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구 해제동초에 100명 숙식 가능한 센터 운영
10월 초 근로자 모집 나섰지만 지원자 한명도 없어
임금, 직업소개소와의 경쟁관계 등 추진 쉽지 않아

[무안신문=서상용기자]무안군이 농번기 천정부지 치솟는 인건비를 잡기 위해 올 가을 숙식이 가능한 일자리센터를 시범운영하기로 했지만 근로자들이 모집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사업 취지는 좋지만 임금, 직업소개소와의 경쟁관계 등 여러 가지 복병이 나타나 쉽게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무안군은 목포해양대가 운영하고 있는 해양수련원(구 해제동초)을 임대해 100여명 수용 규모의 황토랑일자리센터를 건립하고 올 가을 농번기 시범운영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황토랑일자리센터는 무료 숙식이 가능하고 무안군이 기본적인 반찬과 쌀도 제공한다.

이에 따라 군은 이달 초 광주와 목포권 정보지에 구인광고를 내고 타시군 지자체, 관외 농협 등에 영농인력 모집 안내문도 발송했다.

그러나 10일 현재 무안군에서 일을 하겠다고 나선 근로자는 한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의 전화는 오고 있지만 일단 하루 일당이 5~7만원으로 낮게 책정돼 근로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군은 자칫 무안군이 제시한 가격이 기준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시중 인건비보다 조금 싸게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무안군은 인력모집이 쉽지 않자 직업소개소나 자가 인력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대규모 농가들을 대상으로 인력구하기에 나섰지만 직업소개소는 일자리센터와 경쟁관계일 수밖에 없고 대규모 농가들도 자신들이 확보하고 있는 인력을 빼앗길 수 있다는 판단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무안군은 앞으로 도시권 소재 인력소개소를 직접 방문해 인력모집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범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

무안군 관계자는 “경북 영양군이 2~3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연착륙 했다”면서 “취지는 좋지만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어 추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고추농사를 많이 짓는 영양군은 무안군과 비슷하게 9~10월 고추 수확시기에 인력난을 겪고 있다.

2012년 78명이 숙박 가능한 일자리지원센터를 개소한 뒤 인력난 해소에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2층 건물에 인근 대구는 물론 서울, 부산에서 내려온 70여 명의 인력이 생활하면서 영양 곳곳 농가와 연결돼 고추농사에 투입되고 있다.

숙박비나 생활비는 따로 없고 식사 당번을 정해 식사를 해결하며 영양군에서 이들에게 반찬재료를 제공해 주는가 하면 외지 인력들에게 상해보험료까지 지원해 줘 반응도 좋다.

교통, 숙·식비가 들어가지 않아 일당이 고스란히 수입이 되기 때문에 짧게는 3일, 길게는 몇 달간 체류하는 인력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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