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첫돌 맞아 성장통장 적립금 ‘어려운 아이와 함께’
고봉영·지정아 부부…유니세프·다문화 가정에 각각 100만원 기탁

▲ 고봉영·지정아 부부와 아들 고산
[무안신문=박승일 기자] “훗날 우리 산(山)이가 자신의 성장기를 보고 그때마다 아들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 준 부모의 작은 기록들이 나눔문화 확산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에서 성장통장에 모아진 작은 기금이나마 불우 아이 돕기에 기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첫 아이 고산의 첫돌(8월5일)을 앞두고 훗날 아들에게 의미 있는 삶을 부여해 주기 위해 부모로써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지난해 1월 결혼한 고봉영·지정아 부부가 육아일기 통장(성장을 기록한 통장)에 아이의 성장 기를 기록하면서 1년 동안 모은 기금 240여만원 중 100만원을 지난 18일 본사를 방문해 기탁, 어려운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나머지 100만원은 부부가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아들 고산의 육아일기(성장통장)를 보면 참 재미있다. 출생신고 후부터 세상을 배워가는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기록하고, 그 기록명 옆에는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한 5000원에서 1만원씩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부모의 작은 기금이 적립돼 있다.

통장 예금명이 ‘잡고 일어서기, 젓니 축하, 엎드렸다 앉기, 아빠 부르기, 여보세요 첫말, 두손으로 짚고 일어나기, 첫 어린이날, 뒤로 내려가기, 박수치기 등등’ 이다. 심지어는 아이가 하루에도 다른 행동을 두 번 보이면 두 번 통장일기를 쓰는 부지런함까지 보였다.

고봉영·지정아 부부는 “아들 산이의 성장일기는 앞으로도 계속 기록해 나가겠다”면서 “아들이 훗날 어른이 되어 부모의 참뜻을 알고 올바른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부된 성장일기 100만원은 무안군다문화지원센터에 전달돼 관내 다문화가정 불우아이들과 센터내 다문화 육아 장난감 구입 등에 의미있게 사용됐다.

▲ 고봉영·지정아 부부의 기부금으로 다문화 가족에게 전달된 선물

한편 고봉영 씨의 부친 고춘석 사장은 청계에서 삼영산업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 2010년 성암문화재단을 설립, 2012년부터 무안·함평지역 초중고 대학생 70여명에게 장학금 지급을 시작해 매년 장학금 대상자를 늘려가며 올해로 6년째 이어져 그동안 1억6천여만원 지급 등 불우이웃돕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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