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세 두려워 선풍기·부채로 폭염 견뎌…냉방 전기료 현실화 필요
무안군 에어컨·안마의자 지원했지만 전기세 걱정에 하루 2~3시간 사용

냉방비 7∼8월에만 5만원씩 지원…6월·9월에는 참고 견뎌야
“전기료보다 어르신들 건강이 더 소중”…장기적 태양광 발전시설 전향

[무안신문] 매년 여름 더위가 강력해 지면서 노약자들의 온열질환자 발생이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지자체들이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어르신들의 시원한 여름나기는 역부족이다.

무안군은 어르신들의 안전한 여름나기 지원으로 경로당에 에어컨을 무료지원 설치해 ‘무더위 쉼터’로 확대 지정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 나가고 있다. 무안군은 지난해 223개였던 무더위 쉼터를 올해 354개로 대폭 늘렸다.

무안군에 따르면 올해까지 공동생활 조성사업으로 관내 9개 읍면 경로당(마을회관) 405곳에 에어컨와 어르신 건강을 위한 안마의자를 모두 지원 설치 보급했다. 251곳이 지난해까지 에어컨이 설치됐고, 미설치된 154곳은 지난 6월 추경에서 예산(2억6천2백만원)을 확보해 각 경로당에 160만 원씩을 지원, 7월까지 405곳 모두 설치가 이뤄졌다. 여기에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지원 설치한 안마의자도 올해 미설치된 경로당 341개소 모두 설치 완료했다. 읍면별로는 무안43, 일로62, 삼향54, 몽탄47, 청계41, 현경49, 망운21, 해제58, 운남30개소 등이다.

이와 별도로 폭염대비·대응 T/F팀을 구성(6.1∼9.30), 무더위쉼터 자율방재단 전담관리제 지정 운영과 올해는 경로당에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냉방비 5만원(7∼8월) 별도로 재해구호기금으로 무더위쉼터 354개소에 781만 2천원의 냉방비를 지난 7월18일 지급하여 전기세의 고충을 덜어 주었다.

하지만, 운영비가 부족한 경로당이 많다보니 전기세가 두려워 에어컨과 안마의자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여전한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경로당을 개·보수하겠다고 신청한 관내 36곳 중 16곳이 30%의 자부담을 마련하지 못해 포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무안군의회 군정질문에서 정길수 의원은 “경로당을 이용하는 분들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70~80대다.”면서 “무안군이 지침으로 정하고 있는 30% 자부담 비율을 낮추고 오래된 경로당의 경우 무료로 개보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요진 의원은 무안군이 시행하는 경로당 안마의자 보급과 관련해 “경로당에 가보면 어르신들이 점심을 먹다말고 중간에 일어선다. 소파에 편히 앉으려는 경쟁 때문으로 어르신들이 편히 앉을 소파가 더 필요하다”면서 “전기세가 무서워 에어컨도 틀지 않는데 안마의자를 사용하겠냐. 녹슬어 방치된 운동기구에서 보듯 주민들은 행정으로부터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다 해줄 수 없는 만큼 선별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무안군과 전남도는 경로당에 대해 7월과 8월 두달간 각각 5만원씩 운영비와 별도로 전기세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돈으론 더위를 식힐 만큼 에어컨 틀기가 쉽지 않다. 하루종일 에어컨을 켰을 경우 적정 사용이상이면 누진세 적용으로 폭탄 요금이 나온다. 지난해 운남의 한 경로당에서는 월 70만원의 전기세가 나와 에어컨을 두 대나 두고도 켜지 못한 경우도 발생했다

올 여름도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더위를 피해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은 어느 해보다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고통스러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아침부터 숨이 턱턱 막히는 찜통더위에도 대부분 경로당은 하루 2∼3시간만 에어컨을 가동해 겨우 더운 기운을 걷어내며 여름을 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주말 오후 3시에 찾아간 관내 A 경로당 에어컨은 꺼져 있었다. 대신 선풍기 2대가 쉼 없이 돌아가는 주변에는 6명의 노인들이 더위를 식히며 연신 부채질을 해댔다.

A 경로당 관계자는 “전기료 때문에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켜지 않고는 안될 때만 잠깐씩 켠다”면서 “오후 3시가 지나면 아예 에어컨을 끄고 선풍기로 버티지만 더운 기운이 가시지 않는다. 여름 두 달만 지원하는 월 5만원 냉방비로 마음대로 에어컨을 켜 놓을 수 있겠느냐”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따라서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에 큰 이용가치를 못느낀 노인들은 마을 정자에서 더위를 피하거나 일부는 은행을 찾지만 용무가 있어 방문하는 사람들 틈에 하릴없이 앉아 있다보면 눈치가 보여 오래 머물지 못한다.

특히, 올해는 5월부터 폭염주의보가 발효될 만큼 한낮더위가 푹푹 쪘고, 6월부터 여름 날씨였다. 그러나 7월과 8월에만 각각 5만원씩 전기세가 지원되다보니 더워도 그냥 견뎌야 한다. 따라서 조기 더위와 늦더위에 따른 6월과 9월에도 전기세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폭염 기간 무더위 쉼터가 전기세 등으로 제 역할을 못하는데 쉼터의 개수만 늘리고 있다”며 “무더위 쉼터 운영 개선방안을 찾고 실제 노인들이 어떻게 여름을 보내는지 실태조사를 벌여 폭염대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무안군은 장기적 대책으로 전기요금 걱정 없이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도록 경로당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무안군은 내년도 도비 예산에 20개소 경로당에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반영되도록 신청할 계획이다.

무안군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7월말 현재 1만6,449명으로 전체 인구(8만2,596명)의 19.9%를 차지한다.
한편, 현재 경로당에는 규모와 이용 인원 등에 따라 연간 운영비가 차등 지원(120만원∼최고 220만원)되고 있다. 운영비는 청계면 도대경로당이 100명 이상 이용으로 연간 220만원의 관내 최고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다. 여기에 각각의 경로당에는 7∼8월 냉방비로 5만원씩 10만원과 겨울철(12∼2월) 난방비로 30만원씩 150만원이 별도 지원된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