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서상용/박승일 기자] 지난 5일은 절기상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었다. 아직은 아침저녁 영하의 기온을 보이지만 경칩이 지나면 산천초목에 새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동물들도 기지개를 켜고 활동을 시작한다.

▲ 초의선사 탄생지에 핀 홍매화

이날 무안지역 낮 최고기온이 13.1℃까지 올라 포근했다. 겨우내 추위에 움츠렸던 대지도 들판 곳곳에 꽃을 피워냈다.

양파밭에서 풀을 뽑는 아낙네의 손길은 분주했다. 물고기들도 먹이활동이 왕성해지는 시기라 오랜만에 손맛을 보려는 강태공들이 물가에 낚싯대를 드리웠다. 초의선사탄생지엔 포근한 날씨에 봄꽃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이 이른 발걸음을 했다.

무안의 봄은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었다.

시 - 크로커스가 있는 자리

시 - 크로커스가 있는 자리

                                                손 수 진

온다는 기별 없이
어둑한 골목길에 불쑥 나타나
안녕! 하며 툭, 어깨를 치는 사람처럼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햇살 가득한 봄날
노란 꽃잎 가슴에 달고
환하게 웃고 있는 너를 본다
간절했던 사랑 앞엔 언제나 말을 잃는가
네 앞에서 난 할 말을 잃는다
생에 가장 환한 웃음을 웃다가
모든 그리움은
가장 아름다울 때 떠나야 한다는 걸 알기라도 하는 듯
인사도 없이 너는 홀연히 떠나고
너의 부재로 인해 나는 심한 고뿔을 오래 앓았다
소식 한자 없다가
그리움이 목까지 차오르면
꽃샘바람 앞세우고 다시 오리란 걸 알기에
네가 있는 그곳이 나에겐 늘 그리움이다

약력
2005년 시와사람 등단
시집 『붉은여우』 『방울뱀이 운다』
무안문인협회 지부장 역임
무안문화원 사무과장

 

 

 

▲ 광대나물

▲ 몽탄면 감돈저수지 수로

▲ 별꽃(곰밤부리)

▲ 청계면 강정리 양파밭 김매기

▲ 초의선사탄생지에 핀 수선화

▲ 큰개불알풀(봄까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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