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옥암동 지난해부터 나쁨 12일, 매우나쁨 5일
미세먼지에 농민 무방비 노출…무안에 미세먼지 측정 장치 설치 필요

“황사 대책만 있을 뿐 미세먼지 대책·관리기관 없다”
미세먼지 농도 짙을수록 비닐하우스에 쌓이는 양 많고, 식물 잎사귀 광합성 방해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미세먼지 등으로 악화된 대기 질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지만 무안에는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대기질 측정망이 없다. 대당 설치비가 2억원 정도인데 무안읍에 설치해 예보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립환경연구원의 대기오염도 공개사이트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무안군과 가장 가까운 목포시 옥암동 대기질 측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 기록된 날이 17일이다. 이 중 5일은 매우나쁨으로 나와 인접한 무안도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목포시 옥암동은 지난해의 경우 좋음이 158일 보통이 197일, 나쁨이 8일, 매우 나쁨이 2일로 기록됐다. 올해 들어서는 대기질이 더 악화됐는데 현재까지 좋음이 33일, 보통 118일 나쁨 4일, 매우나쁨 3일이다. 특히 지난 5월 6일엔 197㎍/㎥, 7일 221㎍/㎥, 8일 183㎍/㎥을 기록해 가장 나쁜 대기질을 보였다.

현재 미세먼지(PM10) 농도 수치는 시간당 1~30㎍/㎥이면 좋음, 31~80㎍/㎥ 보통, 81~150㎍/㎥ 나쁨, 151㎍/㎥이상 매우 나쁨으로 안내하고, 지자체는 151㎍/㎥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할 경우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설치된 도시대기측정망은 총 324개소다. 지난해 262개에 비해 62개소가 늘었다. 경기가 84개소로 가장 많고 서울 39개소, 경남 23개소, 인천·부산 각각 21개소, 경북 18개소, 전남 17개소, 전북 16개소, 울산 15개소, 대구·충북 각각 13개소, 강원 11개소, 충남·대전 각각 10개소, 광주 9개소, 제주 4개소 등의 순이다. 수도권에 전체 대기측정망의 44.4%(144개소)가 몰려 있다.

전남 17개소 중에 서남권에 3개소가 운영된다. 목포시 용당 2동과 옥암동 2개소, 영암군 삼호읍 나불리 1개소다. 이중 초미세먼지를 측정할 수 있는 곳은 옥암동과 나불리 2개소다.

대기질측정망은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오존(O₃), 이산화질소(NO₂), 일산화탄소(CO), 아황산가스(SO₂) 6대 지표와 통합대기지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 미세먼지 ‘1급 발암물질’ = 미세먼지 안에는 각종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황사보다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대기오염의 경우 전 국민이 심각성을 눈으로 직접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환경오염에 비해 불안감과 공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공기 중에는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유해물질이 무방비 상태로 떠다니고 있어 호흡할 때마다 체내로 유입되고 있다. 연일 각종 매체들이 미세먼지의 위험성 및 원인, 대안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정작 실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는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 각종 질병 발병율 가속화 = 황사와 미세먼지의 가장 큰 차이는 오염물질이다. 미세먼지는 아황산가스와 질소산화물, 납, 오존, 일산화탄소 등을 포함하고 있어 WHO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문제는 대기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 중 사람의 눈에 안 보이는 지름 10㎛ 이하의 작은 미세먼지와 이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극미세먼지)로 인체의 폐포까지 침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황산염이나 금속화합물 등 유해물질이 포함된데다 크기 또한 매우 작아 한번 인체에 침투하면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아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이 된다.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경우 비염과 후두염, 천식, 아토피 등과 같은 질환은 물론 기관지염, 폐렴 등 염증성 호흡기 질환이나 뇌졸중, 협심증 등의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미세먼지가 고혈압 발생률 높인다는 분석 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미세먼지주의보가 발효되거나 눈으로 봤을 때 대기상태가 좋지 않다면 외출을 자제하고, 꼭 외출을 해야 할 때는 긴팔이나 마스크, 모자, 안경을 착용해 대기와 신체가 닿는 면적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미세먼지 농민 무방비 노출 = 농번기와 미세먼지가 심한 시기가 겹치면 야외 활동이 많은 농업인에게는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이 늘 수밖에 없는게 농촌 현실이다.

이런 날은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쓰면 일부 효과가 있지만 농민들은 숨쉬기가 불편하다보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농민들은 미세먼지에 대한 피해 심각성도 낮은 데다 일손이 부족한 현실에서 제때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미세먼지는 늘 뒷전이다.

그러나 들녘에서 농사일하는 사람이 대부분 고령이고, 야외에서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하는 농업 여건상 미세먼지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자, 노약자, 어린이를 중심으로 건강상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질수록 비닐하우스에 쌓이는 양이 많아 햇빛 투과율을 약하게 하고, 식물 잎사귀에 붙어 광합성을 방해하는 등 농작물 피해도 클 것으로도 예상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농업인들에게 알려주는 대책은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농정기관은 황사에 따른 가축과 농장관리에 관해서만 관심을 두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농촌에도 미세먼지 농도를 쉽게 안내하는 전광판을 설치하고, 예방을 위한 행동요령을 고지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전남 미세먼지 감소추세= 전남지역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2011년 4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2년, 36㎍/㎥, 2013년 39㎍/㎥, 2014년, 38㎍/㎥, 2015년 38㎍/㎥로 감소 추세다.

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2011년 50㎍/㎥, 2012년 45㎍/㎥, 2013년 49㎍/㎥, 2014년 49㎍/㎥, 2015년 48㎍/㎥인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청정지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전남지역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제주(40㎍/㎥)보다 낮은 35㎍/㎥으로 전국 최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타 시·도에 비해 미세먼지 농도는 낮게 분석되고 있지만 지리적 여건 상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 반경에 속하는데다 지역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도 절감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이에 대한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

전남지역 미세먼지 발생원인은 화산 폭발, 황사 등 자연 발생적 요인과 자동차 및 화력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먼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 인위적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미세먼지 측정망 설치 지자체 늘어 = 충북 옥천군은 군청 통합관제센터 옥상에 대기오염측정망을 설치하고 3월부터 ‘대기질 정보 문자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기 중 고농도 미세먼지 예보·경보제를 시행해 주민들의 야외활동이나 생활환경,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미세먼지 주의보 현황을 신속하게 알리자는 취지에서다.

이 서비스를 받고자하는 신청자가 3개월 만에 200명을 넘어서는 등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장성군도 최근 1억9,500만원(국비·군비 각각 50%)을 투입해 대기오염측정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하는 등 미세먼지 측정망을 설치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무안군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노후 경유차를 조기에 폐차할 경우 취득세를 50% 감면해 주고 최대 770만원까지 지원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을 세우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인 만큼 무안읍에 미세먼지 측정망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