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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 백련지에 스토리텔링을 입히자
발행인 박금남
2017년 08월 22일 (화) 16:43:29 발행인 박금남 무안신문

   
[무안신문] 내 홀로 연꽃을 좋아하노니/진흙에서 나왔으면서도 물들지 아니하고/맑은 물결에 씻기어도 요염하지 아니하며/줄기 가운데는 통하며, 밖은 곧고/덩굴 뻗지 않고 가지 치지 않으며/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으며/우뚝이 깨끗하게 서있으며/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으나/함부로 가지고 놀 수 없음이어라/연꽃은 꽃 가운데 군자라 이르노라./

중국 북송시대의 유학자 주돈은 애련설(愛蓮說)에서 연꽃은 비록 평생을 진흙물 속에서 살지만 깨끗하고 향기로움이 가득한 큰 꽃을 피우는 모습이 마치 세속의 갖은 풍파에 얽매이지 않고 초연(超然)한 군자의 풍모를 지녔다고 했다.

비오는 날 백련지에 가면 주돈의 애련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제21회 무안연꽃축제 기간(8월12일∼15일)에는 비가 잦았다. 따라서 예년 폭염속에 진행된 축제보다는 다소 여유로워 색다른 백련지의 정적인 면이 부각돼 휠링의 충분조건을 제공했다.

연꽃축제가 끝난 지난 20일에도 비가 내렸지만 백련지에는 의외로 사람들이 많아 사계절 관광지로서의 장소성은 충분하고도 넘쳤다. 그러나 그들에게 장소성만 있었을 뿐 대부분 관광객은 다리를 가로질러 반쪽 백련지만 구경하고 돌아가는 것은 아쉬움이 컸다.

먼저 108흔들다리다. 이곳에는 법정스님, 혜민스님을 비롯해 불교 경전에 나오는 깨달음의 글들이 좁은 거리공간에 덕지덕지 붙어 있다. 하지만 지나는 사람들 때문에 읽을 시간이 없다. 차라리 백련지 주변을 도는 일주길에 꽃길을 조성해 두고 이들 글들을 분산 설치와 더불어 지역 시인들의 시들도 전시해 두면 백련지를 돌면서 정적인 면을 부각시킬 수 있다. 대신 108흔들다리에는 각종문헌에 나오는 연꽃을 통해 세속을 깨우치는 의미 10가지를 걸어 놓은 것도 좋을 듯 싶다.

1. 이제염오(離諸染汚,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잎이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2. 불여악구(不與惡俱 물이 연꽃에 닿아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굴러 떨어진다) 3. 계향충만(戒香充滿 연꽃이 피면 물속의 시궁창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가 가득하다) 4. 본체청정((本體淸淨 연꽃은 어떤 곳에 있어도 그 잎은 푸르고 꽃잎의 색은 곱다) 5. 면상희이(面相喜怡 연꽃은 잎이 둥글어 보는 이의 마음이 편안하다) 6. 유연불삼(柔軟不渗 꽃의 줄기는 연하고 부드러워 강한 바람에도 잘 꺾이지 않는다) 7. 견자개길(見者皆吉 연꽃을 꿈에 보면 길한 일이 생긴다) 8. 개부구족(開敷具足 연꽃은 피고지면 반듯이 열매를 맺는다) 9. 성숙청정(成熟淸淨 연꽃은 바라만보고 있어도 마음이 맑아진다) 10. 생기유상(生己有想 연꽃은 싹이 날때부터 달라 꽃이 피지 않아도 연꽃인지 알 수 있다) 등이다.

무엇보다 백련지에는 스토리가 없다. 21세기 들어 관광자원이 빈약한 지자체들이 흥미로운 스토리 발굴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가져와 새로운 관광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점에 비하면 무안군은 스토리텔링 개발에 인색하다는 생각이다.

스토리텔링은 사실에 기초한 이야기와 상상의 이야기로 관광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기법으로 역사, 전설, 사건, 자연 등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재미있게 관광객에게 감동을 주는 새로운 포장 관광 술이다.

백련지는 1925년 일본인에 의해 대규모 간척지인 영화농장이 조성되면서 이곳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동양 최대 10만평의 회산방죽(회산 백련지)이 만들어 졌다. 규모도 차별화지만 평야지대 조성됐다는 점도 다른 농업용저수지와는 다르다. 일제의 암울했던 시대에 조상들의 피땀으로 축조된 것도 의미가 있다. 백련지는 인근 농장 250ha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젖줄 역할을 하다가 1981년 영산강 하구 둑이 건설된 후 기능을 상실했다.

특히, 회산 백련지는 6.25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55년 덕애마을 정수동(1979년 작고) 씨가 백련 12뿌리를 구해와 이곳에 넣었는데 그날 밤 꿈에 학 12마리가 내려앉은 모습이 백련과 흡사했다. 이후 백련의 왕성한 번식으로 오늘날 동양최대의 면적을 자랑하는 백련지가 됐다. 이야기대로라면 관광객들로부터 호감을 끌 수 있는 12마리 학 조형물을 만들어 스토리텔링화 시켜 나갈 필요도 있다.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나 여름 축제 장애로 등장하는 폭우, 폭염, 태풍을 세 마리의 학과 각각 연계한 스토리텔링으로 생명력을 입힌다면 여름 축제의 장애도 극복할 수 있다. 아울러 백련지를 한눈에 볼수 있는 학 조형 전망대를 설치, 이곳에 올라야만 백련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한다면 관광객에게 또 다른 관광의 맛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매년 백련지에는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지만 이들이 백련지가 형성되기까지 유래는 대부분 모르고 돌아가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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