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회원의 탈퇴는 자유롭지만 탈퇴하면 재가입은 어렵다” 일반 모임들의 회칙 내용 중 하나다. 이 회칙 때문에 모임이 유지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당들의 당헌당규는 이 회칙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원칙도 명분도 없다. 예나 지금이나 선거를 앞두고는 입맛 따라 이합집산 풍토는 잦았기에 이제 낯설지는 않다. 선거 때면 당선에 유리한 특정 정당 공천을 받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부려 공천을 거머쥐고 당선 후에는 상황 따라 공천을 준 정당 내팽개치기가 다반사다. 정당 공천은 당선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것.

우리 지역도 정치인들의 정당 갈아타기가 과거에 잦았고, 지금도 잦다. 지난해 군의원 일부와 군수가 당선된 정당을 갈아탔다. 탈당 명분은 국회의원과 정당을 같이하고 군민을 위하고 지역민의 뜻이라는 변이다.

이런 변심에 대해 군민들은 그들만의 특권처럼 늘 모른 채 했다. 하지만 정당 갈아타기 이면에는 다음 선거를 위한 정치적 생존 꼼수가 숨어 있다는 것쯤은 익히 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바른정당 13명 의원이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회기하겠다고 구걸(?)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아이러니 했다. 줏대도 없고 용기도 없는 경박한 정치 군상들의 생존 몸부림 같았고, 정치 철새들의 민낯이 부끄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무엇보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대열에 동참했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에 남은 의원들이 폐족으로 내몰려 촛불 세력들로부터 돌팔매질 당할 때 자기들이 보수 본가라며 탈당, 지난 1월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이때만 해도 이들은 박수를 받았다.

그런데 창당 100일도 안돼 이들 일부가 바른정당을 탈당, 자유한국당으로 유턴하면서 보수 적통 무게추가 자유한국당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안보가 위급한 만큼 보수재결집이 필요하다는 게 탈당 이유지만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이에 친박 세력은 ‘탈당은 마음대로 일지 모르지만 들어 올때는 마음대로 안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결국 탈당파 황모 의원은 탈당을 철회하고 다시 바른정당으로 회기 하는 촌극까지 보였다. 불리하다고 자신들이 추대한 후보를 버리고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비난받기에 충분하다.

국민은 극한 대결정치를 혐오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복당은 좌우 극단의 극한대결 정치 재현과 국정실패세력의 재결집을 의미한다. 종북몰이, 흑색비난 등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며 국민 편 가르기다. 특정 정당 후보를 찍지 않는 사람은 좌파· 종북세력으로 몰아버린 국민도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해 노력하는 국민들이다. 그래서 기존의 낡은 보수, 부패한 보수, 가짜 보수로는 대한민국을 바꿀 수 없다. 보수개혁이 없는 단일화, 이건 보수가 영원히 죽는 길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개개인의 정치적 이익만 쫓아다니는 정치철새들에게 이제는 이골이 난다.

국정농단 세력을 탄핵 해놓고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대의명분을 저버렸고 촛불민심도 정면으로 거역 한 채 다시 그들 품으로 돌아간 철새정치인들에게 무슨 정치 희망을 걸 수 있을까 싶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정치철학은 고사하더라도 최소한의 정치 도의는 있어야 한다. 불리하다고 자신들이 추대한 후보를 버리는 것은 아무리 정치가 원칙이 없다 해도 이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지고도 차후 대통령 선거를 기약할 수 있는 이기는 후보가 됐다. 유 후보는 창당 동료들의 집단 탈당에 대해 “어렵고 힘든 길을 같이 가고 싶었는데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분들의 심정도 이해하고, 제가 부덕한 그런 부분도 분명히 있었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완주해 그나마 정당정치의 진수를 보여 박수를 받았다.

이제 막가파 정치철새는 사라져야 한다. 적어도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면 그 정당을 떠날 때는 정당만 보고 찍은 유권자도 없지 않았을 것인 만큼 탈당을 묻는 최소한의 여론수렴이나 탈당시에는 의원직 및 직위가 박탈되는 재갈을 물려야 원칙이 지켜지는 정치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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