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민의 날·노인의 날·군민의 날…‘소모적이다’ 지적
민간주체, 대행사 선정·기부금 모금 및 결산때 잡음
일부 읍면, 읍면민의 날 노인의 날 통합 움직임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읍면민의 날, 노인의 날을 비롯해 읍면단위별 행사가 늘어나면서 지역사회에서 소모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행사를 준비하는 읍면사무소나 번영회, 이장협의회 등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기업, 관공서, 출향인사들에게 손을 벌리는 일이 잦아 주민화합 취지보단 부담으로 작용해 행사 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여년 전 무안지역에 읍면민의 날 행사 개최 바람이 불었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청계면민의 날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개최되자 현경면(13회), 해제면(12회), 몽탄면(10회), 운남면(10회), 일로읍(10회), 무안읍(9회), 삼향읍(9회/10월28일 개최예정)에 이어 올해 망운면(1회)까지 9개 읍면 모두가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읍면민의 날이 개최되면서 군민의 날은 읍면민의 날과 옥내, 옥외 행사를 교대하는 격년제로 치러지게 됐다. 군민의 날과 읍면민의 날을 한해 옥외행사로 두 번 치르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10월 2일 노인의 날을 전후로 간소하게 열렸던 노인의 날 기념행사도 서삼석 전 군수가 재임하던 2007년부터 ‘노인천국’이라는 기치아래 군민 2천~3천여명을 모으는 대규모 행사가 됐다.

이후 김철주 군수가 취임한 뒤 2013년부턴 ‘노인공경의 날’로 명명돼 9개 읍면으로 분산 개최됐다. 군에서 개최되는 노인의 날 행사에 많은 주민들이 참석치 못하는 점을 보완, 실질적인 혜택을 골고루 제공하기 위해 행사를 읍면으로 분산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읍면에서 노인공경의 날 행사를 읍면민의 날과 공동으로 개최하면서 정체성 혼선과 노인 푸대접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부턴 봄엔 읍면민의 날, 가을엔 노인의 날 행사로 치르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읍면민의 날, 군민의 날, 읍면 노인의 날, 무안군 노인의 날 등 행사가 4원화돼 예산낭비와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읍면민의 날엔 군에서 700만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비용은 번영회, 이장협의회, 지역기업, 관공서, 출향인사 등이 부담하고 있다. 읍면민의 날은 적게는 2천에서 많게는 5천만원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읍면 노인의 날은 무안군이 노인인구수에 따라 읍면별로 900만원에서 1,400만원까지 차등 지급해 총 1억500만원을 들여 행사를 치른다. 하지만 노인의 날도 행사비용이 2천만원 이상 들어가 보조금 외 나머지 비용을 모금하는 실정이다.

이외에 무안군 노인의 날엔 9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가고 군민의 날도 옥내 행사로 치를 경우 500만원이 소요되고 있다.

특히, 행사가 읍면으로 분할되고 주체가 번영회, 노인회 등 민간이 되면서 대행사 선정과 선물 선정, 기부금 모금 및 결산 등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나아가 읍면민의 날과 노인의 날 행사가 식전행사, 기념식, 점심식사, 초청가수 공연 및 노래자랑, 행운권 추첨으로 판박이여서 두 번 개최할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로읍 등 일부 읍면에선 읍면민의 날과 노인의 날 행사를 다시 통합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일로읍 관계자는 “옥내 옥외 격년제로 치르던 일로읍민의 날을 일로읍 노인의 날과 통합해 매년 옥외행사로 치르자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면서 “지역사회에 자주 손 벌리는 것도 미안하고 읍민의 날과 노인의 날을 매년 성대히 개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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