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무안군의 최대 특산물로 알려진 양파는 무안에서 1932년 최초 재배돼 올해로 84년의 역사가 됐다. 그 동안 무안양파는 전국 최대의 주산단지와 최고 품질 명성을 얻으면서 농가들의 경제기반을 닦는데 일조해 오면서 지금까지 전국 재배면적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무안군은 군민 70%가 농수산업에 종사하고 있어 양파산업이 무너지면 농가소득에 영향을 미치고 산업기반마저 무너져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한때 전국 재배면적 26%대 이상이었던 무안양파는 지난해 18.62%까지 떨어졌다. 이는 무안지역 양파 재배면적이 줄었다기 보다는 양파재배가 매년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전국대비 재배면적 자동감소로 이어져 무안 ‘양파 주산단지’ 위상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매년 반복되는 가격폭락은 이제 더 이상 안정적 소득작목으로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고, 설상가상 연작장애와 온난화로 인한 각종 병충해 창궐, 추대와 쌍구 발생에 따른 수확량 감소,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 심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더 이상 무안에서 소득작물로서의 경쟁력을 잃게 하고 있다.
특히, 양파 재배기술 발달로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양파값 하락에 따른 농민들의 근심은 매년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오락가락 땜질식 정부정책은 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본보는 2007년 지리적 표시 등록까지 획득한 ‘무안양파’에 대해 ‘위기의 무안 양파 대안은 없나’는 제하로 무안양파의 현 실정과 소득작물로의 방안을 4회 기획특집으로 짚어본다. ● 편집자주
1. 무안군 농업소득 1위 ‘양파’ 명성 흔들
◆ 1932년 최초 양파 재배, 올해로 84년
무안군의 최대 특산물로 알려진 양파는 무안에서 1932년 최초 재배돼 올해로 84년의 역사가 됐다. 그 동안 무안양파는 전국 최대의 주산단지와 최고 품질 명성을 얻으면서 농업군으로써 농가들의 경제기반을 닦는데 일조해 왔다.
양파가 처음 전래돼 재배될 당시 무안지역은 일제의 수탈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삶에서 양파는 돈으로 바꿀 수 있는 ‘환금작물’로 농가소득에 큰 힘이 되었다. 그 후 무안군의 경제적 춘궁기를 해결해주는 효자 작물로 기하급수적으로 재배가 늘어 무안지역 양파재배가 한 때 전국의 26%를 차지 할 만큼 지역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왔다.
하지만 기후 온난화 등에 따라 양파재배가 전국화 되면서 전국대비 재배면적 감소로 돌아섰다.
◆ 무안군 농업소득 1위 ‘양파’
무안군 2013년 말 농업 작물 재배 현황을 보면 52.6%가 벼농사를 짓고 있다. 다음은 양파가 21.9%, 콩 14.1%, 마늘 3.9%, 배추 3.8%, 고구마 3.7% 등 순이다. 때문에 농작물 최고 소득은 당연히 벼농사로 알고 있지만 벼보다 양파에서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 무안군민들이 양파재배를 통해 벌어들인 소득이 약 1,66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4년 무안군 3,513농가가 3,647ha에서 양파농사를 지어 19만5,794톤(20kg 1,040만 망)을 생산했다. 20kg 망당 1만6,000원의 수매가를 적용할 경우 양파로 벌어들인 농업 소득만 자그마치 1,664억 원에 이른다. 이는 군민들이 논 8,614ha에서 벌어들이는 소득 790억 원(직불금 포함 벼 소득 1ha당 918만 원)에 비해 874억 원이나 많은 액수다.
2015년 무안군은 197만274톤의 양파가 생산돼, 이중 12%인 3만여톤은 300여곳의 양파가공 공장에서 즙으로 가공해 연간 4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양파가 무안군 농업소득에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소득 보장 대책과 함께 전국 최고 주산지의 명성을 이어갈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양파재배 전국화 “주산단지 명성 걱정”
전국 양파최대 주산단지 무안이 고령화와 기후변화, 연작에 의한 각종 병해충 창궐로 양파 재배가 매년 감소 추세이다. 반면 전북, 충청, 경기, 강원도 등에서 양파를 새로운 소득작물로 육성하고 있어 주산지 입지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양파는 현재 전라북도 부안, 고창을 비롯해 충남 서산, 충북 보은군에서 새로운 농가 소득작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한, 엄두조차 못냈던 지역이 기후변화로 인해 재배지가 북상,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파주시, 포천시 등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이는 비닐멀칭과 파종 시기 등 재배기술이 보급되면서 부터이다.
반면 무안군의 양파 전국대비 면적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곧 재배농가가 줄었다기 보다 양파 재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감소하는 추세여서 갈수록 주산단지의 명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무안군에 따르면 무안양파는 지난 1996년 전국 재배면적(9,661ha) 대비 22.90%(2,213ha)를 차지했다. 이후 10년 뒤인 2006년부터는 재배면적이 3,446ha로 급속히 늘었고, 2010년 4.074ha까지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말 3.355ha로 3천ha 이상 재배되고 있다. 하지만 재배면적은 늘었지만 전국대배 재배면적은 오히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참조)
반면 전북은 같은 기간 4%에서 7%로 늘었고 충남은 1.8%에서 2.2%로 충북도 0.2%에서 0.6%, 경기도도 0.3%에서 0.4%로 늘었다.
