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태풍·폭우 3재 암초 감안한채 열리는 축제 이제 그만
눈높이 높아지는 관광객…축제시기, 킬러콘텐츠 차별화 필요
한여름 얼음축제 역발상…백련지를 물놀이장, 오토캠핑장 연계한 피서지로

오늘날 관광산업은 지식정보산업, 환경산업과 함께 자연친화적인 관광활동에 대한 수요 증가로 체험관광, 생태관광, 문화관광, 자연관광, 녹색관광 등으로 날로 각광을 받는 성장 산업이다. 따라서 미래의 관광시장은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 증대 등으로 인하여 자연환경과 고유문화를 보전하면서 체험하는 대안적 관광의 중요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안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에 이은 2019년 칠산대교 개통이 되면 보다 많은 관광객 유치 여건을 갖추게 된다. 반면, 바다·황토 등 천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 가치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차별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축제 TF팀을 구성, 문화, 관광사업을 미래 차원에서 투자하고 개발해 나간다면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보여 진다.
한편, 백련지는 2004년 관광지로 지정받아 2007년부터 관광지 조성사업에 착수해 2016년까지 공공부분 254억원을 투자, 주차장시설, 생태연못, 관리동, 화장실, 도로, 공원 등을 조성하고 부지를 매입해 물놀이시설과 카라반을 조성했다.
무안연꽃축제는 전남문화관광 10대 축제(1998년), 문화관광부지원 지역육성축제(2001년), 문화관광부지원 우수축제(2002년), 문광부 지정 예비축제(2005·2006년), 도 지정축제(7차례)로 지정받은 바 있다.
(편집자주)

[무안신문] ◆ 연꽃축제 차별화 시급

축제는 지자체 실시 이후 주민들의 애향심 고취와 지역홍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분하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2012년 전국 시·도별 축제 현황자료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축제는 모두 2,429개에 이른다. 이중 전남지역만 해도 127개다.

우리나라 축제의 90%는 주민화합형축제다. 이는 자치단체장 선심성 행사, 연예공연으로 축제예산을 대부분 소비하고 주민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노래자랑을 개최하는 등 붕어빵 행사가 대부분으로 메너리즘에 빠진 행사가 많다. 특히, 축제 이름만 다를 뿐 프로그램은 전야제, 개막식 축하공연, 백일장, 부대행사, 특산품 판매 등 천편일률적으로 지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재판되고 서로 베껴먹기 식으로 명맥만 유지 개최되는 경향이 커 지자체의 예산낭비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름만 바꿔 달면 어느 축제가 어느 축제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더구나 축제가 많다보니 인근 시군과 같은 시기에 열려 경쟁이 되는 것도 다반사다.

문제는 관 주도의 실적 위주로 흘러 축제의 성격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 주도 축제는 지역민을 자연스럽게 동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 축제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단체장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에 치중하다 보니 축제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지역민들에게는 피로감만 안겨줄 뿐이다. 곧 주민들은 관이 벌인 굿판에 끌려나온 들러리에 불과해 축제가 끝나면 남는 게 없다. 그래서 주민들은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수억원의 혈세가 드는 축제가 지역 소득에 도움은 커녕 오히려 불편만 안겨 주고 있다고 말한다.

◆ 성년(21년) 넘긴 무안연꽃축제 현주소

무안연꽃축제는 1997년 군민화합과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소득축제를 도모한다는 취지로 일로 회산백련지를 대상으로 연꽃이 피는 여름에 개최돼 무안대표축제로써 올해 21회를 치렀다.

하지만,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차별화 킬러콘텐츠가 없이 매번 연례 축제로 때가되면 반복적으로 개최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연꽃축제는 1997년 불교계가 주관해 최초 행사를 시작, 2002년까지 8월말∼9월초 개최되다가 2003-2006년에는 8월 중순, 2007-2010년에는 8월초, 2012년 7월말로 앞당겨 졌고, 2013년부터는 8월 중순으로 다시 늦춰 져 7월∼9월을 오가며 개최해 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축제 명칭도 여러번 바뀌었다. 1997년 연꽃축제로 시작해 백련축제→백련대축제→대한민국연산업축제→백련문화마당 등 이름을 바꿔가며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명칭 혼란만 빚었다. 2011년에는 무안백련토요문화마당으로 행사규모를 축소 운영할 만큼 존폐 위기까지 갔으나, 김철주 군수가 들어선 2012년부터 무안연꽃축제로 6번째 이름을 바꿔 부활 개최하고 있다.

