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이윤석, 2012년 ‘무안공항 경유 확정’ 관보고시 주장
관보·보도자료, ‘여건 성숙시 검토·추진’…확정으로 볼 수 있나?
이윤석 의원 측, “국토해양부 보도자료에 확정고시 표현 있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송정-목포 구간의 무안공항 경유가 관보고시를 통해 확정됐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주장이 있는 반면, 해당 관보와 국토해양부의 보도자료엔 ‘무안공항 경유 신선은 무안공항 활성화 등 여건성숙 시 검토·추진한다’고 되어 있어 논란을 낳고 있다.

‘검토’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실이나 내용을 분석하여 따짐’이고 ‘확정’의 사전적 의미는 ‘일을 확실하게 정함’이어서 ‘검토·추진’을 ‘확정’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박준영 국회의원은 호남고속철도 무안공항 경유 문제와 관련해 지난 9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호남고속철 2단계 노선은 당초 정부가 송정역에서 목포를 직선으로 연결하는 노선으로 2017년 까지 완공키로 했으나, 전남도가 무안공항을 경유토록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국토해양부가 받아들여 2012년 무안공항을 거치는 안으로 관보고시를 통해 확정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최근 전남이 여기에 다시 나주를 거치는 노선과 단계적 건설을 정부에 건의하며 논쟁이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이 반대해 전남도의 광주송정-무안공항 우선 착공안이 철회됐다는 무안지역 사회단체들의 주장에 반박하며 낸 보도자료다.

이윤석 전 국회의원도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호남고속철도 2단계 구간인 광주송정~목포 노선은 지난 2012년 8월 3일자 정부관보에 따르면 광주송정~나주~무안공항~목포 구간으로 확정해 고시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민의당 김동철, 윤영일 의원이 9월 22일 ‘호남고속철 2단계 조기완공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면서 ‘광주송정~목포’의 최종 노선을 조속히 확정할 것을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박준영 의원과 이윤석 전 의원은 이미 무안공항 경유가 확정된 사안인데 지역사회와 정치권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잘못 인식해 갈등을 낳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전남도와 무안군 등은 호남고속철도가 반드시 무안공항을 경유해야 한다며 노선을 조속히 확정해 줄 것을 수차례 정부에 건의한바 있다. 두 정치인의 주장대로라면 이미 확정된 안에 대해 그동안 헛심을 쓴 셈이 된다.

하지만 2012년 8월 3일자 정부관보엔 ‘확정’ 표현대신 ‘검토·추진’이라는 표현이 쓰였고 ‘무안공항 활성화’라는 전제조건도 달려있다.

관보에는 ‘광주송정~목포구간은 향후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등 여건성숙시 광주송정~무안국제공항~목포구간 신설을 검토추진하되, 신설노선이 개통될 때까지 기존호남선 철도를 우선이용하고 당초 기본계획 신선노선은 폐지’한다고 돼 있다.

“여건 성숙시...신설검토 추진”이라는 애매한 문구로 정리했는데 흔히 ‘여건성숙 시’와 ‘검토’라는 말은 정부가 어떤 사안을 회피할 때 가장 많이 쓰는 용어다. 특히, 국토부와 전남도의 협의결과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서 정부 확정안이 될 수 있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국토부 안이 타당성이 낮다며 무안공항에 지선을 연결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지난 8월엔 적정성 용역까지 발주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확정이라고 하기엔 관보고시 내용이 미흡해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정부안으로 조속히 확정할 것을 주장해 왔다”면서 “국토부안조차도 무안공항경유를 검토해서 중·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인데 이는 당시 여러 압박을 모면하려는 회피책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KTX 무안공항 경유와 관련해 이윤석 의원 측은 2012년 8월 3일 국토해양부가 “관련기관 협의 및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거쳐 호남고속철도 광주송정~목포구간 노선을 직선신선으로 건설하는 대신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검토·추진하는 내용으로 호남고속철도건설 기본계획 변경을 확정·고시하였다”고 보도자료를 냈다며 ‘확정’ 표현이 들어가 있음을 강조했다.

또 국민의당 김동철, 윤영일 의원도 ‘호남고속철 2단계 조기완공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면서 ‘광주송정~목포’의 최종 노선을 조속히 확정할 것을 촉구하는 보도자료(9월22일)를 낸뒤 하루만인 23일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을 정부원안대로 조속히 추진할 것’으로 수정해 보도자료를 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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