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 해결 안간힘
무안, 지난해 귀농 69세대 126명, 귀촌 41세대 68명

농경연, 도시민 2명 중 1명꼴 은퇴 후 귀농·귀촌 의향

타지자체 이사비·집들이비·장학금까지 귀농·귀촌에 사활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도시민들 2명 중 1명은 은퇴 후 “귀농·귀촌 의사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귀농·귀촌에 대한 무안군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라남도는 귀농·귀촌인 유치가 농업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극복할 유력한 대안이라고 보고 역점 추진, 지난해 처음 도입한 귀농·귀촌시군 평가에서 장성군이 최우수 기관, 고흥군·장흥군이 우수상, 강진군·영광군·진도군이 장려상을 지난 12월21일 시상했다.
지난해(2015년 11월1일~2016년 10월31일) 무안군으로 귀농·귀촌한 세대는 110세대 194명이다. 2040년엔 광주·전남 읍면동의 3분의 1이 인구감소로 소멸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와 지자체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편집자 주)

■ 2040년 전남 읍·면·동 3분의 1 소멸

인구 감소로 오는 2040년 광주·전남지역 읍·면·동의 3분의 1이 소멸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제점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와 광주시가 지난 12월1일 ‘인구절벽에 대비한 광주전남의 정책과제’를 주제로 공동개최한 지역경제세미나에서 광주전남연구원 김대성 책임연구원은 ‘광주·전남지역의 지방소멸 가능성에 따른 지역공공서비스 개선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발제자료에 따르면 전남의 경우 광주시와 인접한 시·군이나 지방거점도시는 인구가 증가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시·군은 인구가 감소했다.

인구감소폭이 큰 지역은 고흥, 보성, 영광, 함평, 무안, 진도, 해남, 구례, 곡성 등 군 지역과 여수시, 순천시의 일부 면지역이다. 광주시와 인접한 화순, 담양, 장성 일부 지역과 목포시, 여수시, 순천시, 나주시, 광양시 등 지방거점도시 인구는 증가할 것으로 추계됐다.

■ 정부, 청년층 귀농 5년내 1만가구 목표

정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청년(20·30세대) 귀농 창업 1만 가구를 육성하고, 귀농 5년 차 가구 소득을 농가 평균 소득의 90%로 끌어올리며, 귀농·귀촌인과 지역 주민 간 상생협력을 통해 농촌의 활력을 높이는 내용의 종합지원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농촌 현장의 선도농가와 우수법인 등을 ‘청년 창농 교육농장’으로 지정 운영하고, 6차 산업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창업 지원을 강화해 청년층의 귀농 성공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방침이다. 귀농·귀촌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지난해 70개소에 이르는 ‘귀농인의 집’을 늘리고, 귀농·귀촌 주택단지 시범사업을 시행하며, 주택 신축 및 구입 자금 지원 한도를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취업·창업 연계형 귀농·귀촌 박람회 개최, 대학생 농촌교류 활성화, 지역별 농지·주택·교육일정·품목별 멘토 등 귀농·귀촌 관련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통합정보제공 시스템 구축 등 청년층의 농촌 유입과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는 세부계획을 2007년 1분기까지 마련해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 무안 귀농 69세대(126명), 귀촌 41세대(68명)

무안군에 따르면 지난해(2015년 11월1일부터 2016년 10월31일 기준) 무안군으로 귀농한 가구는 69세대 126명으로 나타났다. 2015년 90세대 149명에 비해 11세대가 줄어들었다. 귀촌 가구는 41세대 68명으로 2015년 207세대 345명에 비해 5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갑자기 귀촌인구가 줄어든 데는 2015년 통계엔 남악이 포함됐지만 2016년 순수한 귀촌인구를 집계하기 위해 남악 전입세대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2016년 귀농한 세대를 살펴보면 남성가구가 53세대, 여성이 16세대였고, 30대 이하가 10세대, 40대가 12세대, 50대 22세대, 60대 21세대, 70대 이상 2세대로 50대와 60대가 62%를 차지했다. 이 중 1인가구가 36세대, 2인가구 16세대, 3인가구 10세대, 4인 이상이 7세대로 나 홀로 귀농이 절반을 넘었다.

