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을 가능으로” 농협 중앙회 관리조합 1년만에 회생
2015년 20억 출자 등 농협중앙회 권고사항 모두 이행
종합경영평가 2015년 4등급에서 1등급…변화·혁신 속도

 “조합원이 주인되는 농협 구현”…“경제사업 활성화가 농업의 미래”

마늘 생물 판매에서 종구판매로 전환, 농가소득 도모 추진

농산물 개방화 시대를 맞아 외국 농산물이 우리 식탁을 이미 점령했다. 때문에 국민의 생명창고를 지키는 농민들의 생활은 날로 어려워 가고 있다. 그래서 조합을 경영하는 조합장의 자질과 능력이 더욱 중요해 졌다. 그 동안 조합장들은 조합원이 주인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사업을 적극 이용토록 한다는 공약은 단골메뉴였다. 그러나 당선 후에는 조합원이 배제되는 반농협적 주식회사로 운영해 왔던 점도 없지 않다.
농협의 최종 목적은 조합원 실익증대이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판매하여 그 이익금을 조합원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농협이 할 일이다. 그런데 과거 농협의 실태는 말로만 농민을 위한다면서도 이면에는 농민들의 예수금과 또 계약재배 농산물로 비교적 안일한 경영을 해 왔다. 때문에 상당수 조합원들이 농협과 등을 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관행적인 농협경영의 틀을 벗어나 농촌 실정에 맞는 경제사업 활성화가 시급하다. 무엇보다 농촌 현실을 직시해 농협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농협의 경쟁력 강화와 주인 의식 고취로 농협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키고, 지역민과 화합하고 함께 상생하는 농협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농협은 구조조정 및 인근농협과 합병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곧 조합장의 조합운영에 따라 무안지역 농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
지난 2015년 3월11일 실시된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무안농협, 일로농협, 청계농협, 운남농협, 목포무안신안축협 등 우리지역 9개 농협 중 5명이 새로 바뀌었다.
본지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당선 후 오는 3월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새해 관내 농협 7곳(무안·일로·삼향·몽탄·삼향·운남농협, 목포무안신안축협)과 전남서남부채소농협, 무안군산림조합, 목포수협 등 10곳 조합장들의 운영과 각오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 방만경영 개선책 일환으로 인력 감축도 추진 중이다. 언제까지 무안농협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불확실 때문이다. 그도 그럴 만한게 취임 후 2년간 조합원 수백명이 줄었다. 이렇게 갈 경우 10년 후면 현재 조합원 5,100여명 중 얼마나 남을지도 미지수다. 실제로 무안농협 43.7%는 65세 이상 고령 조합원이다. 40세 미만 조합원은 7.8%에 불과해 고령화 자연감소 등을 고려하면 미래가 어둡다. 따라서 인건비 절감에 방점을 두고 직원들이 조금 더 힘들더라도 장기적 차원에서 조합이 살아야 직원들도 존재한다며 책임경영을 강조한다.…직원들 사이에서는 독한 조합장이다.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무안신문] 무안농협 김미남(52) 조합장은 관내 조합장 중 최연소 조합장이다. 반면 현경, 망운, 해제농협 등과 합병을 통해 관할 지역이 4개 읍면으로 관내 조합 중 가장 넓고, 조합원이 5,167명으로 가장 많다. 현재 5개 지점을 두고 2016년말 자산 2,970억원으로 관내 최고 금융기관이다.

그러나 덩치만큼 늘 탄탄한 경영구조는 아니었다. 2년 전 무안농협은 존폐위기에 처했었다.

2015년 3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당선 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 조합장은 “조합이 이 지경까지 인줄 알았다면 조합장 출마를 안했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무안농협은 어려웠다. 그가 당선돼 받아본 첫 결재서류가 농협중앙회 관리조합 대상이었다.

무안농협은 2014년 56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로 인해 농협중앙회로부터 2015년 말까지 출자금 20억원 증자, 수탁판매 50% 전환, 대출금 연체비율 4.5% 미만 달성, 경비절감 20% 등 4개 권고사항을 시달 받은 상태였다. 분기별 4번으로 나눠 5억씩 증자해야 하는 출자금 1분기는 3월말까지 였다. 취임 10일만에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 했다.

