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넓히지 않는 집착은 주관이 아니라 고집이다. 그런 고집이 결국 사회를 불통으로 만들고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심각한 가치관의 혼돈에 빠져 있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어느 쪽이 바른 길인지의 판단은 뒷전이고 끼리끼리 패거리로 나눠 상호 모순되는, 때로는 정반대의 가치관만 공존하는 어지러운 상황이다.
1%의 기득권 문화가 얼마나 건전하고 넓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지역 발전은 좌우된다. 사람을 싫어하는 문화가 팽배해 지면서 불신사회가 난무해 가고 있는 요즘이다. 옳고 그름도 친분에 따라 좌지우지되다 보니 선거 때가되면 후보자는 없고 그 후보자 주변의 지인에 따라 판단하는 들러리 사회가 지역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이 나라를 뒤흔든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현재 미로에 갇혀 있는 무상복지 정책만 봐도 그렇다. 사사건건 여야 정치공방이 뜨겁고, 국회와 정부, 청와대간 입장이 다르다. ‘보수 대 진보’의 이념적 대립각도 만연해 갈등을 키우고 있다. ‘나는 깨끗하고 너희들이 이 사회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아전인수격 기득권들의 네 탓이 너무 심각하다.
이러다 보니 시대를 반영한 말들도 많이 등장한다. 그 중 하나가 ‘공화국’이다. 북조선 공화국은 익어 있지만 부패공화국, 비리공화국, 막장공화국, 사고공화국, 불륜공화국, 자살공화국, 찌라시공화국 등이 심심찮게 쓰이고 요즘에는 거짓말공화국까지 보태져 그야말로 공화국 천지이다. 이 모두가 우리에게 뭔가 찜찜하고, 불쾌하고 심란한 뒷맛을 남기지만 우리를 가장 심란하게 하는 건 아마도 거짓말공화국이지 싶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거짓말이 하도 많아 신뢰도 한번 의심하고 넘어갈 지경이다.
지난해 말 예산 수립 과정에서 불거진 아이들과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을 두고,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지만 무상급식은 법적으로 교육청 책임이라는 것도 그렇다. 무상보육은 대통령 공약이니 예산을 편성해야 하고, 무상급식은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공약이니 알아서 하란 말은 어린이 복지를 두고 억지 논리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무상급식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등을 거치며 이미 사회적 합의가 이뤄 졌고 대부분 자치단체가 시행해오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무상보육 대선 공약 나가시니 무상급식 비키라는 식은 거짓말 공화국의 일례로 비쳐지기 쉽다. 정치인들의 아전인수격 립서비스 각종 공약도 다르지 않다. 면전에서는 공약이고 불리하면 숨어버리는 정치인들의 행동도 거짓말 공화국을 만드는데 자유로울 수 없다.
길가에 줄이 하나 떨어져 있어 주워들고 집에 갔더니 줄 끝에 소 한 마리가 달려 있어서 감옥을 가게 됐다는 민담 속의 억울하다는 소도둑은 속이 환히 보이는 거짓말이다. 속 보이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졌다. ‘정직’을 가훈으로 삼고 살았다는 전직 대통령의 말을 들으며 오죽했으면 정직을 가훈으로까지 삼았겠는가 싶기도 하다. 지식사회로 접어들면서 취미란에 독서라고 적은 것이 한때 유행이었듯이 거짓이 진실처럼 보이는 포장이 너무 많았다.
요즘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우리지역도 어수선하다. 특히, 다른 지역과 달리 군수의 직위상실에 해당하는 1심 선고를 두고 보궐선거 이야기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각종 음해와 편가르기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동시 조합장 선거를 두고 상대 예비후보에 대해 금품수수 등 아니면 말고식 각종 음해성 네거티브와 도덕적인 인신공격성도 기득권 사회를 중심으로 공공연히 옮겨 다니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이득과 살아가는 생존 방법의 차원에서 예비후보들에게 일찍부터 줄을 서서 편가르기 하는 이들은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부끄러움을 조차 모른다. 이미 그들은 그들만의 틀안에서 재단을 해두고 상대에 대한 배려나 이해의 측은지심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수가 없다.
보이는 것만큼만 보고 더 이상은 보지 않으려는 그들의 선거꾼 놀이가 갈수록 지능화됨을 보면서 그 비상한 머리를 무안군 발전의 역량결집에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설날이 내일 모레다. 민족의 대명절 중 하나인 설날은 혈연 지연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모 가족이 모여 화합하는 자리이다. 이번 설날을 계기로 갈등과 반목, 야합과 음해가 사라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무엇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명절이면 나눔을 베풀었던 것 처럼 배려와 양보 그리고 상대를 이해하는 역지사지 입장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