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7월 더위 역대 세 번째…열대야 3일에 한번 꼴
연일 폭염에 전국 온열 질환자 1천284명 발생

전남 말라버린 농지 3149㏊…무안 643㏊ 피해
양축농가…무안, 닭·오리·돼지 4만여마리 폐사

[무안신문] 요즘 더위는 사람을 비롯해 숨을 쉬고 있는 모두에게 살인적이다. 전국이 지글지글 끓는 최악의 폭염은 사람과 동물을 생존 위기 수준까지 몰아넣었다. 연일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무더위로 전국 곳곳에서 폭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고령의 노인들이 탈진과 일사병 등 온열 질환으로 쓰러지고, 가축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1천284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6명은 사망했다. 전남에서는 15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1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농작물이 직격탄을 맞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최악의 가뭄에 이어 마른장마와 폭염까지 겹치면서 농어민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전남도가 최근 가뭄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결과 도내 농작물 피해 규모가 3149㏊로 집계됐다. 신안이 931㏊로 가장 피해가 컸고, 이어 진도 731㏊, 무안 643㏊, 영광 253㏊, 완도 223㏊, 해남 168㏊, 영암 98㏊, 고흥 55㏊, 강진 39㏊ 등의 순이다. 피해는 가뭄에 취약한 전남 서남해 일대 간척지 등에서 물 마름과 고사 피해가 발생한 면적이 2493㏊에 달했다.

전남도와 일선 시군은 197억2200만원을 들여 관정 개발, 배수로 준설, 하상 굴착, 저수지 준설 등 긴급 농업용수 개발에 나섰지만 가뭄피해를 막지 못했다.

밭작물도 현재까지는 별다른 피해가 없지만, 폭염이 지속하면 엽소(잎이 타는 현상), 일소(햇빛 데임 증상), 착색 불량, 알갱이 터짐, 꼭지 틀림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양축산농가들도 피해도 날로 커지고 있다.

올해초 조류인플루엔자(AI)가 휩쓸고 간 축산 농가는 올 들어 지난 6일 현재 전남 지역 시·군에서 폐사한 가축 수는 모두 261농가에서 32만9508마리다. 가축별로 닭 30만5730마리, 오리 2만2872마리, 돼지 906마리다. 닭·오리 등의 사육농가가 밀집된 나주에서 7만8천223마리로 가장 많고 곡성 4만6천901마리, 영암 4만4천423마리에 이어 무안이 8일 현재 34농가 3만9,708마리(닭 3만8,130마리(20농가), 오리 1,500마리(3농가), 돼지 78마리(11농가)가 폐사됐다. 전국적으로 가축 213만2천 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문제는 8월에도 폭염이 지속될 경우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총 390농가에서 93만7149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2014년 8만3901마리, 2015년 46만2861마리, 2016년 93만7149마리로 매년 증가 추세다.

농민들은 가축 폐사를 막기 위해 돼지 축사 내 온도 상승을 막고자 지붕에 연신 물을 뿌리고, 송풍기나 대형 선풍기도 배치해 보지만 역부족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기후변화가 극심해 농작물재해보험과 가축재해보험 가입이 필수가 됐다”면서 재해보험 가입을 당부했고, 질병관리본부는 “온열 질환은 보통 노약자나 어린이 등 신체 기능이 발달하지 않았거나 퇴화하는 연령층에서 발생한다”며 “한낮에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남지역 7월 평균 기온이 1973년 기상관측 시작 이래 역대 세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광주지방기상청이 지난 1일 발표한 7월 한 달 기상 특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남의 7월 평균 기온은 26.9도로 평년(24.7도)보다 2.2도 높았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 일수는 4.3일로 평년(2.3일)보다 2일 많았다. 열대야 일수는 10.1일(평년 3.4일)로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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