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수확철(5∼6월) 하루 3천여명 인력 유입…2천여명은 외국인
기계화 더디고, 인접지역과 농산물 수확 겹쳐 인력난 가중
“오늘 무슨 일 하나?” 골라 선택…‘비 온다’ 일기예보땐 인건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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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의 최대 특산물로 알려진 양파는 무안에서 1932년 최초 재배돼 올해로 84년의 역사가 됐다. 그 동안 무안양파는 전국 최대의 주산단지와 최고 품질 명성을 얻으면서 농가들의 경제기반을 닦는데 일조해 오면서 지금까지 전국 재배면적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무안군은 군민 70%가 농수산업에 종사하고 있어 양파산업이 무너지면 농가소득에 영향을 미치고 산업기반마저 무너져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한때 전국 재배면적 26%대 이상이었던 무안양파는 지난해 18.62%까지 떨어졌다. 이는 무안지역 양파 재배면적이 줄었다기 보다는 양파재배가 매년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전국대비 재배면적 자동감소로 이어져 무안 ‘양파 주산단지’ 위상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매년 반복되는 가격폭락은 이제 더 이상 안정적 소득작목으로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고, 설상가상 연작장애와 온난화로 인한 각종 병충해 창궐, 추대와 쌍구 발생에 따른 수확량 감소,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 심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더 이상 무안에서 소득작물로서의 경쟁력을 잃게 하고 있다.
특히, 양파 재배기술 발달로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양파값 하락에 따른 농민들의 근심은 매년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오락가락 땜질식 정부정책은 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본보는 2007년 지리적 표시 등록까지 획득한 ‘무안양파’에 대해 ‘위기의 무안 양파 대안은 없나’는 제하로 무안양파의 현 실정과 소득작물로의 방안을 4회 기획특집으로 짚어본다.    

● 편집자주

◆ 5∼6월이면 ‘인력난’ 반복 = 농사는 적기 재배, 수확이 생명이다.

무안은 5∼6월이면 마늘·양파수확과 모내기 등 영농시기가 겹치면서 갑을 관계가 바뀌고 수요공급의 원칙이 무너진다. 4월말부터 조생종 양파수확을 시작으로 양파 중만생종 수확과 마늘 수확 그리고 모내기, 깨, 콩, 고추심기 등 줄줄이 잡혀 있어 웃돈을 주고도 사람을 구하지 못할만큼 인력난은 최고조에 달한다. 더구나 이 기간에는 인근 함평, 신안, 해남지역의 양파·마늘 수확, 멀리는 고창 복분자 수확시기와도 겹친다.

6월 현재 인건비는 13만원을 넘어섰다. 5월과 6월 무안지역은 하루 3천여명의 인력이 매입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과거 승달문화예술회관 인근 인력시장으로 몰렸으나 지금은 관광차로 이동, 직접 현장(밭)으로 가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3천여명의 인력중 2천여명이 외국인이고, 인근 목포·함평을 비롯해 해남, 고창, 전북 지역 외지 인력들이 어림잡아 하루 1,000여명이 몰려들고 있다. 때문에 무안은 양파·마늘 농사만도 식재시기(10∼11월)와 수확시기(4월∼6월)에 소요되는 영농 인력이 연 인원 20여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10만여명이 외지 인부로 충당된다.

1일 1인당 평균 일당을 8만원으로 가정하면 80억원의 인건비가 외지인에게 지급되는 셈이다. 양파·마늘 재배시기와 겹치는 콩, 깨, 고추 정식 등에 소요되는 인건비는 별개이다.

양파는 한때 안정적 소득작목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투기가 됐다. 가격은 그대로 인데 반해 농약대·비료대·각종 농업기자재 상승과 인건비는 농사를 짓고도 빈손을 쥐게 한다. 농가는 “인부들 속살만 찌우는 농사를 짓는다”는 푸념이 들판 가득하다.

정부정책도 UR협정 이후 도입한 의무수입량이 양파 가격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 무안지역 인건비 타 지역 2.5배 = 무안군 양파재배 면적은 전국 1위, 마늘도 전국 11대 주산지다.