거주 지역별로는 전남이 27세대, 광주 15세대, 경기 14세대. 서울 6세대, 인천 4세대, 경남 2세대, 대전 1세대였다.

농어촌 출신자가 도시로 이주 후 고향(무안)으로 귀농한 U턴 귀농은 36세대로 절반이 넘었고 농촌출신자가 도시로 이주 후 고향 이외의 연고가 없는 농촌지역으로 귀농한 J턴 귀농이 7세대, 도시지역 출신자가 농촌지역으로 귀농한 I턴이 26세대였다.

귀촌의 경우 남성가구가 17세대, 여성이 24세대로 남성보다 여성세대가 많았다. 30대 이하 3세대, 40대 8세대, 50대 18세대, 60대 12세대, 70대 이상은 없었다. 1인가구 21세대, 2인가구 16세대, 3인가구 1세대, 4인 이상이 3세대였고 전남 16세대, 광주 12세대, 서울 5세대, 경기·충남 각각 2세대, 제주·전북·세종·인천이 각각 1세대였다.

U턴은 15세대, J턴 5세대 I턴 21세대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귀촌한 I턴이 가장 많았다.

■ 무안군 귀농·귀촌 열정 부족

하지만 무안군이 귀농·귀촌에 쏟는 열정은 크지 않아 보인다.

군은 귀농인에 대해 정착지원금과 농가주택 수리비를 지원하고 농업창업자금과 주택자금 융자, 맞춤형 영농기술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정착지원금은 시설하우스 설치, 농기계 구입 등 귀농인이 무안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영농에 종사할 수 있도록 가구별 최대 1,400만원이 지원된다. 농가주택 수리비는 주택 리모델링, 보일러 교체 등을 위해 농가주택을 구입한 귀농인에게 가구별 최대 600만원이 지원된다. 2017년 사업량은 귀농정착지원사업 20농가, 농가주택수리비 지원 15동이다.

이 밖에도 농식품부 귀농·귀촌 지원프로그램에 따라 귀농하면 2%의 저금리로 농업창업자금 최대 3억원, 주택자금 최대 5천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며, 농업창업자금은 농지 및 임야 매입, 농식품 제조·가공 시설 신축, 주택자금은 농가주택 구입과 신축 등에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무안군의 지원은 타지자체에 비해 특별할 것이 없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 도시민 2명 중 1명 귀농·귀촌 의사

도시민들 2명 중 1명은 은퇴 후 “귀농·귀촌 의사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농업·농촌에 대한 2015년도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귀농·귀촌에 대한 의사가 있는 도시민들이 4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귀농·귀촌에 대해 36.5%가 ‘조금 있다’, 10.5%가 ‘매우 많다’로 47.0%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귀농·귀촌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보다 8.0% 증가했으며 없다는 응답은 6.0% 줄었다. 귀농(10.9%)보다는 귀촌(34.9%)을 선택한 응답이 3배 높았다.

■ 지자체들, 귀농·귀촌인 모시기 전쟁

귀농·귀촌인을 유치하기 위한 전국 농어촌 자치단체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주거와 영농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기본이고 이사비, 집들이비, 장학금에 종량제 봉투까지 환심을 살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주저하지 않는다.

귀농·귀촌 1번지를 자임하는 전북 순창군은 귀농·귀촌하는 도시민에게 최고 1천만원의 소득사업비를 준다.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자재나 농기계, 창고 등을 갖추는 데 쓸 수 있는 돈이다.

귀농 의지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최대 3억원의 창업자금을 빌려준다.

주택을 사려는 도시민에게는 최대 5천만원을 연리 2%로 지원하고 월 10만~20만원의 임대료만 내면 가족이 함께 농사를 짓고 생활해볼 수 있는 ‘체재형 가족실습농장’이나 ‘셰어 하우스’도 마련했다.

