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박금남

[무안신문] 제법 쌀쌀한 날씨가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해 준다. 그 무섭게 기승을 부리던 여름날 무더위도 가을비 한번이면 맥을 못추고 물러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요즘 들녘을 보면 풍성한 추수의 계절로 눈이 호강하고 귀가 저절로 맑아진다.

그러나 사람 사는 세상 속은 전혀 다르다. 경제가 어렵다고들 하고, 안보도 문제고 자칭 애국자라고 일컫는 정치인들의 정치는 진흙탕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발단 돼 국민의 촛불탄핵으로 대통령이 구속돼 있고, 그와 함께 정권 실세를 누렸던 사람들은 거짓말공화국을 만들었다.

지난 5월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진행 중인 과거 적폐청산을 두고, 보수와 야당은 보복이라고 반발한다. 전쟁 일촉즉발로 안보가 시급한데도 대화도 타협도 소통도 없다. 야당은 안보에 대해 대안도 내놓지 못하면서 비판 일관이다. 이를 보는 국민들은 여의도 국회 놀이방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의 단골 멘트 ‘국민이 무섭지 않느냐’는 말도 그들의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생각 뿐이다.

언젠가 읽었던 외국인 특파원의 글이다. 그는 한국에서 살면서 느꼈던 한국인 3대 불가사의를 이렇게 말했다. 첫째, 한국인은 그들이 세계 경제대국 임에도 세계에서 얼마나 잘사는 지를 모르고, 둘째, 일본이 세계 강대국이지만 일본을 무시하는 세계 유일 민족이며, 셋째, 정전국으로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아대고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 있다고 세계는 우려하는데도 한국인은 전쟁이 발발하지 않는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도 없다. 맞는 말이다. 정권과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반목과 불신, 그리고 경쟁만 키워 그렇게 국민성을 만들어 왔다. 국정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안보를 들고나와 정권을 유지시키며 그들만의 수구를 지켜왔다. 국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겠다는 것이 안보불감증을 만들어 냈다. 일본 무시도 36년의 일체강점기 때 겪었던 기성세대들의 한(恨)이 빚어낸 민족성이고, 앞만 보고 성장한 경제가 물질만능주의와 상호 경쟁이 만족을 못하도록 만들었다.

요즘 연일 벌어지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 간 막말 싸움을 보면 금방 전쟁이라도 날것 같다. 문제는 그들의 막말싸움 속에서 한국은 존재감 조차 없다는 것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다. 그런 존재감 없는 나라가 세계 강대국임을 자처하고 있어 아이러니 할 뿐이다.

이렇게 답답한 요즘, 최근 한 지역신문에 기고한 강진원 강진군수의 ‘군수는 정말 행복합니다’라는 제하의 글이 눈에 들었다.

내용인즉 군청 직원들에 대해 감사와 칭찬이다. 오는 10월21일 강진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강진 K-POP콘서트’에 한류 K-POP를 이끄는 아이돌 ‘워너원’이 공연을 한다고 했다.

강 군수는 글에서 “워너원이 강진으로 올수 있었던 것은 강진군청 직원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지칠 줄 모르는 강한 추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한류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K-POP콘서트를 공모하자 강진군이 뛰어들어 인구와 인프라면에서 쟁쟁한 도시권을 물리치고 한류 K-POP 개최권을 따냈다”고 자랑했다.

강 군수는 “공모를 허투루 흘러 보내지 않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내고 군단위 최초로 남도 끝자락 강진에서 거대한 퍼포먼스를 맘껏 즐길 수 있도록 시작과 과정, 끝을 완벽하게 해낸 강진군청 직원들의 도전과 용기가 ‘설마 되겠어’ 했던 군수의 마음 한 구석 의구심을 일거에 날려버린 멋진 직원들 덕분에 군수는 정말 행복하다”면서 “워너원 강진 콘서트 한번으로 단박에 강진을 알릴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완성한 직원들의 열정에 군수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올 가을 강진은 남도음식문화큰잔치,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 작천 황금메뚜기축제, 마량미항찰전어축제 등이 열린다. 이번 K-POP 축제를 통해 강진은 한번 더 비상 할 것이 분명하다.

군수가 직원을 공개 칭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무안군의 군수없는 상황에 견줄 때 부럽기까지 하다.

자치시대 무안군 공직자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경쟁을 해도 뒤처지는 자치시대에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무안은 무한경쟁시대에서 ‘무안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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