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 전문 장사꾼 조합장…경제사업 통해 신용사업 활성화
· 밭작물(밀)공동경영체 사업 선정(10억)…대체 소득작목 교두보 확보
· 농산물 산지조직화·규모화·거점화로 돈버는 농업 육성
· 지난해 역대 최고 당기순이익 3억8천여만원 기록
· 조합원이 주인되는 농협…직원에게는 의식개혁 통한 신뢰구축
· 지역인재육성… 승달장학금 3년간 1억원 기부 협약

“바꾸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고,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신용사업을 통한 경제사업 활성화가 아니라, 경제사업을 통해 신용사업을 활성화해 나가는 농업경영을 펼치고 있다.

[무안신문] 청계농협 제15대 정도식(63) 조합장의 취임 일성은 “신용사업 경영을 탈피하고 대체작물과 틈새 농산물을 재배 생산해 농가소득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동안 농어촌 지역의 조합 경영은 신용사업 중심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금리인하 정책으로 신용사업 이익만으로는 직원들의 인건비 충당도 어려워 졌다. 곧 경제사업 활성화 없이는 농협의 존립 위기까지 처할 상황으로 변해 가고 있다.

때문에 “바꾸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고,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정 조합장은 신용사업을 통한 경제사업 활성화가 아니라, 경제사업을 통해 신용사업을 활성화 시키는 농업경영을 펼치고 있다.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은 농협에서 책임 판매하고, 조합원의 복리증진을 위해 발로 뛰는 조합장이 되겠다는 것이 정 조합장의 각오다.

정 조합장은 스스로 ‘장사꾼 조합장’을 자청한다. 그도 그럴만한 게 지금도 농사꾼 이고, 양파 저장 유통업을 40여간 해 오면서 농산물유통 전문가로 농업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 경험을 조합장 취임후 농협 경영에 곧바로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 사업이 밭작물(밀)공동경영체다. 이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가 FTA 체결로 밭작물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2015년 신규 사업으로 주산지 중심으로 추진했다. 2015년 11월 공모사업을 접하고, 김철주 군수를 면담해 지원을 약속 받아 신청서를 제출했다. 서면평가, 현장평가 등을 거쳐 지난해 5월26일 밭작물(밀)공동경영체 사업이 선정됐고, 2016년 3억원, 2017년 7억원 등 2년 동안 총 10억원(정부 50%, 지자체 40%, 경영체자부담 10%)을 지원받아 농어촌 모델사업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 2016년 밭작물공동경영체 육성공모 선정 ‘우리 밀’ 새로운 대체 소득작목으로 육성

특히, 밀은 정 조합장이 조합장 당선 전인 8년 전부터 틈새시장 소득농산물로 직접 재배해 오고 있던 터라 밭작물공동경영체 육성사업 선정으로 소득작목 육성에 탄력을 받게 됐다.

정조합장은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묵혀 방치된 땅을 이용해 밀을 경작하면, 소득과 경관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무안은 양파주산단지면서 청계지역은 따뜻한 기후의 영향으로 조생양파가 유명하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인력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양파값 폭락, 연작피해 등으로 인해 농사만 짓고 빈손으로 전락하는 불투명 소득 반복 현실도 안타까웠다. 양파재배지역도 전국으로 확대돼 언제까지 소득보장이 될지도 미지수다.

이에 인건비가 적게 들고 고령화에도 경작이 쉬운 대체작목이 필요했다. 우리밀과 찰보리, 맥주맥 등 건강식품 이모작 활성화가 그 해결방안이라 생각했다. 밀과 옥수수는 수입의존도가 높아 국산 밀의 산업적 수요가 충분한 틈새작목으로 판단했다. 평당 순소득이 수도작(벼)보다 높고, 일손과 생산비가 크게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고령화에 대비한 최적 농업이라는 생각과 양파 연작에 따른 순환농업 대안도 됐다.

밭작물공동경영체 육성사업 평가위원들도 무안군의 양파연작피해에 따른 순환농업으로 ‘밀’을 전략작목으로 육성한 점, 고령농, 고임금에 따른 노동력부족을 기계화 농업으로 계획하고 있는 점, 유휴지 및 휴경지를 이용한 청계농협의 시범농장 운영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는 것도 정조합장의 생각과 맞아 떨어졌다.

정 조합장은 2014년에 밀 12만평을 농가와 계약재배하기도 했다. 조합장 당선후 2014년 계약재배 물량을 농협에서 전량 수매(40kg, 4만2천원) 판매해 이익을 환원했다. 그리고 조합장 취임 후 무안군 전역과 신안지역까지 재배농가를 확대해 2015년 125ha, 2016년 232ha(127농가)를 재배했다. 농가들의 참여도가 높아 올해는 350ha(200농가), 2018년에는 500ha(250농가)로 밀 재배를 확대 해 나갈 방침이다.

밀 재배는 무엇보다 잡초로 뒤덮인 유휴지와 휴경지를 임대 개간하여 농토에 활력을 불어 넣어 소득작목으로 지역밭작물의 생산지도를 바꿔 가고 있어 전국적인 주목까지 받고 있다.

정 조합장은 국산밀의 재배육성을 위해 지역농협과 연대하고 권역별 재배면적을 확대, 작목반 육성, 산지의 규모화, 조직화, 기계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유통체계 개선을 통한 완전 계약재배 실현으로 안정적 판로 확보가 밭작물 공동경영체의 완성이라고 말한다.