농민들에 따르면 조생양파 수확이 시작되는 4월말부터는 인건비가 들썩이기 시작한다. 4월에 8∼9만원으로 시작하는 인건비가 5월부터 6월초까지 10∼13만원, 6월 중순부터 장마를 앞두고는 13만원을 넘어선다. 특히, 수확막바지 무안승달문화예술회관 주변 인력시장 임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11일 인력시장 여성 망잡이(양파담기) 인건비가 하루 15만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내려지면 농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 인건비가 최고 20만원까지 폭등해 농민들만 골탕을 먹는 실정이다.

반면 지난해 5월 초 나주 문평지역은 양파수확 인건비가 6만 원, 양파와 마늘 주산지인 경남 창녕은 7만 원, 복분자를 수확하는 전북 고창도 7만 원 선이다. 또 마늘 주산단지 경남 남해의 경우 외지 인력 수급 없이 자체 인력으로 수확이 가능해 인건비는 5만원을 넘지 않는다. 결국 무안군 인건비가 이들 지역에 비해 2.5배 가까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그렇다고 인부들 작업 전문성이 뛰어나는 것도 아니다. 인력시장이나 인력소개소에서 지원받은 인부 80%는 광주·목포 등 도시에서 긴급 수급되고 있고, 70대 이상 이어서 전문성이 떨어지지만 인건비는 매년 올라 농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 무안 인력시장 3가지 유형 = 농번기 철 무안의 인력시장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운영된다.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인력알선업소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는 인력시장(불무공원 인근), 무허가업소(관광버스) 등이다.

인력알선업소는 비교적 낮은 인건비로 안정적인 인력 공급이 가능하지만 무허가업자, 인력시장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경영난이 초래돼 점차 감소 추세에 있다.

무허가 알선업자는 주로 관광버스를 이용해 광주 등 인근도시에서 단체로 인력을 수급한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곳이 자생적으로 발생한 인력시장이다. 매일 새벽 4~6시 사이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자연발생적으로 개장, 하루 평균 500여명의 하루벌이 노동력이 밀려든다.

완전 자율경쟁시장 형태인 인력시장에 나오면 인건비를 직접 흥정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부들이 이곳을 선호하고 농가들도 숙련된 인부가 많아 인력시장을 즐겨 찾는다.

그러나 이곳 인력시장의 경우 숙련된 인부들이 일당을 더 받기 위해 웬만한 돈엔 꿈쩍하지 않고 마음이 급한 농민들은 웃돈을 줘가며 구하다 보니 인건비가 뛰기 일쑤다. 이곳에서 형성된 인건비는 인력알선업소와 무허가업소의 인건비 책정에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상승세로 작용하고 있다.

◆ 농번기철 반복되는 대민 봉사 한계 = 인력난을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은 현재로선 없다. 행정은 대책 일환으로 5월20일부터 6월20일 한달간 농촌일손돕기 기간으로 정해 민·관·군이 동원된 일손돕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을 못받는 농가들로부터 불만도 사고 있어 영구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데 있다.
무안군은 인력난 해결을 위해 지난 2007년에는 인력직거래사업을 추진해 봤지만 인력시장의 인건비를 따라갈 수 없어 무산됐다. 또한, 2014년 10월부터 무안군 황토랑일자리지원센터(해제면 유월리)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안정적인 영농인력 공급과 인건비 안정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이유는 낮은 품삯 때문이다. 무안군은 시중 인건비보다 조금 싼 5~7만원을 제시하고 있어 근로자들이 기피하고 있다.

무안군 황토랑일자리지원센터(☏453-5856)에는 숙소, 샤워실, 식당 등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무안 외 지역에 거주하는 영농일자리 참여자에게 무료숙소 제공으로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게 영농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469명에게 일자리를 알선(숙소이용 445명)했고, 하반기에도 363명에게 일자리를 알선(숙소이용 178명)하는 등 총 832명에게 시설을 이용한 영농일자리를 제공했다. 올해 역시 지난 5월말 조선대학교 학생 50여명이 이곳을 이용해 농활활동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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