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 시기, 갯벌체험 한계…동원된 지역축제 주민들 피곤
무안생태갯벌센터 유원지 내년 오픈…주말 캠핑축제도 대안
연꽃축제 4억6,500만원·갯벌축제 3억원…투자 비해 효과 미미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무안황토갯벌축제가 갈수록 관광객이 줄어드는 등 한계를 노출했다. 연꽃축제와 황토갯벌축제의 개최시기 조정과 통합 등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안군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 해제면 유월리 무안생태갯벌센터 일원에서 ‘제5회 무안황토갯벌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황토갯벌축제 기간은 날씨도 따듯해 체험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은 드물었다.

축제 첫날 금요일엔 무안지역 초중학교가 체험학습을 오면서 2천여명의 학생들이 찾아와 축제장이 붐볐다. 하지만 오후 들어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축제장이 썰렁해 졌고 외지 관광객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었다.

둘째 날 토요일에도 관광객들이 많지 않았다. 마라톤 대회 참석자들이 오전에 축제장을 채웠을 뿐 하루 종일 한산했다. 축제 마지막날인 17일 일요일엔 학생 사생대회 참석자와 가족단위 방문객도 줄을 이었지만 축제장을 가득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무안황토갯벌축제가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것은 일탈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킬러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좋은 여건을 갖추고도 판박이 축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 마라톤 대회가 그렇고 백일장 대회, 개막축하쇼, 노래자랑, 품바공연, 불꽃놀이 등 체험보다는 공연위주 붕어빵 축제를 답습하고 있다.

무엇보다 갯벌체험 위주 축제이면서도 가을에 개최돼 시기와 그에 따른 갯벌체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보령 머드축제가 여름방학 기간인 7월 하순 개최돼 전국 최고의 축제를 넘어 세계 축제로 자리매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기에 8월 중순 연꽃축제를 개최하고 한달여만에 갯벌축제를 개최하는 일정도 빠듯해 프로그램 마련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연꽃축제와 갯벌축제 개최시기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무안 대표축제로 여름에 개최하는 연꽃축제장인 백련지는 야외 물놀이장이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는 만큼 워터파크 수준으로 더 확대해 가족·단체를 상대로 한 피크닉 공원화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가족·단체가 머물 수 있는 정자를 확대하고 수도·전기도 공급해 취사까지 가능하게 한다면 남악·목포 등 서남권에서 주말마다 많은 이용객들이 찾을 것이라는 것.

반대로 황토갯벌축제는 주말 캠핑형 축제로 전환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수 있다. 동시에 300명이 숙박할 수 있는 유원지 조성사업이 내년부터 개장되면 투숙객을 상대로 한 매주 주말 노래자랑, 캠프파이어 등 캠핑 프로그램을 운영해 유원지를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2019년 칠산대교가 개통되면 영광 법성포-백수해안도로-설도 회·젓갈센터-무안 도리포-갯벌유원지-신안 송도-임자도까지 이어지는 관광벨트가 형성되는 만큼 이에 대비해 상시적인 주말축제로 관광객과 캠핑족을 유치하는 방안이다.

무안군은 지난해 행사·축제경비로 24억7,200만원을 지출, 세출결산액의 0.63%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군단위 평균 0.45%보다 무안군이 행사·축제경비를 많이 지출하고 있다. 효과에 비해 축제 경비만 많이 지출되는 역효과를 네고 있다는 점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 연꽃축제 예산은 4억6,500만원, 황토갯벌축제는 3억원이었다.

◆갯벌축제 동원된 동네잔치 =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무안황토갯벌축제가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동네잔치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축제도 개막과 폐막식에 인기가수를 불러와 주민들을 끌어 모으는 판박이 축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단조로운 체험프로그램 = 일상에서의 탈출 즉, 일탈(逸脫)을 하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했다. ‘갯벌낙지 잡기 체험’, ‘갯벌 농게 잡기’, ‘운저리 낚시체험’ 프로그램이 어린이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했다.

◆마라톤 참가자 위한 프로그램 부족 = 마라톤대회는 특성상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귀가하는 경향이 높다. 이번 마라톤 대회도 대회가 끝나자 썰물 빠지듯 참가자들이 빠져 나갔다. 외지 마라톤 참가자들을 경기 후 축제장으로 끌어 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했다.

◆판박이 먹거리, 무안의 맛 못 보여줘 =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는 축제 성공의 핵심 3대 요소다. 무안은 풍부한 먹거리를 가지고 있으나 축제장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파전, 비빔밥, 국수, 도토리묵, 전어 등 어느 축제장에서나 먹을 수 있는 판박이 메뉴 제공에 그쳐 농수축산물이 풍부하기로 소문난 무안군의 맛을 부여주기엔 역부족이었다. 다만 해제 용산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선 향토색 짙은 칠게와 운저리 튀김이 판매돼 인기를 끌었다.

◆인근 지역 축제 겹쳐 = 이번 갯벌축제 기간에는 인근지역 영광 염산면 백바위해수욕장 일대에서 ‘제8회 영광 천일염·갯벌축제’와 불갑산 상사화 축제가 15일부터 열렸고 영암 무화과축제(15~17일), 장성 축령산 산소축제(16~17일), 광주세계김치축제(15일∼17일)가 개최됐다. 특히 목포 북항 노을축제가 16일 낮 2시부터 밤 10시까지 개최돼 이곳 축제들에게 뒤로 밀렸고, 무안군수가 공석 상태다 보니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킬러콘텐츠는 갯벌체험 = 올해 무안황토갯벌축제는 체험프로그램이 확대됐다. 낙지·농게잡기, 운저리 낚시와 갯벌 댄스타임, 훌라후프 체험이 진행돼 관광객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하지만 여느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식상한 프로그램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여름축제로 전환 필요 = 9월 개최되는 황토갯벌축제는 축제의 킬러콘텐츠인 갯벌체험을 하기엔 다소 쌀쌀한 날씨여서 개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침저녁 날씨가 20℃ 이하에 머물렀고, 오후 시간 바닷물이 들어 올 때면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졌다. 갯벌체험을 즐기기 위해선 25℃ 이상 기온이 오를 수 있는 시기로 여름방학 기간에 축제를 개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토갯벌유원지 투숙객 상대 주말 캠핑축제도 대안 = 올해 같은 형태의 황토갯벌축제라면 더 이상 개최할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때문에 황토갯벌축제를 중단하고 주말 캠핑형 축제로 전환하는 방법도 대안이 되고 있다. 동시에 300명이 숙박할 수 있는 유원지 조성사업이 내년부터 개장되면 투숙객을 상대로 갯벌체험과 함께 노래자랑, 캠프파이어 등 캠핑 프로그램을 주말위주로 운영해 유원지를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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