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투자, 비상하는 김해공항…비상걸린 무안공항
말뿐인 서남권 대표공항…균형발전 외면한 정부
국내선 김해 6424대↔무안 129대
노선확대·정부지원 절실…광주 국내선 통합이행 서둘러야

[무안신문=편집부] 정부가 지난 6월22일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김해공항을 확장·개선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면서 김해공항에 4조3800억원을 투자해 시설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노선 탓에 이용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서남권 거점공항이자 국제공항인 무안공항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무안국제공항을 서남권 대표공항으로 활성화 시켜 나가는 취지에서 활성화 대책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 영남 김해 신공항에 4조4천억원 투자

우여곡절 끝에 영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났다.

정부는 그동안 논란이 컸던 부산 가덕도-경남 밀양 신공항 건설 대신 기존의 김해공항을 오는 2026년까지 4조 3800억 원을 들여 3200m 규모의 새로운 활주로 1본에다 터미널과 관제탑까지 신설해 신공항 수준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

곧 영남 신 공항은 경상도에 인천공항만한 국제공항을 만들겠다는 국책사업이다.

김해공항은 지난해 항공기 4만3588편, 여객 595만8156명이 이용했다. 올해에는 입주 항공사만 23개로 12개 나라 38개 도시를 갈 수 있다. 일본, 중국, 동남아에 유럽노선도 뜬다. 때문에 그간 인천공항을 이용했던 여수, 순천, 광양, 남원, 순창, 구례, 곡성 등 100만 여명은 김해공항을 이용한다. 김해공항이 영·호남 항공수요를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김해는 수용능력(540만 명)을 56만 명이나 초과했다.

신 공항이 들어설 김해공항은 10년 후 2026년 연간 4000만 명이 이용한다. 국제선 승객만 2800만 명에, A380 대형기종도 뜰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을 직항한다는 얘기다. 동대구~김해공항 철도에 남해 제2고속도로에서 공항을 연결하는 지선도 생긴다. 대구 경북권, 경남권, 전남 동·중부권, 전북 남부권의 접근성을 대폭 강화하는 교통망이다.

◆ ‘무늬만 국제공항’

그럼 광주·전남의 발전을 위해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무안국제공항은 어떨까?

지난 2007년 11월8일 3000억원을 들여 부지 9만692㎡, 연간 519만명(국내선 416만명, 국제선 103만명)이 이용 가능한 여객터미널과 연간 14만회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길이 2800m×45m)를 건설 개항했다. 무안공항을 위해 광주~무안 고속도로 개설에도 5000억 원이 넘는 혈세가 들어갔다. 개항 당시 연간 수요예측은 878만명이었다.

이런 공항이 하루 두 편의 북경과 상해 국제선만 이·착륙하고 있다. 지난해 실제 이용객은 항공기 1425편에 국내 12만9000명과 국외 18만2797명 등 30만명을 겨우 넘었다. 이도 2007년 개항이후 최대 이용객이다. 적자도 90억원이나 기록했다.

◆ 김해공항 비상하면 무안공항은 더욱 초라해져

정부의 김해공항 활성화 방침이 발표되면서 무안공항에 비상이 걸렸다. 지금으로서는 수요 부족 등으로 활성화될 가능성마저 보이지 않는다. 이 정도면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세간의 평이 무색하지 않다.

지난해 무안공항을 이용한 탑승객은 18만3000여 명으로 김해공항의 3%에 불과하다.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노선 탓에 승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무안공항을 이용하는 비행기 대수를 살펴보면 국내 비행기의 경우 2011년 15대, 2012년 17대, 2013년 18대, 2014년 32대, 2015년 129대로 점차 상승 중이다. 국제 비행기(외국 민간항공) 역시 2011년 76대, 2012년 79대, 2013년 114대, 2014면 146대, 2015년 183대로 증가추세다.

하지만 김해공항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다. 같은 기간 김해공항 국내선의 경우 2011년 5210대, 2012년 5163대, 2013년 5200대, 2014년 5513대, 2015년 6424대로 비교 자체가 안된다. 국제선 역시 2011년 3539대, 2012년 4034대, 2013년 4472대, 2014년 4866대, 2015년 5958대로 무안공항과 5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의 경우 입주 항공사만 23개로 12개국 38개 도시로 비행기가 운항된다. 이런 탓에 지난 2015년 김해공항은 수용능력(540만명)을 56만명이나 초과하는 기록을 세웠다.

전남에서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데는 전남에 국제공항이 있어도 이용할 국제선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김해공항이 더욱 확대된다면 무안공항은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안공항에 정부의 지원이 투입돼야 할 이유다.

