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종 벼 40kg당 4만원 거래…전년 比 30% 하락
재고미 넘쳐 나는데다 대풍, 수확기 곤두박질 불보듯
농협 수매방식 고민…우선지급금 주는 수탁판매 고려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재고미가 넘쳐나고 있는데다 올해 기상이변이 없는 한 풍년이 예고돼 원료곡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재고미 대북지원이나 해외 원조 등 정부의 종합대책과 수확기 가격폭락 예방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역농협과 농민들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수확하는 우리지역 조생종벼 가격이 40kg 당 4만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5만7천원에 비하면 30%(1만7천원)나 폭락했다. 이 같은 가격하락세는 수확기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정부 재고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많은 175만톤에 달한다. 우리나라 적정재고량 80만톤보다 2배 이상 많다. 특히 올해 태풍이나 병해충의 영향을 받지 않은데다 고온으로 벼 작황도 좋아 대풍에 따른 공급과잉이 예고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40kg 원료곡 가격이 사상 최저인 3만5천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05년 공공비축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지난 2010년 수확기 원료곡 가격은 3만8천원까지 떨어진바 있다. 당시 농협은 4만원에 벼를 수매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낮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벼를 수매해야하는 우리지역 농협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년 시중가격보다 비싸게 수매하고 있지만 벼 가격이 하락해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수매 후 벼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상인들도 서둘러 원료곡을 확보하려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벼 가격이 너무 하락하면 시가 수매보다는 우선지급금을 주고 차후 정산하는 수탁판매 형식의 수매방법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농민단체는 정부의 쌀 수급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에 원료곡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재고미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정부는 지난 6월 초 미국 쌀 2만5천톤 수입을 결정해 쌀 수입으로 인해 쌀값 하락이 더 조장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식용 쌀을 사료용으로 공급하는 대책만 있었을 뿐 정부의 양곡 정책은 2년 동안 거의 무대책이나 다름없는 등 무능한 양곡정책으로 인해 농협과 농민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우선 재고미에 대해 대북 쌀 교류, 해외원조 등 종합적 대책과 수확기 쌀값 보장 대책을 동시에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농민회는 또, 쌀 수입 중단과 100만톤 수매 등 대폭적 정부 수매 계획의 조기 발표 그리고 수매가에 대해 농민과 협의해 결정할 것도 제안했다.

농민회는 이와 함께 농협에 대해서도 경영 악화를 농민에게 전가하지 말고, 정부에게 책임지도록 요구해야 하고 벼 값은 농민과 협의해 결정할 것을 농협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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