▲ 농로까지 주차된 차량

◆ 연꽃축제, 제자리 걸음

무안군은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 변신을 시도했다. 올해 연꽃축제는 ‘사랑·소망, 그리고 인연’이라는 주제로 개막행사인 ‘연자방 소망등 달기’, ‘백련 가래떡 나눔 잔치’를 시작으로 총 8개 분야 77개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특히 한여름 혹서기에 열리는 축제라는 점을 감안해 이번 축제는 무더위 탈출 프로그램에 공을 들여 예년 축제와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보였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지만, 그 밖의 프로그램은 예년과는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올해도 주차난은 해결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백련지는 주차장 563면과 물놀이장 앞 주차장 120면 등 모두 683면의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주말 물놀이장 이용객이 2,000명을 넘어서면 물놀이장 이용 차량만으로도 주차장이 만원이다. 이번 축제기간 동안 무안군은 곳곳에 임시주차장을 마련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했지만 주차대란을 막지는 못했다. 인근 농로까지 차량이 가득차면서 관광객들은 한참을 걸어 백련지에 입장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축제기간 입장료는 징수되지 않아 지난해 같은 큰 혼잡은 막을 수 있었다.

◆ 킬러콘텐츠 개발시급

백련지는 축제가 아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동양 최대규모 백련지로 경관적 가치가 높고 산업적(음식과 약제), 체험적(연근, 연 관련 체험행사) 가치가 크다. 따라서 대한민국 최대 백련 자생지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우리나라 연꽃축제라는 근원성을 강조, 연꽃의 정적인 면에서 벗어나 역동성을 가미해 프로그램 소재를 재밌게 꾸미는 노력이 필요하다.

축제의 성공은 관광객 방문숫자에 비례하고 연중 방문객이 이어질 때 그 효과가 커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돼야 한다. 현재 전국의 40여 자치단체 및 사찰 등에서 개최하는 연꽃축제와 무안연꽃축제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때문에 한번 연꽃축제를 방문한 관광객의 재방문이 떨어지고, 지역 주민들의 동참도 점점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백련지만의 차별화된 컨텐츠가 없다는데 있다. 전남 대표축제로 자리잡은 함평나비축제는 단순 보여주기식 축제에 그치지 않고 매년 차별화 콘텐츠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게 롱런 비결이다.

하지만 연꽃축제는 21회째를 치렀지만, 아이디어 부재와 식상한 프로그램 운영 등 한계에 직면한 부분도 없지 않다. 연꽃축제의 주요 행사를 살펴보면 무안요리경연대회, 군민노래자랑, 무안군민 합창경연대회가 메인 프로그램이다.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발길을 이끌 콘텐츠로는 부족함이 많다. 특히, 폭염, 폭우, 태풍 등 자연 3재(三災)를 이겨야만 성공이 가능하다보니 아무리 준비가 잘됐다 한들 성공여부는 하늘에 달렸다는 게 문제다.

축제 성공을 위해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킬러콘텐츠의 개발은 연꽃축제 롱런을 위해 절실한 부분이다.

▲ 행사가 진행 중임에도 빈자리가 많은 객석

◆ 축제 시기 조절, 차기년도 예산수립 차질

연꽃축제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는 지적도 제기된다. 상당 수 공무원들은 연꽃축제가 8월 중순에 개최되다 보니 축제가 끝나고 휴가를 가는 경향이 높다.

이는 무안군이 8월말부터 차기년도 실과소 예산수립을 하여 9월20일경까지 제출한다고 볼때 시간에 쫓겨 예산수립이 새로운 사업 개발보다는 답습에 그칠 수 있다. 여기에 연꽃축제가 끝나고 한달 후인 9월15일부터 17일까지 황토갯벌축제가 열리는 점도 예산수립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따라서 연꽃축제 시기를 7월말께로 옮길 필요도 있다. 더구나 아열대 기후로 인해 백련이 7월초면 개화하다보니 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시점에 축제기간 선정이 필요하다. 특히, 축제는 지역을 알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도록 한다는 점에 견주자면 연꽃이 만발한 시점이 아니고 연꽃개화(시각적 효과) 중심에서 백련지(정적인 감성 중심) 중심으로 축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7월이면 폭염은 어쩔수 없더라도 태풍과 폭우는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개최시기 필요성을 뒷받침 한다.