농협이 2년 연속 이익 배당을 못해 조합원들의 신뢰는 바닥이었고 일부 조합원은 탈퇴 경우도 있어 눈앞이 캄캄했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었다.

자신부터 나서 8천만원을 비롯해 나머지 증자분은 임직원들의 분당 출자로 5억원 증자를 성공했다. 나머지 15억원 증자는 직책별로 분배했다. 본인도 2억5천만원 증자목표를 받았다.

먼저 김 조합장은 자신부터 솔선수범 경영다이어트에 나섰다. 농협 예산으로 운영한 조합장 승용차와 운전기사를 없애고 조합장 권위를 벗어 버리는 행보를 시작했다. 경영이 정상화 될 때까지 조합장 성과급 반납을 약속했다. 조합운영 모든 분야에서 농정활동비 20%도 줄였다. 연말에 조합원들에게 배당금을 주지 못할 경우 2016년 봉급도 반납하겠다는 각오로 뛰었다. 164개 영농회를 순회하면서 농협 경영상태를 조합원에게 알리고 협조도 구했다. 직원들에게 상여금 반납 동참도 호소했다.

내부 경영에서는 교육지원사업비 2억여원, 판매관리비 6억여원 등 27% 예산을 절감했다. 7%에 달하던 대출금 연체비율을 4.5% 이하로 떨어트리라는 권고사항도 이행했다. 특히 상호금융대출연체비율은 꿈의 0점대인 0.71%를 이뤄냈다. 또 양파사업에서 2015년 12억5천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고 조합원들에게 최고의 배당도 실시했다.

▲ 무안농협은 양파 톤백 수매를 실시해 농가 생산비를 절감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반말도 있었다. 하지만 뚝심으로 밀어 붙였고, 점차 임직원들도 혼연일체가 되면서 중앙회 권고사항 이행일보다 3개월 빠른 9월말에 증자 목표액의 114%를 달성, 불가능을 가능케 했다.

존폐 기로에 섰던 농협이 취임 1년만에 부실조합 꼬리표를 떼고 건전조합으로 거듭난 데는 리더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 준 단면이다.

이 결과 2014년 전체 5등급 중 4등급이었던 종합경영평가가 2015년엔 1등급으로 올라섰다. 또 ‘농촌형2’ 전국 67개 농협중 꼴찌였던 업적평가는 1년만에 17위, 전남 123개 농협중엔 19위, 무안에선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시정 명령을 받은 4개 사업중 해결 못한 수탁판매(양파, 마늘, 콩) 50% 전환은 올해 안에 마늘·양파 등 경제사업 과정에서 지역실정에 맞게 개선해 낸다는 계획이다.

김 조합장의 개혁은 직원들에게 혹독하다. 따라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독한 조합장이다.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직원들이 그 동안 누려 온 복지나 상여금 등 각종 혜택(?)도 과감히 손질했다.

장학금 지원제도부터 손질했다. 2000년부터 조합원 자녀들에게 매년 5천만원 장학금이 지급됐다. 반면 직원들 자녀 학자금은 년간 1억2천만원이 집행됐다. 형평성을 들어 직원 자녀 학자금 지급을 대폭 줄이고, 직원 년월차 휴가비까지 개선했다. 이로 인해 얻어진 잉여금 3억원 중 일부를 조합원 장학금으로 돌려 기존 70만원씩 지급되던 장학금을 지난해부터 30만원 인상해 100만원씩 총 7천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 무안농협 임직원들은 매년 바쁜 영농철이면 고령이나 지병으로 일손이 부족한 농가의 농작업을 돕고 있다.

또한 방만경영 개선책 일환으로 인력 감축도 추진 중이다. 언제까지 무안농협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불확실 때문이다. 그도 그럴 만한게 취임 후 2년간 조합원 수백명이 줄었다. 이렇게 갈 경우 10년 후면 현재 조합원 5,100여명 중 얼마나 남을지도 미지수다. 실제로 무안농협 43.7%는 65세 이상 고령 조합원이다. 40세 미만 조합원은 7.8%에 불과해 고령화 자연감소 등을 고려하면 미래가 어둡다. 따라서 인건비 절감에 방점을 두고 직원들이 조금 더 힘들더라도 장기적 차원에서 조합이 살아야 직원들도 존재한다며 책임경영을 강조한다.

