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발주, KTX 무안공항 경유 용역 결과가 관건
개항 9년 지난해 32만여명 역대 최고 이용율…적자 125억여원

· 중국, 사드배치 두고 올들어 비정기노선 운항 취소 ‘무안공항 직격탄’
· 활성화 소리만 요란…무안공항 경유 나오도록 총력 모아야
· 김해신공항 4조3천여억원 투자…국토균형 차원 무안공항 투자도 끌어내야
· 광주 민간공항 이전 서두르고, 활성화 대선 공약에 반영 필요

무안국제공항이 2007년 11월9일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개항한 이후 올해로 10년을 맞는다.

하지만 공항은 누적 적자만 수백억원에 이르러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고의 승객 이용을 보였음에도 적자는 125억여원으로 역대 최고의 적자 운영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남도가 공항 활성화 기반구축을 위해 요구한 활주로 400m 연장예산 20억원도 수년째 누락돼 국제공항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에 한계를 보이는 등 서남권 거점공항으로서의 위상은 묘연한 상태다. 다행히 호남선 KTX 2단계사업이 지난해말 야당과 전남도의 노력으로 예산이 대폭 증가돼 무안공항 경유 희망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도 기재부가 무안공항 경유를 반대하면서 지난해 8월 KDI에 용역을 의뢰, 올 상반기쯤 용역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할 상황이다. 무안공항 개항과 함께 추진 완료됐어야 하는 광주 국내선도 광주군공항 이전 문제로 표류하고 있다.     (편집자주)

◆ 무안공항 지난해 적자 125억 = 무안공항은 2015년 82억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43억원이 늘어만 125억여원으로 적자폭이 대폭 늘었다. 여기에는 운항 노선 및 인프라 부족 속에 공항의 토지·건물 등 15년간 무상사용 이용이 지난해 끝나 무상사용료 29억원을 처음 납부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 적자는 올해 활주로 포장공사(30억) 계획과 매년 높아지는 지가 등을 고려할 때 더 커질 전망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반면 1997년 개항한 청주공항은 지난해 19년 만에 5억원의 흑자를 내며 ‘적자공항’ 멍에를 벗었다. 청주공항에 취항한 저비용항공사가 충청권과 수도권 수요를 흡수하는 등 공항의 노선 확대는 지자체와 공항공사 협업의 결과물이다. 충북도 공항지원팀은 2008년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이스타항공(2009년), 진에어(2015년) 등 저비용항공사를 끌어들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2009년 단 2곳이었던 국제선 정기 노선은 현재 9곳(중국 8, 홍콩1)으로 늘었다.

노선 확대로 청주공항 이용객은 2009년 100만명을 넘었고 2015년에는 211만명을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공항 이용객을 늘리는 주된 요인이 돼 지난해 청주공항을 통해 들어온 외국인 39만483명 중 98.6%(38만5012명)가 중국인이었다.

청주공항에서 보듯 무안공항의 만성적인 적자는 노선이 적다는 데 있다. 전남도는 2016년도 무안공항 이용객 목표치를 40만명, 노선은 정기와 부정기를 합쳐 약 40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무안공항은 12월 현재 저비용 항공사 티웨이 항공이 2014년 11월부터 운행하는 국내선 1편(제주)과 국제선 정기노선 2개 노선(북경, 푸동)을 비롯해 부정기선 5개노선(대만, 베트남, 캄보디아, 키타큐수(2개 항공사))만 운항 중이다.

이처럼 노선이 다양하지 않다보니 승객이 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무안공항 이용객은 2015년도 31만1,798명(국내선 128,821명, 국제선 182,977명)으로 개항이후 최고 이용율은 보였다. 지난 2016년에는 당초 40만명 이용 목표를 세웠지만 12월25일 현재 이용객은 31만5,089명(국내선 122,639명, 국제선 192,450명)으로 전년도보다는 4천여명 늘었다. 국내선은 6천여명 줄고, 국제선 이용객은 전년대비 1만명 가량 늘었을 뿐이다.

여기에는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중국내 반한 감정이 고조되면서 전세기 운항 계획이 취소되는 등 악재가 한 원인이다. 당초 9월 이후 6개 노선 50회 운항을 통해 8700여명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충칭과 이우, 허페이, 정저우를 운항하는 전세기 4개 노선이 취소됐다.

문제는 올해다. 중국이 정규노선이 아닌 비정기노선 한국 운항에 대해 전면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 노선이 주류인 무안공항은 말 그대로 무늬만 국제공항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무안공항의 활성화를 위해선 노선부터 다변화해야 한다”면서 “광주공항과의 통합작업, 미흡한 교통·관광 인프라 확충, 지자체의 지원 확대를 통해 노선을 늘리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 광주·무안공항 신규 투자 중단 = 국토교통부는 공항의 위계 정립과 지방공항 확충 여부를 다지기 위한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계획(2016∼2020년)’ 을 지난해 5월 고시했다. 여기에는 무안공항 개항과 동시에 기능을 이전하기로 했던 광주공항 문제가 지자체간 상호 합의로 바뀌어 활성화 문제가 후퇴했다. 지자체 간 합의 여부 등에 따라 통합시기를 검토하고, 광주공항은 이전 전까지 현재의 운영 형태로 사용한다는 기존 입장이다.