경기도 연천군도 집을 지어 이사 오면 최대 1천만원의 정착지원금을 주고 100만원의 이사비를 내놓는다.
경남 창원시는 집을 새로 지으려는 귀농·귀촌인에게 설계비 명목으로 200만원씩을 주고 농기계 구입비도 가구당 100만원씩 보조한다.

전북 완주군은 둘째 아이 이상을 낳는 귀농인에게 120만원씩의 출산 장려금을 주고 대학 입학 자녀가 있으면 입학금과 등록금을 합쳐 최대 200만원을 준다.

충북 괴산군은 가구당 5만원짜리 상품권에 5만원의 자동차 번호판 교체비, 3만원 상당의 지역 농특산물, 20매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까지 선물을 내놓는다.

충북 영동군은 최고 2억원의 창업자금과 4천만원의 주택자금 융자와 농지나 농촌주택을 구입하면 취득세와 등록세 50%를 지원해준다.

강원도 홍천군은 80억원을 들여 귀농·귀촌인이 숙식을 해결하며 영농을 체험할 ‘체류형 농업 창업지원센터’를 만들었다. 가구별 농장과 시설하우스, 교육관에 체육시설까지 갖춘 최신식 시설이다.

충남 청양군도 61억원이나 들여 귀농·귀촌 시범단지를 만들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천혜의 자연을 가진 도농 복합도시 무안군은 도시와 가까운 곳에서 전원생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농촌을 지키면서 남악을 기반으로 시승격의 꿈을 조속히 이루려면 무안군도 귀농·귀촌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점

■ 귀농·귀촌, “고령화 가속·사회적 비용 증가 우려도”

귀농·귀촌으로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귀농·귀촌을 단순히 숫자에만 집착한다면, 농촌 고령화 가속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비용 증가 등 부작용 발생 우려도 크다는 지적도 있다.

귀촌인 대부분은 50·60대가 많고, 이들이 농촌에 적응하려면 최소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귀촌인으로 농촌 노동력을 보충하거나, 고령화된 지역 연령대를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 실제로 정부 통계에 따르면 귀농 인구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청년 귀농 비율은 2013년 11.4%, 2014년 10.3%, 2015년 9.6%, 2016년 8.8%(추정치)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따라서 지자체 귀농·귀촌 정책 성패는 30∼40대 젊은층을 어느 정도 유치하느냐에 좌우된다.

■ 농사 만만히 보고 달려들었다가 ‘역귀농’

귀농·귀촌을 했다가 역귀농·귀촌 사례도 없지 않다. 귀농은 귀촌과 달리 농작물을 직접 재배 판매한 돈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사전 준비 부족과 원주민과의 동화 문제, 정주 여건 미비 등으로 인해 농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역귀농 사례도 있다. 특히, 귀농을 레저쯤으로 생각하거나 정부와 지자체가 많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무작정 해보자는 식으로 달려드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농사는 변수가 많아 오랜시간 준비를 하더라도 2~3년은 헤매는 경우가 있어 이 과정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없어 역귀농하고 있다.

여기에 도시와 농촌간 문화격차도 역귀농의 한 요인이다. 귀농귀촌인들 상당수가 베이비부머다. 이들은 도시에서 문화생활을 하고 지냈지만 농촌에서는 어렵고, 수입도 줄어 과거와 현재 삶의 불일치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을 견뎌내지 못해 다시 도시로 떠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자녀교육문제가 농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도 이유다.

■ 귀촌인, 원주민과 이질감

귀촌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전원생활을 하고자 농촌으로 돌아와 정착해 사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농촌공동체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귀촌인들이 종종 역귀촌 사례도 있다. 원주민들은 도시민들이 동네에 집을 짓게 되면 싫어한다. 이들은 동네사람들과 섞이기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농촌사람들은 새로 이사 온 이웃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데, 외지인은 이 관심마저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한 동네주민과 동화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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