현재 규모화를 위한 생산농가 조직화 교육, 공동경영체 컨설팅, 노동력절감을 위한 공동기계구입, 밀전용 저온저장시설, 유휴·휴경지 권역별 재배면적확대, 유통인프라 확충, 완전계약시스템으로 통합마켓팅을 통한 생산·유통기능 확보로 고품질 밀 생산·육성 성과를 내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강원도 봉평농협과 계약재배로 밀 후작으로 노동력이 안드는 메밀을 3만평 심어 소득창출과 경관조성 일조로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도 메밀 재배를 늘려 나갈 방침이다.

이 같은 경영능력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저금리와 예대비율 저조로 신용사업에서 어려움이 따랐지만 100억원이 넘는 농산물 수탁판매와 하나로마트, 보험사업에서 호조를 보여 이를 만회했다. 2015년 당기순이익 2억7,234만원에서 2016년에는 역대 최고치인 3억800만원을 기록, 출자배당 3.68%, 이용고배당 5,700만원, 사업준비금 7,600만원을 적립했다.

그는 공부하는 조합장이기도 하다. 새로운 영농기술을 도입, 농업현장에 보급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현장에서 보고 배운 농사경험과 유통을 통해 터득한 시장분석정보를 바탕으로 작목을 선택하고 육성하는 영농정책을 추구하는 점이 남다르다.

농작물 대체작목 육성을 위해 마이스터대학을 6년 마치고도 올해 마이스터 대학에 재입학 했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약용작물을 배워 보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목포대 원예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밭작물(밀)공동경영체 조직화 운영’ 특강과 ‘농협의 역할’에 대해 두 차례 강단에서 재능기부 특강도 가진 바 있다.

정부의 농산물 수급조절 매뉴얼에 있는 양파 가격 위기 단계별 가격이 농가 현실과 동떨어 진다는 지적도 현장과 유통전문가 경험에서 나온다. 현재 심각 단계 기준인 kg당 331원은 실제 농가 최저 생산비 수준인 최소 550원으로 인상되어야 한다며 단계별 단가 조정 필요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복지사업도 차별화다. 관내 농협 중 유일하게 실시하고 있는 원로조합원 장수사진 제작 지원사업은 농촌을 위해 헌신해 온 원로조합원들에 대해 지역 사진관과 협약을 체결하고 찍은 사신은 고급액자에 넣어 전달해 드리고 있다. 지난 2011년 329명을 시작으로 격년제로 실시해 오고 있으며, 2013년 83명, 2015년 114명까지 확대, 총 526명에게 도움을 주었다.

▲ 승달장학금 2016년부터 3년간 1억원 기부 협약

연말에는 불우이웃돕기와 ‘독거 원로조합원 돕기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도 15년째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4월에는 무안경찰서와 『전화금융사기 척결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보이스피싱에 따른 전화금융사기 피해예방 및 범인 검거에 공동 대응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아울러 조합원들과의 소통의 장 마련과 삶의 활력소 충전을 위해 전문 노래강사를 초청, 「행복충전 노래교실」을 지난해 7차례 운영했고, 호응이 좋아 올해는 12회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역인재 육성과 무안교육 발전을 위해서도 타 농협보다 한발 앞서 가고 있다. 지난해 8월 군수실에서 3천만원 승달장학금 기탁과 앞으로 3년간 총 1억원의 장학금 기부협약을 무안군과 체결했다. 거점고 개교 등 지역교육이 활성화 돼 가는데 따라 농협도 힘을 보태자는 취지다.

또한, 조합원 권리 찾아주기 일환으로 대출금리 인하와 이율을 낮춰 부실채권을 줄였고, 원로 조합원과 여성조합원을 위한 장수대학, 주부대학, 농업인대학 개설 등 각종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청계농협은 1969년 설립되어 전국적으로 가장 먼저 생산되는 조생양파와 마늘, 시금치 등 농산물 판매사업도 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이 1,743명이다. 이중 70%가 고령 조합원이다.

따라서 정 조합장은 노동력이 적게 드는 농업 경쟁력을 위해서는 관행적 농업 탈피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고추재배 및 양파 등 농특작물 다수확 기술 전수를 위한 영농교육도 대폭 강화해 나가고 있다.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다’는 생각에서 임직원 역량강화를 위해 산행을 통한 단합대회와 연수 등을 통해 고객서비스 향상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조합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 수익구조 창출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한다.

먼저 올해는 상반기에 품질고급화를 위한 냉매시설까지 갖춘 최첨단 창고(200평) 2동을 건립한다. 지난해 창고사업에서 2억2천만원의 수입을 낼 만큼 창고 활용도를 높였다.

정 조합장은 주유소 설립도 검토 중이다. 현재 건설팅을 마치고 조합원들의 의결을 들어 설립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고객 눈높이에 맞춰 10년이 된 하나로마트 노후화에 따른 리모델링도 추진하고자 한다. 콩과 메밀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가공을 통한 6차산업화도 도모 중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환원사업 일환으로 전 조합원의 생신을 맞아 작은 선물이라도 마련, 축하해 드리는 사업도 추진할 생각이다.

정 조합장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농촌의 현실을 감안할 때 새로운 경제사업에 도전하지 않으면 농협 발전을 이뤄 낼 수 없다”면서 “조합원님께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돈버는 농업, 경쟁력을 높이는 농업 실현으로 꿈과 희망이 있는 청계농협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조합장은 청계초, 목포제일중, 목포상고를 졸업했으며, 청계초등학교 육성회장, 청계농협 감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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