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파 수급조절매뉴얼 상 ‘경계단계’ 8,000톤 긴급 수입
10일 사이 조생양파 1,865원에서 860원으로…출하 앞둔 농민·상인들 ‘한숨’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무안지역 조생양파 출하를 앞두고 가격이 곤두박질쳐 농민과 상인들이 울상이다. 정부가 양파 수급조절매뉴얼 상 ‘경계단계’에 진입했다며 TRQ(저율관세할당)물량을 대폭 늘려 조기에 방출하겠다고 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이 같은 현상은 매년 반복되고 있는데 양파 수급조절매뉴얼이 물가잡기에만 중심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센터에서 열린 제1차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에서 기본물량 2만1,000톤에다 증량분 5만톤을 포함해 모두 7만1,000톤을 올해 양파 TRQ물량으로 운용한다고 밝혔다. 이중 8,000톤은 3일 배정을 완료하고 14일부터 시중에 유통시키기로 했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자 지난 3월28일 상품 기준으로 1,865원까지 치솟았던 양파가격이 10일 만인 지난 17일 860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수급조절 매뉴얼을 운영하면서 이 같은 일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4월6일 1,667월까지 올랐던 조생양파가격은 한달도 안 된 5월3일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459원으로 폭락했다. 당시에도 출하기를 코앞에 두고 정부가 TRQ물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정부의 수급조절매뉴얼은 오른 가격을 내리기엔 편리하지만 내린 가격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전형적인 물가잡기용 매뉴얼이다.

올해 사례에서 보듯 4월 상순 양파 평균 경락가격(가락시장 상품기준)이 1kg당 1,440원으로 경계단계에 진입하자 TRQ물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10일 만에 860원까지 떨어트렸다. 이 가격은 매뉴얼 상 하락구간 주의단계에 해당한다. 정부는 곧바로 하락에 대한 대비에 나서야할 실정이다.

특히, 정부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최저생산비가 너무 낮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생양파가 출하되는 4월 최저생산비 기준은 출하비용 포함 1kg당 406원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생산에만 350원이 들고 가락시장까지 출하하려면 300원이 추가돼 650원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저생산비가 낮게 책정되면 수급조절시 가격이 오를 때는 민감하게 반응해 가격을 빨리 떨어트리는 반면 폭락할 경우에는 둔하게 반응해 농민들만 피해를 입게 된다.

청계농협 정도식 조합장은 “양파수급조절매뉴얼 최저생산비 기준이 인건비, 농재자 값 상승 등을 반영하지 못해 낮게 책정됐기 때문에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현실적인 생산비 반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무안지역 조생양파는 오는 20일부터 본격 출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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