◆ 기후 온난화, 연작피해 등 병충해 매년 늘어
82년 전부터 양파를 재배해온 무안군은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재해와 연작에 따른 노균병, 땅병 등으로 양파재배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양파 농사가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
농협 관계자 A씨는 “무안군의 경제적 춘궁기를 해결해주는 효자가 양파다. 양파농사가 줄어들면 지역경제에 타격이 크다”면서 “기후변화에 대비해 대체작물을 육성하고 기계화와 병해충 방제법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고령화 심각, 인건비 상승
전남지역 농가 감소세가 전국 평균 감소율보다 훨씬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27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내놓은 ‘2010~2014년 광주·전남 농업형태의 변화’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농가 수는 17만2천가구로 2010년의 18만3천 가구에 비해 1만1천281가구가 감소했다. 감소율은 6.2%로 이 기간 전국 평균 감소율 4.8% 보다 높았다.
특히 농가 경영주의 연령별 분포는 70세 이상이 45.3%(7만8천가구), 60대 28.5%(4만9천 가구), 50대 18.7%(3만2천 가구) 순으로 60대 이상이 73.8%를 차지, 농촌 고령화 현상을 보여줬다.
지난해말 무안군 고령화는 남악을 제외한 9개 읍면 평균이 28%대를 유지하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 롤러코스터 양파가격
양파가격이 매년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면서 농민들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2014년 풍작으로 생산비도 건지기 어렵게 되자 재배면적을 줄인 농민들이 2015년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다시 양파재배를 늘렸다. 이 결과 올해 생산된 조생종 양파가격은 4월 말 들어 본격 출하되면서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울 만치 급락했다.
이는 예년과 달리 2016년산 조생종이 4월 말 제주, 고흥, 무안 등 주요 주산지에서 동시 출하되면서 수급상황이 과잉기조로 돌아서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양파 재배면적은 1만9891㏊로 전년 1만8015㏊보다 10.4% 증가했다.
◆ 농자재비 상승, 생산비도 못건지는 양파
농민들에 따르면 양파 20㎏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원가(인건비 제외)는 대략 8000원이다.
지난 10년간 농가가 농축산물을 팔아 거둔 소득보다 임금과 농자재 가격 등이 더 큰 폭으로 올라 농가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다.
농가구입가격지수는 농촌임료금이 51.9%나 오르고 농업용품(46.7%), 기계용품(25.5%)도 가격지수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곧 양파 가격은 정체하고 농업 경영비가 늘어나 농가가 주업인 농업으로 거둔 소득은 줄고 있다.
2014년 저장물량이 많다고 하여 정부가 조생양파를 갈아엎는 탁상공론 대책이 실시됐다. 당시 농협 양파 수매가격이 20kg당 7,000원으로 책정됐다.
2400평 양파농사를 짓는 양파재배 농가 A씨의 일례다. 양파 작업에 투자한 비용은 한 마지기(200평) 기준으로 밭을 가는데 트랙터비 7만원, 퇴비 13만원, 화학비료 3만원, 피복 비닐 6만원, 양파 종자 11만원, 심는 인건비 10만원, 농약비 10만원 등 수확 전에만 60만원이 투자된다. 문제는 수확이다. 천정부지 인건비는 1인당 13만원에 이르고 망띠기(양파를 망에 담는 일) 작업은 한 망당 1천 원씩으로 사람당 많이 담으면 하루에 400망 담다보니 3명이면 120만원이 지출된다. 결국 2400평 양파농사에서 자신의 인건비는 제외하고라도 1,500만원을 투자해 수매가격은 900만원이 측정돼 고스란히 600만원은 손해였다.
◆ 정부 수급조절 실패 ‘농민만 봉’
정부는 그때그때 양파가격 안정을 위해 내 놓은 시장격리 대책이 오히려 양파가격을 폭락시키고 시장 질서를 교란시킨다는 지적을 매년 받고 있다.
조생양파 파동은 2000년 이후에만 일곱번째 발생했다. 2001년, 2002년, 2004년, 2007년, 2011년, 2014년, 2016년 등 3년 주기의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이처럼 양파 가격파동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정책 없이 정부는 그때마다 땜방으로 위기를 넘기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정부는 물가 상승의 주범이 농산물로 지목, 물가 잡기 방법으로 수입 카드를 남발하고 있다.
정부는 2015년 양파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폭등하자 공급부족 최악단계인 ‘심각’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이미 양파 생산량 감소가 예견됐었는데도 뒷짐만 지고 있던 정부가 수급조절에 실패한 탓이다.
통계청이 지난 2015년 5월초 발표한 ‘2015년 양파 재배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양파 재배면적은 1만8,015㏊로 2014년보다 24.6%나 줄었다. 이는 평년에 비해서도 18%나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4월 관측월보에서 양파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7.9%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적정량을 생산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2015년 양파생산량은 고온, 가뭄으로 작황까지 나빠 적정생산량 123만7천톤보다 14만4천톤 적은 109만3천톤에 그쳤다. 때문에 1㎏당 양파 도매가격은 5월 731원에서 6월 996원, 11월 말 평균 1,700원대까지 폭등했다. 지난 3월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도매가격이 1,712원으로 평년(763원) 대비 124% 상승해 20kg 한망에 상품가격이 3만원이 넘는 경락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2011년 734원, 2012년 1,068원, 2013년 901원, 가격이 유래 없이 폭락했던 2014년 398원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만톤의 양파를 수입, 같은 기간 2014년 2만4천톤에 비해 8배 넘게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