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환 시인

[무안신문] 무안 일로읍 회산백련지 일원에서 사랑. 소망. 그리고 인연 이라는 주제로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제 21회 무안 연꽃 축제가 열렸다. 일로 회산방죽 백련은 고고하고 순결한 향기를 품어낸다. 진흙탕 속에서 도도하게 피어나는 연꽃 속에서 무안 문인들이 자작시 작가 육성 낭송회와 시화를 전시하며 그 내면의 꽃을 피웠다. 연꽃과 품바 그리고 시인들의 어울림은 연화장세계를 여는데 충분했다.

무안 문인협회는 1986년 3월 한국문인협회 무안지부를 결성하여 2017년 32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또한 ‘무안문학’ 연간지를 1988년부터 2016년 제29호를 발간했고 올해 30호를 발간한다. 매년 무안 군민과 함께하는 시와 음악의 한마당. 문학 특강 및 세미나. 문학기행등 무안군민과 함께하는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일로읍 의산리888번지에 '품바의 발상지'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천사촌이다. 1920년 목포부두 노동자 파업주동자로 도망 다니다 장타령꾼이 된 각설이패 두목 천자근이 정착한 품바의 고향이다. 품바는 김시라에 의해 일로 공회당에서 천사촌 밑바닥 사람들의 삶을 타령으로 풀어내 공연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4,000회 이상 공연되면서 해학과 풍자로 큰 인기를 모아 완성시켰다. 축복의 땅이요 의롭고 훈훈한 정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무안고을에 걸인 대장 천자근은 걸인 타령 문화를 토착화시켰고 김시라는 그 걸인들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태와 상황심리를 적용하여 부정한 현실을 비판하고 갖은자 높은 자들의 실책과 실언, 失行을 가장 낮은 자의 소리를 빌어 그 한을 토로하며 정화시키려 했다.

바다 같은 民族의 혼/ 칼로 친다고/ 갈라지며/ 하늘같은 祖國愛가/ 나 잡었다고 다 잡힐까/ 에헤라 품바 잘도 논다./

김시라가 1980년 슬픈 오월에 5.18 민주항쟁당시 학생과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공수특공대를 동원하여 진압하는 과정에서 나라의 민주화를 외치며 쓸어 지는 젊은 피를 보며 쓴 시다. 품바의 대명사 김시라의 작품 중에 조국을 위한 불합리한 시대적 상황들을 돌출시키며 민족의 자긍심을 불러낸다. 이것이 진정한 품바의 혼이다. 그리고 김시라는 무안출신의 문학인이다. 지금 같은 난세에 위정자들이 판을 치고 갖은자들의 횡포가 난무하는 현실에서 문학인들은 서민들의 편에 가장 깊이 자리한다.

이처럼 무안문인들의 향기는 여느 향기와 비교할 수 없는 향을 내고 있다. 무안 문학은 문학적인 가치와 예술적인 가치가 충분히 입증되고 있고 민족의 혼을 다시 불러일으켜 사회를 정화 시키는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일조를 한다.

현재 국내 여러 지역에서 많은 축제 등을 여러 형태로 공연되고 있으나 연꽃 피는 품바의 발상지인 일로에서부터 무안 문학은 여러 측면에서 발전시키고 그 가치가 존중되어야 한다. 무안 문학은 현재의 시간을 재조명하여 시대적 정서로 다시 현대 속으로 불러내야 한다. “ 이 한恨을 봐라” “이 피맺힌 한恨을 아느냐” “베푼 자만이 희망을 가진다” 부당하고 불합리한 세상에 물음을 던지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가난하고 억압 받는 자들의 현실을 대변했던 품바! 현시대에 어느 누가 이처럼 버림받고 소외당하는 이들을 대변하고 있는가? 십 만평 대지 위 연화장 세계가 펼쳐지는 무안군 일로읍에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의 목소리로 시대의 한을 해학과 풍자로 노래하고 서민들의 아픔을 대변한 품바 발상지 천사촌에 하얀 연꽃이 피었다.

연꽃 속에 피어나는 향기는 진정 문인들의 진정한 울림이였다.

문인이라는 이름으로 영혼을 풀어 시대를 논하는 현시대의 선각자들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21세기 꿈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그 의미를 사색해야한다. 삶은 고통 속에서 이루어지고 꽃을 핀다. 그리고 눈물이 바다를 이루고 한이 앞을 가리며 가는 길목마다 가시밭길이다. 그러나 역사는 서민들로부터 근원이 이루어진다. 지배계급은 피지배계급을 억압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온갖 만행을 자행하는 가운데 정의가 살아나고 민주의 꽃을 피워낸다.

현시대를 꿈의 시대라 한다. 연꽃세상에서 문인들이 정의를 품어내고 시인들이 희망과 꿈이 공존하는 현시대를 노래하는 세상을 연출하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우리는 품바 속으로 한번쯤은 깊이 파고 들어봄도 좋을 것 같다. 서민이 행복한 시대. 베푸는 자가 배품을 받는 자에게 감사드리는 시대. 노동 그 자체가 놀이이며 삶이요, 한사람의 인권이 만천하의 인권인 시대! 그날이 오기까지 가난한 삶속에서도 “뭣 고” 라는 화두를 가슴속 깊이 않고 서민의 한을 풀어줄 가난한 영혼의 노래를 불러보자.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