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동생 줄 것은 없어도 도둑 줄 것은 있다”는 옛 속담이 있다. 도둑 맞을 것이 없다고 방심하지 말고 항상 자기 물건을 잘 간수하라는 뜻이리라.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에 도둑으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처음엔 경기가 안좋다 보니 도시민들의 우발적인 생계형 범죄이것거니 했었는데 그게 아니다. 도둑들이 자동차를 이용하는가 하면 농작물은 기본이요. 심지어 철제 대문에서부터 맨홀 뚜껑까지 돈이 된다 싶으면 무엇이든 쓸어 담아가고 있으니 무도의 극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농촌은 들녘 일손이 바빠지고 집을 비우는 농가가 많아졌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농촌 주민이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다 보니 마을 회관이나 경로당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도둑들은 농촌의 빈집을 제 안방 드나들 듯 하면서 귀중품을 훔쳐가고 있다. 도둑들의 수법도 가지각색이다. 봄나물을 캐는 척 하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인삼밭을 파헤치기도 한다. 강태공을 가장한 도둑들은 어둠을 기다렸다가 다음 날 출하를 앞둔 가두리 양식장을 털어서 달아난다.

지난 해 가을, 여름내 땀 흘리고 애써 가꾼 농작물을 도둑들에게 또 털리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농민들이 아니던가! 인삼밭 주인만 편한 잠을 못 이루는 게 아니다. 참깨, 마늘, 마른 고추 등 고가의 농작물에서부터 탈곡 후 들판에 야적한 볏가마는 물론이고 소와 돼지 등 가축도 차떼기로 훔쳐가기도 한다. 고가의 농기계도 주의 대상이다. 양수기 한 대도 무논에 방치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오죽했으면 도회지 현금인출기 앞에나 있었을 방범용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해가며 도둑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을까!

그동안 농촌 인구는 계속해서 줄고 이제는 고령화 되다 보니, 지능화되고 기동력까지 갖춘 농촌 도둑들이 활개를 칠 수 밖에 없다. 보이스피싱 조심하랴. 도둑 지키랴... 농민들의 고민과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서울 안가고 집에 있어도 코를 베어가는 세상”이 되었다. 한 참 바쁠 때는 고양이 손도 아쉽다는 농번기에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도둑들이 야속할 뿐이다. 도둑들에게 무슨 양심을 기다할 수 있을까마는 구슬땀을 흘리시는 농민들의 일손을 도우며 함께 살수는 없는 것인지 그들의 양심에 대고 묻고 싶어지는 것이다.

경찰은 이 같은 농촌 도난 사건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봄철 농어촌 치안유지 특별 대책”을 수립하고 취약지 순찰을 반복 실시하는 한편 거둥수상자에 대한 검문검색, 신고 접수 시 가장 신속한 출동을 목표로 근무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 인력이 제한되어 있는데다 산발적으로 사건이 발생하다보니 예방이나 범인 검거에 애로가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차제에 농민들 스스로도 도난 사고를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장 기본적인 사항 몇 가지를 당부 드리고자 한다.

첫째, 집을 비울 때는 반드시 이웃에게 알리고 출입문을 잠근 뒤에는 열쇠를 남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현관 근처에 보관하지 않도록 하자.

둘째, 고가의 농산물과 중요한 장비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야적하거나 논밭에 방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셋째, 마을에 평상시에 보지 못했던 외부 차량이 주차되어 있으면 차량번호를 메모해 두고, 의심사항이 있을 때는 즉시 가까운 파출소나 지구대에 신고하자.

넷째, 잠깐 집을 비울 때는 라디오나 TV를 켜두는 것도 빈집털이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다섯째, 마을 회의 때나 반상회 등을 통하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할 경우 이웃마을끼리 협조하여 동네 어귀에 CCTV를 공동으로 설치하는 것도 검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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