특히, 광주·전남이 장기간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통합 문제로 마찰을 겪는다는 이유로 정부가 두 공항에 대한 신규 투자를 지난해 2월 중단해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 무안공항 주변 ‘투자선도지구’ 지정 불확실 = 무안군이 무안국제공항 주변에 항공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타당성 조사용역을 지난해 8월 발주했다. 무안공항주변을 투자선도지구로 지정해 각종혜택을 부여함으로써 관련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에서다.

이 용역은 중소형 항공MRO(정비창), 드론 등 지역여건에 적합한 항공산업을 발굴하고 입지타당성을 조사하는 내용과 관련 기업유치를 포함하고 있다. 무안군은 타당성 조사용역을 통해 무안국제공항 주변 망운면 피서리 일원을 거점육성형 투자선도지구로 지정하도록 국토교통부에 2017년 5월 신청할 방침이다.

하지만 불확실하다. 앞서 전남도는 2007년과 2012년에 이어 2014년 3월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주변을 무안 국제항공산업복합지구로 서남권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공항산업 복합지구는 2020년까지 무안국제공항 주변 3.48㎢(약 105만평)를 항공정비산업 및 항공물류 거점으로 개발하며, 3,457억 원을 투입해 항공운송·교육산업, 항공정비센터·해체산업, 항공부품·물류, 업무·주거단지 등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국토부는 국내 항공정비산업 지원체계를 선진화하기 위한 ‘MRO산업 중장기 발전방안’을 수립, 2014년 1월 경항공기 기체 정비 시설 구축 대상 공항으로 무안공항을 확정했지만, 항공기 정비산업이 경제성이 없어 선 뜻 나서는 민간투자자가 없는 실정이다. 정비 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이 들어가지만 항공기 정비 물량 부족으로 수익성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 KTX 무안경유 관철여부가 활성화 좌우 = 전남도와 기획재정부가 무안국제공항 노선경유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면서 기재부가 지난해 8월 호남고속철 2단계 사업에 대해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용역을 의뢰했다.

지난 2014년 국토건설부의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는 경제성과 실현성 측면에서 나주와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하는 노선이 최적 노선으로 분석돼 협의가 완료됐지만 기획재정부는 경제성을 이유로 “광주송정~나주~목포”는 기존선으로, “함평~무안국제공항”노선은 지선으로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송정역∼목포) 광주 송정∼함평 고막원(26.4㎞) 기존 철로를 고속화하는 건설사업이 지난 2일 착공했다. 무안공항 경유 논란이 있는 고막원∼목포 구간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기재부의 KDI 용역을 조속히 마치고 노선이 확정되도록 요청, 기본계획 확정, 실시설계 등을 거쳐 내년 안에 고막원∼목포 구간도 착공해 2022년까지 완공를 기대하고 있다. 만약 KTX 노선이 무안공항 경유가 안되면 올해 실시되는 대선 공약에 넣는다는 방침이다.

◆ 광주공항 이전 시급 = 광주공항 국내선 이전 지연이 무안공항 활성화에 큰 저해 요인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무안공항 활성화 해법을 모색 한다면서도 원론적 입장에만 머물고 있다.

전남도는 광주공항 국내선이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면 자연스레 공항활성화가 될 것이라는 입장인 반면 광주시는 광주공항 국내선 이전은 군공항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특히, 광주 군 공항 이전에 대해 국방부가 지난해 8월 ‘적정’ 통보를 함에 따라 광주시가 이전 후보지 물색을 위해 지난해 11월 전남 22개 시·군 전체를 대상으로 광주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선정을 위한 용역을 발주, 올해안에 결과를 도출 한다는 방침이다. 이낙연 지사는 “광주군공항 무안공항으로의 이전은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광주·무안공항이 통합되면 서남권 거점 역할 충분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광주전남연구원이 지난해 6월과 8월 두 차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전략 대토론회’를 가진 자리에서 김연명 한국교통연구원 항공교통연구본부장은 “국토부가 고시한 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연도별 무안공항 국내선 시나리오별 전망을 통해” 광주공항 제주, 김포 노선이 무안공항으로 100% 전환될 경우 2020년 무안공항의 국내선 수요는 연간 237만명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무안공항 국내선 이용객(12만9천명)의 18.4배에 달한다. 또한, 2035년 제주, 김포노선이 50% 전환될 시 244만명으로, 청주공항의 국내선 수요 245만명과 거의 같은 수준을 보여 무안공항이 서남권거점공항으로서의 역할 가능성이 크다고 시사했다.

◆ 김해 신공항 정부투자 ‘무안국제공항 기회로’ = 영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이 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지난해 6월21일 결정되면서 김해공항에는 4조3800억원이 투자된다. 이렇게 될 경우 무안공항은 동남권 거점공항인 김해공항과의 격차가 심해질 수 밖에 없어 말 그대로 무용지물 공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김해신공항 투자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무안국제공항을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인천·김포, 김해, 무안 3각축으로 재편하도록 요구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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