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내린 비, 해제 89mm 복길·구일간척지 ‘찔끔’
무안 373ha 모내기 못해 321ha는 말라 죽어

주말 장마전선 북상…농민들, 가뭄 끝나나 기대
창포간척지는 영산강물 공급으로 ‘완전 해갈’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무안군과 유관기관들이 가뭄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 해제면에 89mm를 최고로 하는 단비가 내려 가뭄해갈에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가뭄이 심한 운남 구일간척지와 삼향 복길간척지엔 유독 적은 비가 내려 농민들을 애타게 했다.

지난 23일 복길간척지 모내기한 논에 물이 말라 땅이 갈라지고 있다.

무안지역엔 지난 26일 국지성 단비가 내렸다. 해제면이 89mm를 기록해 논과 밭작물 해갈에 큰 도움이 됐다. 또 무안읍 39mm, 망운면, 22mm, 운남면 21mm가 내려 밭작물 해갈에 효자노릇을 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만 집중 돼 내리는 등 지역별 편차가 심했고 특히, 가뭄이 심한 운남 구일간척지와 삼향 복길간철지엔 6~20mm 안팎의 적은 비가 내려 갈증만 키웠다. 이번 주말 무안에 장마전선이 상륙한다는 기상청 예보에 민관은 가뭄이 끝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만약 이 때도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이후 모내기를 하더라도 수확량이 감소해 피해가 불가피하다.

▲ 지난 26일 내린 비로 모처럼 해제면 농경지 수로에 물이 넘쳐 흐르고 있다.

무안군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모내기를 못한 논은 전체 8,848ha의 4.2%인 373ha로 파악됐다. 또 모내기는 했지만 말라죽어버린 곳이 321ha나 된다. 10일 전에 비해 미이앙(647ha) 면적은 줄었지만 고사(120ha) 면적은 증가하고 있다. 모가 시들고 있는 논도 194ha, 물이 말라가고 있는 논도 229ha로 계속 늘어나 하루빨리 큰 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지하수마저 부족한 운남 구일간척지와 삼향 복길간척지 등은 뾰족한 대안이 없다.

무안군은 가뭄 극복을 위해 국·도·군비 22억원을 투입해 77개의 관정을 보수하고 다단양수 83km, 하천준설 16km, 포강 설치 64개소, 포강 준설 3개소, 양수기 수리 52대 등을 지원했지만 인근에 수원이 없는 논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복길간척지에 물을 대던 달산수원지와 감돈저수지도 물이 말라가고 있고 최후의 보루로 여겼던 관정개발도 여의치 않다.

군은 삼향, 운남, 현경, 망운 등 지표수가 없는 지역에 7공의 중형관정을 시추했지만 한 곳도 성공하지 못했다. 농협이 지원한 14공도 단 1곳만 성공했다. 3~4번씩 옮겨가며 시추하고 있지만 물이 터지지 않고 있다.

군은 밭작물 해갈을 위해서 지난 22일 읍면에 긴급히 소형관정 수요를 조사해 800공을 접수받고 이중 시급성을 따져 156공을 배정했다. 기당 100만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중형관정도 물이 터지지 않는 터라 소형관정 시추가 성공적일 지는 미지수다.

무안군이 대책을 마련해 큰 성과를 거둔 곳도 있다. 염농도 0.6이 넘어가던 창포간척지는 영산강물이 공급되면서 모내기 기준 0.3 미만인 0.16까지 떨어져 완전 해갈됐다. 무안군은 농어촌공사와 협의해 영산강에서 관로가 매설된 무안읍 도산조절지의 물을 우회수로를 통해 현경면 모촌저수지를 거쳐 창포간척지에 일 10만톤을 공급함으로써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90여ha가 수혜를 입계됐다.

저수지가 말라 모내기를 못하고 모내기한 논의 물도 말라가고 있는 승달산 자락 논밭도 영산강 물을 공급받아 숨통이 틔었다.

▲ 지난 22일 몽탄면사무소 서평득 면장이 가뭄이 심한 몽탄면 명산리 논에 물을 대고 있다.

몽탄면 청룡리와 명산리, 약곡리, 귀학리 등은 저수지 물이 고갈돼 논이 갈라지기 시작했지만 다행히 지난주부터 영산강물을 공급받고 있다. 짧게는 800m에서 길게는 3~4km까지 송수파이프를 연결해 물 공급이 가능해 졌다. 가뭄에 따른 송수파이프 품귀현상으로 10일이 지나서야 파이프가 도착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무안군 관계자는 “최대한 영산강 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수맥탐사를 통해 관정 개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가뭄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지표나 지하에 수원이 없는 곳은 대책이 없는 것이 사실인 만큼 최후엔 타작물 재배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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