉴얼을 농가에 보급해 시장에서 소비자가 선호하는 규격품 생산을 이끌어냈다. 또 차압식 강제송풍방식이 적용된 저온창고에서 부패율을 3% 수준까지 낮췄으며 5년째 서울 가락동도매시장에 1주일에 6일 15t씩 전속 공급하는 체계를 갖췄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대형식당 주방장들이 변산양파를 이용한 레시피를 개발하면서 ‘명품양파’로써의 인지도를 높였다.

변산농협은 매년 종자비 보조 5,000만원, 웃거름비료 6,000만원, 영양제 1,000만원, 톤백 9,000만원, 수송비 3,000만원 등 2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난해 양파 판매수익 5억원 가운데 4억원을 농가에 배당했다.

이처럼 양파농가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공선참여농가는 160농가, 74ha로 꾸준히 늘어났고 값이 급등해도 밭떼기 매매로 이탈하는 농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 변산에서 양파 종자 직파 시도

양파 종자 직파의 성공가능성은 아직 적지만 새로운 시도를 전북 부안에서 하고 있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변산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마고씨드온’은 올해 국산 양파 종자 ‘거창한’ 직파작업을 시도했다.

▲ 전라북도 부안 양파 직파 시험

정부의 골드씨드프로젝트를 통해서 일본산 종자보다 당도, 저장성, 내한성 등에 우수하다고 판명 받은 국산양파종자 ‘거창한’과 ‘신기2호’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도된 이번 직파시험은 트랙터 부착형 파종기계를 개발해 제초제 투여와 비닐피복, 파종을 한꺼번에 하는 시스템으로 성공할 경우 획기적인 인건비 절감이 기대되고 있다.

마고씨드온에 따르면 보편적으로 3,300㎡(1천평)을 옮겨 심는(정식) 다면 인력이 약 13~15명 정도가 필요, 인건비가 약 150만원 정도 들어간다.

▲ 부안 양파 직파 기계

하지만 직파를 하게 되면 트레이 작업과 옮겨심는 작업 없이 한번에 양파 심는 작업이 끝나2~3명이 약 2~3시간이면 작업이 가능하다.

마고씨드온 김재철 대표는 “유럽에서는 양파를 오래전부터 직파로 작업해 왔는데 한국, 일본, 중국에서만 옮겨심는(정식) 방식으로 재배 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러시아에선 발아율 95%로 직파에 성공한바 있는 만큼 이번 시도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충남 당진·경북 문경 등 양파 소득작물 육성 박차

무안에서 200km 가량 북쪽에 위치한 충남 당진과 경북 문경도 양파 농사로 재미를 쏠쏠히 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추위 때문에 양파 재배에 불리하지만 저장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소비처를 개척하면서 재배면적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 충청남도 당진 양파 기계정식

당진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당진 양파 재배면적은 올해 100여ha로, 2015년 당시 40ha보다 66%가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진지역에서 양파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벼 이외의 소득작물로 양파가 각광을 받고 있고 조생종 벼를 심을 경우 벼와 이모작이 가능하고, 콩과 들깨 등을 후작으로 재배할 수도 있어 벼만 재배할 때 보다 3-4배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진시는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생산비의 44%를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계화 기술을 조기에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당진과 서산 등 해안가 위주로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2007년 312ha이던 충남지역 양파 재배면적이 2017년엔 785ha로 2.5배나 증가했다.

충남 당진의 경우엔 4~5년 째 특별한 월동대책 없이 전남과 같은 비닐멀칭에 정식하는 방법을 쓰고 있는데 아직까지 냉해를 입은 적이 없다.

위도가 당진과 비슷한 중부 내륙지방인 경상북도 문경시도 지역 농협 및 유통회사에서 양파 수매를 실시한 결과 올해 42억원의 농가소득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240여농가가 양파를 재배해 전년 대비 90ha가 증가한 117ha에서 5,680톤을 생산한 결과이다.

경북 문경은 고온에 의한 피해나 연작피해가 없고 저장성이 높아 유통상인들이 선호하고 가락시장 등에서도 인기가 높다.

◆ 강원도 소득작물 육성 노력 불구 한계

강원도가 양파를 새로운 소득작물로 육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인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재배면적은 크게 증가하지는 못하고 있다. 강원도는 2007년 39ha 양파를 재배했지만 2017년엔 33ha로 오히려 감소했다.

▲ 강원도 철원 양파 포트 육묘

한 때 5ha까지 양파 재배면적이 늘어났던 철원군은 올해 2ha가 목표이다. 휴전선을 접한 최북단 지역인 만큼 4년에 한 번꼴로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가 찾아오는 등 월동을 위한 부담이 크다. 이들 지역은 10월 말에서 11월초에 정식한 뒤 겨울 추위를 이기기 위해 터널 비닐멀칭을 하고 이듬해 3월10~15일 비닐을 벗겨낸 뒤 본격적인 관리에 들어가 6월25일을 전후에 수확하는 등 단계가 복잡해 농민들이 꺼려하고 있다.

특히, 인건비가 비싸고 재배면적이 적어 기계화도 쉽지 않기 때문에 농가 스스로 먹고 친척이나 이웃에게 나눠줄 만큼 재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많아야 1,000평 정도 짓는 곳이 대규모 농사다.

철원군농업기술센터 이희종 친환경작물담당은 “마지기(200평)당 200~300망(20kg)을 생산하는데 망당 1만4,000원에서 1만6,000원에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면서 “저장성이 좋아 상인들이 더 많은 양을 요구하고 있지만 파프리카 등 다른 소득작물이 많아 양파 재배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는 2007년 51ha에서 2017년 280ha로 재배면적이 5.5배나 증가했다. 경기도는 도 차원에서 양파를 소득작물로 육성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많은 수도권인 점을 활용해 최북단인 파주와 연천을 비롯해 양평군 등에서 친환경으로 양파를 재배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 경기도 파주시 기후변화 대응 양파 소득작물 실증 실험(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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