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건고추 가격 근당 5천원대 “생산원가도 안돼”
조생종벼 4만2천원까지 하락…더 떨어질까 불안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사상 최악의 무더위를 이기고 생산한 농산물이 푸대접을 받아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햇고추는 더위에 질이 좋아졌지만 생산원가도 건지기 힘들게 됐고 수확을 앞둔 조생종 벼는 4만2천원까지 떨어져 농민들의 걱정이 크다.

농가와 농협에 따르면 올해 기록적인 폭염을 뚫고 수확한 햇건고추 가격이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만큼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근 시군 농협에선 건고추 600g 당 5,000원에서 5,700원이 수매가격으로 제시되고 있다. 생산농민들은 600g 당 8,000원은 받아야 그나마 인건비라도 건질 수 있다며 5,000원대는 생산원가도 건지기 어려운 수준 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600g당 지난 2014년 8,200원 하던 것이 지난해 7,100원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평년 가격인 8,340원과 비교해도 해마다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재고량이 많고 수입도 늘어나면서 고추농사 소득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중국산 냉동 고추 수입 가격이 600g당 국내 판매 원가가 4,740원대로 국산 가격 경쟁력을 하락시키고 있다는 것.

더구나 농민들의 주소득작물인 벼 가격도 심상치 않다. 수확이 시작된 조생종 벼 가격이 조곡 40kg 당 4만2,000원에서 4만5,000원에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5만7,000원에 비해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이나 떨어진 것.

지난해의 경우 상인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현지를 오갔던 반면 올해는 움직임조차 뜸하다. 고온에 태풍도 없어서 풍년이 예고된 데다 추석도 한 달 정도 남아있기 때문에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조생벼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기상여건이 양호할 경우 만생종 벼가격이 4만원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산물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일기 여건이 양호하고 작황이 좋아서 상품성이 뛰어난 양질의 홍고추가 출하되고 있으나 지난해 생산된 건고추 재고 누적과 소비 부진 영향으로 시세가 약세로 형성됐다”면서 “벼농사도 앞으로 기상여건이 순조롭다면 풍년이 예고돼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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