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무안군수 서삼석

10월은 예부터 상달이라고 일컬어 왔다. 물론 음력을 지칭 하는 것이지만 양력 또한 달 중에 으뜸달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음력 10월은 결실의 풍요로움으로 농경사회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것이고, 양력 10월은 법정 공휴일과 각종 기념일 그리고 지역 마다 특색 있는 축제가 자연과 더불어 열리고 있는 달로서 힐링과 정서 함양에 이바지 하는 달이다.

이런 10월이 경로의 달이라는 것과 그중에 2일이 노인의 날이라는 것을 알거나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될까?

인간 수명 100세 시대를 앞두고 이 시대의 노인들이 겪고 있는 삶의 환경은 어떠하고 어느 정도인지를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자식들은 어느 정도 체감하고 있는지를 묻는다면 그 수치는 과연 어떤 결과를 나타 낼 것인가?

반면에 노인들은 이 사회를 두고 자신들이 느끼는 정도를 뭐라고 말씀을 하실까? 굳이 묻고 답하지 않아도 대강은 짐작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보면 될 것으로 본다.

5천만 국민 중에 65세 이상의 노인 분들이 600만 명을 넘어서고, 그 중에서도 전남이 21%를 넘어선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에 노인의 날이 제정 되었는데 이는 1948년 제3차 유엔총회에서 노인권리선언문을 채택한 후 반세기가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현존의 노인들이 체감하는 노인행복 지수는 아직 아니라는 것 때문에 정책개발과 지속적인 지원책이 크게 강구되어야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조금만 방치한다면 더 큰 재앙적 노인 문제는 초고령 사회의 진입이 코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예산과 인력 타령을 하기에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먼저 해야 할게 있다. 경로효친의 의식을 높이는 교육이 사회전반에 걸쳐서 이뤄 져야 한다. 그래서 노인문제가 국민의 관심 속 한 가운데 자리를 잡아야 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국가나 지자체는 상응하는 정책적 대안을 꾸준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행여나 노인복지를 퍼 주기식이나 선심성쯤으로 알고 행한다면 아주 잘못된 것이고 국가가 의당해야 할 사업으로 우선순위에서도 당연히 제1을 점해야만 한다.

매년 예산철만 되면 노인들의 가슴을 졸이거나 멍들게 하는 정치적인 우를 더 이상은 범해선 안 되고 더 잘해드리지 못함을 부끄럽게 여기거나 미안 해 하는 모습 속에서 노인들이 웃는 그나마의 세상 일부일 것이다.

또 하나는, 경로와 효친은 하루아침에 이뤄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중 지속 되어야 한다.

물론 생계의 현실 때문에 떨어져 사는 자식들만 나무랄 수 없지만 어차피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이기에 복지의 소프트웨어를 세심하게 만들어 실천해 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노인 분들이 노인의 날 하루 만족하기를 원하시는 분은 단 한분도 안 계실 것이므로 내용면에서는 365일이 늘 그런 날이 되기를 기대하고 계실지도 모르니 그중에 절반만이라도 충족 시켜 드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9월 세 번째 월요일을 공휴일인 경로의 날로 정해서 연휴동안 자녀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하는 등 실제로 충분한 시간을 함께 하도록 배려했다는 속 깊은 얘기를 들었다.

자, 이제는 우리도 일 년에 몇 번 행사적인 만남과 통장에 용돈 넣어드리는 것 말고도 진정 내 부모님과 이 시대의 노인분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들을 제대로 헤아려서 남은 여생 불안과 고통 없이 사시도록 해 드려야 한다.

그것은 대접이 아니라 당연한 도리다. 노인 분들에게는 천부적인 권리이고 이 사회에는 피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노인 분들이 예스라고 답하실 때 까지 우리는 전력을 다 해야 한다. 노인(老人)은 절대로 그냥 안 들어(NO IN)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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