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젊다는 것은 꿈이 있고 미래가 창창해서 좋다. 때문에 기성세대들은 젊은 시절의 추억을 가장 많이 가슴에 묻어두고 회고 하곤 한다. 반면 그 시절에 대해 후회가 많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좀 더 열심히, 좀 더 많은 도전을 해 봤으면 하는 반성이 따라 다니기 때문이다.

요즘 20∼30대 젊은이들이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 놓는다고는 하지만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 게 현실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4월말 기준 20∼30대 취업 무경험 실업자가 9만5천명으로 12년여 만에 가장 높다고 한다. ‘2030 청년백수’ 실업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게 20대의 자화상이다. 더구나 취업 준비조차 않고 특별한 이유 없이 쉬고 있는 20대도 25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 정도면 청년실업이 국가의 미래로 보자면 개인 문제로 치부하기엔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노동시장은 젊은이들의 취업으로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오랜 경기침체로 인한 불확실한 경제 탓에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여기에 업무 배치까지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졸업생보다는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있고, 불안한 경제 상황 때문에 직장인들도 조기 퇴직을 미루고 버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결국 젊은이들은 청년실업 책임이 “정부와 기업들에 있다”며 스펙을 쌓아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취업문 때문에 자포자기가 느는 경향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공기관들 조차 상당수가 매년 정원의 3% 이상 청년을 고용토록 한 의무를 안 지키고 있다니 정부 탓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2030세대의 실업자가 느는 데는 자식에 대한 부모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고, 당사자인 젊은이들도 연봉만 보고 직장을 찾는데도 문제가 없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석·박사 등 고학력 우수인재만 5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이들은 중소기업 일자리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기업중소기업들은 언제나 구직난을 겪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쯤되면 고학력의 자존심을 벗어 던지고 부모나 할아버지 세대가 겪어온 눈물겨운 삶도 들여다 볼 줄 알았으면 한다. 60 70년대에는 먹고 자고 입을 것조차 변변치 않았다. 가족 부양 책임에 오직 일하는 기계가 되어 자신을 희생해 왔던 부모세대에 비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도전을 두려워하고 힘든 일을 꺼려한 채 안주하는 경향이 크다. 취업, 결혼 그리고 꿈을 포기한 3포 세대라고까지 불린다고 하니 답답하기도 하다. 물론 부모의 충고를 잔소리로 여기고, 그때와 지금은 엄연히 시대가 다른데, 어떻게 동일한 잣대를 들이밀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부모세대들 대부분은 직장에 적성을 맞추면서 살아 온 사람들이다. 때문에 매일 아침마다 사표를 가슴에 품고 나가지만 결국은 가정이라는 무거운 짐을 털어 버리지 못해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는 자식들을 통해 한을 풀어 보려고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살아왔기에 젊은 세대의 실업난을 보면 허탈할 수 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990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나라 중산층의 삶의 질 변화를 소득 부문과 지출 부문에 대해 비교·분석하여 지난 19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중산층 소득은 높아졌지만 ‘삶의 질’은 나빠졌다. 주거비, 교육비 상승이 소득 증가 속도보다 가팔랐다는 것. 특히, 자녀에게 쏟는 교육비가 연평균 7.8%씩 늘어났고, 학원비 비중이 고소득층보다 높았다는 것은 중산층들의 자녀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지금은 취업을 못해 청년백수로 머물고 있어 부모들은 답답해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은 내 눈을 통해 바라보는 만큼 한정돼 있고 내가 의도적으로 선택하여 보고 싶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세상도 그렇게 보이기 마련이다.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고려하여 실천이 가능한 구체적 목표를 정하여야 한다. 큰 목표를 향한 단계적 목표를 설정하여 디딤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지나친 목표를 정하거나 과도하게 욕망을 앞세우면 힘들어 주저 앉게 된다. 일단 직장에 들어가 일을 하다보면 길이 보인다. 그런데 고학력자들은 입맛에 맞는 대기업 직장만 찾고 있는 경향이 짙다.

세상에 완전한 준비란 없다. 사는 대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생각한 대로 삶이 이뤄진다고 한다. 삶은 어차피 모험이고, 100% 확신이 설 때까지 기다렸다가 길을 나선다면 너무 늦을 때가 많다. 내가 특별한 것이 없듯이 다른 사람도 특별한 것이 없다.

고난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며, 삶은 다른 사람과 경쟁이 아닌 나 자신과 벌이는 장기적 레이스이다. 나를 낮추고 중소기업이라도 찾아 디딤돌로 나서는 청년들의 용기가 보고 싶다. 그리고 부모들도 투자한 교육비에 대한 기대치를 버리고, 기다려 주는 여유가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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