▲ 폭우가 내리는 연꽃축제장

◆ 무안연꽃축제를 얼음축제로?

무안연꽃축제는 연꽃 개화시기에 맞춘 한여름 축제다. 따라서 자연적 변수가 많고, 관광객들의 기피 경향도 적지 않다. 그 동안 축제는 더위를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도록 그늘길과 안개분수길을 만들고 물총페스티벌 프로그램도 운영했지만 더위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무안군에 따르면 매년 무안연꽃축제 때면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는다. 2015년 개최한 무안연꽃축제는 35만명, 지난해 연꽃축제에는 25만명이 다녀갔다고 집계했다. 올해는 20만여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축제 4일 내내 오락가락 비가 내린 영향도 컸지만, 매년 줄어드는 관광객을 감안할 때 날씨 탓만 운운하기에는 축제의 비전이 없다.

따라서 이제는 축제를 백지 상태에 두고 다시 고민해 보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폭염이 한창인 여름축제라는 맹점 때문에 관광객들이 기피하는 경향을 고려할 때 관광객을 끌어들일 차별화 킬러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일례로 이번 연꽃축제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고 호응이 높았던 게 ‘i-쿨존’이었다. i-쿨존은 축제장 내 물놀이장과 연계, 대형 돔안에 얼린 얼음으로 다양한 동물을 조각해 두고 겨울 포토존과 얼음 조각 퍼포먼스로 볼거리와 시원함으로 관광객들의 무더위를 식히는데 일조했다.

따라서 관광객을 유혹할 수 있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동양최대의 면적 10만평의 백련지 자랑으로만은 한여름 축제로 관광객을 홀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태계는 예민하고 관광객의 영향을 크게 받는 특성이 있다보니 높아지는 관광객의 눈높이를 따라가야 한다.

이를 위해 백련지를 볼거리로 제공하고, 축제 때는 대형 돔을 만들어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같은 시원한 얼음축제로 전향해 봄직도 싶다. ‘백련지를 가면 덮다는 인식보다는 백련지가 피서지’라는 인식 전환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백련지 물놀이장과 연계하고, 오토캠핑장을 확대함은 물론 이곳 대형 돔안에 모든 체험거리와 상품들을 전시해 즐기고 머무는 피서축제로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돔 입장시 입장료를 징수, 일부를 특산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되돌려줘 지역 농축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연계해 생산적인 소득산업 축제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 아울러 농촌체험, 생태학습, 트레킹, 캠핑, 레저스포츠 등 치유, 휴양, 힐링 문화체험 등 새로운 지역관광 컨텐츠와의 결합키키고 일탈(일상에서의 탈출)형 프로그램 구성과 소득창출을 위한 지역민 교육 및 참여 프로그램 강화도 필요하다. 축제는 평소에 할 수 없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것. 즉 ‘일탈(逸脫)’이 가미돼야 하기 때문이다. 곧 관광객을 끊임없이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자원중심이 아니라 시장중심으로 바꾸고 아이디어와 사람을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백련지 주변 논들을 임대, 계절에 맞는 다양한 꽃을 식재해 4계절 관광화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연꽃축제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무한하지만 상품과 서비스가 없는 것도 문제다. 핵심 가치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것을 만들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전략 투자가 필요하다. 막연한 비전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컨셉 중심으로, 지역 고유자원에 기반한 창조적이고 명확한 비전을 설정할 때 성공할 수 있다.

그 동안 연꽃축제를 개최해오면서 400여억 원이 투자됐지만 산업화 된 상품은 없다.

이번 축제에서 회산백련지와 인연을 맺는다는 ‘연자방 LED 소망등 달기’ 행사가 눈길을 끌었다. 연자방 LED 소망등은 만원에 2개의 등을 구입, 하나는 백련지 데크에 소망을 담아 설치하고 하나는 자신이 소지하여 백련지와 인연을 맺는 체험으로 인기를 끌었다. 관광상품에는 새로운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관광객들에게 꾸준하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신비의 연꽃길 보트탐사도 경쟁력이 있다고 볼 때 단순한 보트체험에서 무언가 그들에게 추억을 보태줄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축제는 진화하지 않으면 관광객으로부터 소외 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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