지난해말 임금피크제로 6명이 명예퇴직했지만 채용불가다. 현재 100명의 직원 봉급이 년간 57억원이다. 90여명으로 줄이면 연간 7억여원 인건비가 절감된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퇴직 등으로 직원 90명이 될 때까지 인원채용은 않겠다는 방침이다. 무안군공동조합법인 대표도 지난 1월12일 임기만료 되자 직원을 파견해 책임경영으로 임금을 줄여 나가고 있다.

특히, 경제사업에서는 마늘에 대해 유통 판매를 바꾸려는 개혁을 추진 중이다. 양파는 시장출하에 큰문제가 없는 반면 마늘은 정부수매가 안돼 포전거래나 수확후 창고 보관했다가 판매하는 구조여서 소득이 늘 불안하다. 무안농협 역시 지난해 마늘 466톤을 수매, 100톤을 판매하고 316톤 잔여분은 판로가 없어 정부수매 요청을 해 둔 상태이다.

따라서 김 조합장은 관행적인 재배 판매방식을 탈피하지 못하면 무안의 마늘 미래 소득사업이 어렵다고 보고 마늘 판매방식을 식용판매에서 생장점 종구판매로 변화를 추진 중이다. 무안지역은 마늘 종구 대부분을 현재 남해산 마늘로 재배하다 보니 큰 소득을 올릴 수 없다. 그래서 청계소재 국립식량과학원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에서 연구해 낸 생장점 마늘을 재배해 둔 상태로 마늘재배 전환을 추진 중이다. 종구판매로 소득하는 무안을 위해 오는 6월이면 120톤 수확이 가능하다. 이에 대비해 큐어링 시설을 무안군에 요청했고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무안군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양파 매취사업은 농협 자체 24만망, 공동법인에서 10만망 판매가 가능해 올해는 3만망 정도 매입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취임 후 양파매취사업은 2년 연속 흑자경영이다.

양파, 콩 등 계약재배농가에게는 품질향상을 통한 제값 받기 영농교육과 올해 최신식 콩선별기(7억)를 구입해 일손부족해결 및 경영비절감을 이뤄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환원사업과 조합원 복지향상 일환으로 고령 농민들이 벼 하차 시 애로를 겪는 것을 감안해 2005년부터 직원들이 실시하는 정부양곡수매 벼 하차 대행사업이 호평을 받고 있다. 이는 그가 이사시절 느꼈던 점을 조합장 당선후 실행에 옮긴 것이다.

농번기 때 임직원이 마늘·양파 수확 일손돕기와 불우시설 위문을 정례화하고 있고, 2016년부터 자재판매장 영농기 무휴판매를 하고 있다. 경영 다이어트 과정에서 폐쇄했던 중앙지점(구 중부지점)도 지난해 11월 1일 개점하여 지역민 금융기관 이용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공약도 꼼꼼히 챙겨 나가고 있다.

비용 절감 계획 수립 추진 등 목표 손익 달성을 위한 각종 수익사업(보험, 카드)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본점에 기획팀을 구성해 연차별 사업계획 수립은 물론 △투명한 경영과 조합원과의 소통을 통한 의사수렴 사업 결정 △각종 영농자재 영농회장 중심의 위원회 운영과 배달서비스 확대 △신용사업 위주 경영 탈피 △구매 판매사업 및 지도사업 강화 △공정한 인사시스템 운영 등을 이행 중이다.

김 조합장은 최고가치가 ‘청렴’이라고 말할 만큼 깐깐하다. 또 직접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는 경영을 실천한다. CEO는 정보에 어두워서는 않된다며 판매사업을 위해 전국을 찾아다니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농협 문턱을 낮추고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농협을 만들겠다”는 그는 “적자 운영되고 있는 통합RPC와 양파조합 경영구조 개선을 위해서도 공동출자 조합 등과 논의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임기가 끝나고, 그래도 김미남이 들어와서 무안농협이 그나마 나아졌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면서 “주위사람들에게 욕먹는 아버지의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조합장은 무안농협 이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 농협중앙회 대의원과 관내 대표농협조합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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