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예년보다 20일 빨라 …봄·가을 짧고 여름 길어져
온열질환(열사병, 일사병, 탈수성 열탈진)·감염병 등 주의
폭염 강렬한 대낮 노약자 야외활동 최대한 자제해야

[무안신문]전남지역에 올 들어 첫 열대야가 지난해(7월24일)보다 20일이 빠른 지난 4일 무안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26.1도를 보였고, 지난 21일에는 무안 등 전남 6개 시군에 폭염특보가 22일 이후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장마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살인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는 기온이 밤에도 25도(전날 오후 6시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이상인 날을 말한다.

따라서 올 여름도 길게 느껴지는 한 해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3도로 평년(21.2도)보다 1.1도 높았다. 이는 1973년 전국 평균 기온을 조사한 이래 3번째(2013년 22.6도, 2005년 22.5도)로 높은 수치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여름철 평균기온은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할 것”이라면서 “특히 짜증나는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적으로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30도가 넘는 땡볕 더위가 시작되면 각종 질병·감염병 등도 많이 발생한다. 특히, 온열질환(열사병, 일사병, 탈수성 열탈진) 환자 발생이 많고, 해산물을 날것으로 먹을 경우 비부리오 패혈증 우려가 높다. 모기에 따른 말라리아, 어린이들에게는 수족구병등이 유행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이른 폭염 온혈질환 첫 사망자 발생 = 기상청은 예년보다 폭염이 일찍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 19일 광주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폭염에 따른 사망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에 따르면 땡볕에서 밭일하던 임모(82) 할머니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져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은 광주의 경우 8월 첫째 주, 전남은 7월 마지막 주에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1∼2주 빠른 것이다.

온열질환 환자의 수도 지난해보다 많다. 올 들어 지난 19일 기준, 광주전남에서는 51명의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1명 많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한 원인은 장마전선이 맥을 못 추기 때문으로 당분간 큰 비 소식이 없는 만큼 폭염주의보 발령 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 봄·가을 짧아지고 여름 길어 = 봄이 일찍 시작되고 여름이 길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강릉·인천·대구·부산·목포 등 6곳의 봄 시작일은 95∼100년 전보다 2∼23일 빨라졌다. 봄 시작일은 일평균 기온이 5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이다.

올해도 봄철 이상고온은 여지없이 나타났다. 3월1일부터 5월20일까지 봄철 평균기온은 12.2도로 평년(10.8도)보다 1.4도 높았다. 1973년이래 4월과 5월 1∼20일 전국 평균기온은 역대 2위였다. 반면 여름은 5월부터 시작되고 가을은 늦게 찾아오고 있다. 가을이 시작되는 날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떨어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 날을 의미한다.

◆ 열대야·폭염 극성 = 기상청에 따르면 1973년부터 1993년까지 연간 평균 열대야(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때) 발생일수는 7일이었다. 하지만, 1994년부터 2015년까지는 13.8일로 2배 늘었다. 폭염(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발생일수도 1973∼1993년 평균 8.6일에서 1994∼2015년 평균 12.1일로 증가했다. 최근 10년 여름철 평균기온은 24.1도로 평년(23.6도)보다 0.5도 높아졌다.

▲ 축사 온도를 낮추기위해 지붕에 스프링클러를 돌리고 있다.

◆ 온혈질환 사망자도 매년 늘어 = 온열질환은 고온에 노출돼 발생하는 일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질환이다. 특히 열사병은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른다.

따라서 거동이 불편한 고령·독거노인, 신체허약자, 환자는 외출을 삼가해야 한다. 더위에 노출되면 병세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기증·메스꺼움·두통·근육경련 등 열사병 초기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시원한 장소로 이동, 휴식을 한 후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는 신속히 119에 신고하는 등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5월24일부터 9월5일 사이 온열질환 환자 1천56명이 발생, 사망자도 11명에 이르렀다. 사망자 중 63.6%인 7명은 60세 이상의 노년층이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물을 자주 마시고,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술이나 카페인 음료는 마시지 않도록 주의하고, 어두운 색 옷이나 달라붙는 옷 등도 피해야 한다.

◆ 폭염주의보 발효되면 =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보될 때 발령된다. 이때는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에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가벼운 옷차림을 해야 하며, 물병을 반드시 갖고 나가 목이 마를 때 마다 물을 마셔줘야 한다.

◆ 폭염경보 발생하면 = 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가 발령된다. 이때는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에는 야외활동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 심장마비 위험이 있는 만큼 준비없이 물에 들어가거나 갑자기 찬물로 사워해서도 안된다.

◆ 비부리오 등 감염병 = 기온이 올라가면 발생률도 따라 올라가는 감염병도 많다.

세균 중에는 ‘비브리오 패혈증’이 대표적이다. 비브리오패혈증 환자 수는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8∼9월에 집중된다. 환자는 해마다 5∼6월께 처음 발생해 8∼9월에 절정에 이른다.

비브리오패혈증은 비브리오패혈균에 오염된 해산물 등의 음식을 날것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었을 때, 혹은 바닷물에 상처가 노출됐을 때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되면 2∼8일의 잠복기를 지나 급작스러운 발열, 설사, 구토, 수포 등 증상이 나타난다.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감시 연보를 보면 지난 2011~2014년 비브리오패혈증 환자는 총 235명 발생했는데 이 중 사망자는 137명으로, 치명률은 58.3%에 달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을 예방하려면 어패류를 수돗물에서 2~3회 깨끗이 씻고, 횟감용 칼과 도마는 일반 칼·도마와 구분해서 사용하는 등 조리 위생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 혹서기 노인보호대책 강화

전라남도는 올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혹서기인 7~8월 홀로 사는 어르신 안부 살피기 등 노인 보호대책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폭염 특보 때는 독거노인 생활 관리사 959명에게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안전을 매일 1회 확인토록 하고, 노인생활시설 330개소의 시설장에게는 입소자의 외출 자제 및 실내 적정 온도 유지를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다.

또한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 2만 5400명에게 혹서기 활동 일수를 월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거나 활동시간을 하루 3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해 근무토록 했다. 예년보다 심한 폭염이 찾아올 예정인 8월에는 아예 사업을 운영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 경로당에 냉방비 총 9억 원을 지원해 어르신들이 쉽게 이용토록 하고, 이·통장 회의 및 마을방송 등을 통해 폭염 특보상황 및 보호대책도 계속 홍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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