◆ 국제공항 인천·김포, 김해, 무안공항 3각축 구축해야

지방공항은 국가 중요시설로 육성돼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개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무안공항은 서남권 대표 공항으로서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전국 국제공항 기능을 인천·김포, 김해, 무안공항 3각축으로 재편해야 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 6월23일 정부에 서남권 거점공항인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대책으로 국제공항을 인천·김포, 김해, 무안 3각축으로 재편하도록 요구했다. 지난 2007년 무안공항 개항 당시 광주공항 국제선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면서 중국, 동남아, 미주, 유럽 노선 등을 제주공항과 같은 수준으로 개방하기로 했던 정부의 약속을 이행해 달라고 양 시도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지난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의 무안국제공항 경유도 지켜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도 지난 6월24일 빛가람혁신도시 한국콘텐츠진흥원서 가진 무안공항 대토론회에서 광주공항이 무안공항으로 통합되고, 호남고속철도가 무안공항을 경유할 경우 국내선 이용객이 늘고 수익발생으로 자체투자가 이뤄져 규모의 경제처럼 공항시설이 김해 공항에 비해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1년 개항한 인천공항의 경우 1일 이용객은 공항철도가 개통된 시기인 지난 2007년 1만3212명에서 7년 뒤인 2014년에는 17만6258으로 급증했다. 당연히 공항철도 개통 후 인천공항 이용객도 급증했다.

따라서 정부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노선의 무안공항 경유, 활주로와 터미널 등 시설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물동량의 효율적인 배분을 적극 서둘러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역 국제공항은 수도권과 격차를 줄이고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면서 “지금도 상당수의 호남 지역민들을 김해공항에 빼앗기고 있는 실정인데 향후 김해공항이 더욱 확대된다면 무안공항은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주변 환경에 투자와 지원이 이뤄져야만 무안공항 활성화가 이뤄질수 있다”면서 “하드웨어가 없는데 소프트웨어만으로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정부, 무안공항 건설 방침대로만 해주면 된다

김해공항 확장으로 항공 물류 처리 능력이 수도권과 영남권에 쏠릴 경우 뒤따를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국과 동남아와 가까운 서남권의 무안공항 위상을 높여 우리 경제 재도약과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시설과 기능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항공물류 체계 형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선제 조치가 우선이다. 무려 4조 원이 넘는 예산을 김해공항에만 편중 투자하면서 무안공항 활성화는 요연할 뿐이다.

무엇보다 적자를 키운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노선 부족이다. 상품이 없으니 손님이 찾아오지 않는다. 무안공항은 곧 전남의 위상제고와 브랜드 향상을 꾀할 수 있는 최고의 교통기관이다.

통계청에 제시한 ‘세계관광기구(WTO)의 국제 관광시장과 동북아 성장률 전망’을 보면 연평균 4.1% 성장 추세, 2020년 15억6000만명이 관광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전남을 찾는 동아시아·태평양 관광시장의 경우 1995년 이후 최근까지 연평균 6.5%씩 늘고 있지만, 이들을 데려올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전남도와 무안군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기반 구축’과 관련 정부에 예산을 수차 요구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내년에도 활주로 2800m에서 3200m로 연장(354억 원), 수하물 처리 확대(46억 원), 계류장 확대(80억 원) 등 모두 526억 원의 소요 예산 가운데 20억 원 반영을 바라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17년 완공 예정인 호남고속철 2단계(광주송정∼목포)도 무안공항 경유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부처가 전남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정부가 무안공항에 대한 투자 중단의 표면적인 이유는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통합 문제다. ‘지자체 간 합의 여부에 따라 통합 시기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지난 5월 고시된 국토교통부의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6∼2020)에 명시했다.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1∼2015)에서도 같은 이유로 무안공항과 광주공항에 대한 신규 투자를 하지 않았다. 이 같은 프레임에 갇혀 지난 10년간 서남권 거점공항인 무안공항은 제 위상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무안공항은 서남권 대표 공항으로서 무안공항의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과 호남고속철도의 무안공항 경유를 요구해야 할 당연한 권리가 있다.

정부가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서 할 일은 지난 2007년 광주공항 국제선을 무안공항 개항 이전하면서 정부가 약속한 공항 활성화 대책대로 이행하면 된다. 당시 정부는 △중국·동남아·미주·유럽 노선 등 세계 각지를 연결하는 국제노선을 제주공항 수준으로 개방 △대형 항공기 취항을 위해 2800m인 활주로를 3200m로 연장 △이용객 편의를 위한 공항 리무진버스 운항 등을 제시했다. 정부가 제시한 안이 시행된다면 무안공항 활성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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