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고집으로 만들고 옹기에서 발효숙성
SNS로 장류 판매하는 이정훈·황선숙 부부

▲ 이정훈 씨(해제면)
[무안신문=김진혁기자]“큰 욕심을 부리다 보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게 됩니다. 농산물과 농산가공품은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만큼 정직하게 제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해제면 용학리에 소재한 ‘친정나들이(대표 황선숙)’는 이정훈(49·사진)·황선숙(48) 부부가 우리 밥상에 없어서는 안될 장류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장류원료가 되는 밭작물 콩 등은 농약을 전혀 치지 않고 재배하고 천일염, 엿기름 등 천연 재료만 첨가해 발효시켜 장류를 생산, SNS를 통해 판매하여 소득을 올리고 있다.

‘친정나들이’는 이 씨 부부가 2011년 설립한 소규모 농업가공회사로 황토밭에서 직접 재배한 콩과 채소를 사용해 장류를 담근다. 우선 메주를 띄우고 나서 장류를 만드는 과정이 시작된다. 된장과 고추장, 각종 장아찌는 2년, 조선간장은 3년을 발효시키고, 천일염은 무안과 신안산을 간수를 빼서 쓴다. 장류의 단맛을 내는 재료는 직접 재배한 엿기름을 쒀서 조청을 만들어 쓰다보니 외부 조달은 천일염 정도이다. 전통 방식의 장류제조는 메주를 쑤는데 이 과정이 있어야만 맛이 깊어진다고 한다. 특히 정제염이 염화나트륨을 99% 함유하고 있다면 천일염은 82.85% 함유하고 나머지 구성은 인체에 이로운 칼슘, 마그네슘, 아연, 칼륨, 철 등의 무기질(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구별된다.

이 씨는 “대량생산 체제에서는 정제된 효모와 유산균, 소금, 조미료 등을 사용한 빠른 발효로 일반적인 단맛을 내는 반면 전통 발효는 긴 시간과 기다림, 자연의 혜택이 있어야만 깊은 맛이 난다”며 “소비자의 주문이 많아 생산량이 부족해도 정해진 발효기간을 거치지 않은 것은 내보내지 않다보니 이는 맛을 본 소비자가 더 잘 알고 있다”고 확고한 전통 장류제조에 대한 신념과 고객과의 신뢰관계 구축을 강조했다.

사실 좋은 것도 알려지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씨 부부는 처음에 부인 황선숙 씨가 농촌생활을 하면서 이웃 할머니들에게 배운 밑반찬과 장류 담그기가 점차 경험을 통해 손맛으로 쌓이면서 시작했다. 주변 지인들이 한 번 판매를 해보면 어떻겠느냐라는 제안에서 창업과 고객확보 아이디어가 나오고 정책자급 100만원을 지원받아 시작했다.

홍보판매를 위한 홈페이지(www.친정나들이.kr)를 개설했으며 유선 온라인에서 무선 온라인으로 바뀌는 시점에서 SNS(☎ 010-2630-7332. 카카오톡)를 활용해 고객 700여명을 확보하고 직거래를 하면서 매출이 조금씩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약 7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이를 조금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씨 부부는 이에 고무돼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 욕심을 부리면 그 만큼 육체 정신적으로 힘들어지고 고객이 원하는 건강한 상품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관된 자세로 제조에 임해야만 건강에 좋은 발효식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이 씨는 “장류는 사 놓으면 오래 먹는 것이기에 처음부터 큰 매출을 올리기는 어렵다. 다만 고객과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관리한다면 꾸준히 지속적인 판매가 가능하다”며 가공장 가까운 곳에 황토방을 만들고 고객을 초청하여 발효음식도 맛보고 농촌체험도 하면서 한 가족처럼 지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친정나들이’는 옛날 우리 어머니들이 시집와서 살다가 시어머니의 허락을 받고 휴가를 겸해 친정에 가는 것으로 친정에서 며칠을 지내다 시댁으로 돌아갈 때는 친어머니가 준비해 둔 각종 야채류와 장류를 싸들고 간다. 이때 언제 또 만나게 될지 몰라 서로 부둥켜안고 울다가 느릿느릿 기어가는 대중교통을 타고 저녁 늦게 시댁으로 돌아온 어머니는 식구들을 위해 친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장과 양념채소로 음식을 하면서 맛을 보고 친정어머니 생각에 다시 운다는 깊은 맛이다. 그 맛을 전하기 위해 ‘친정나들이’ 이정훈·황선숙 부부는 옹고집으로 지켜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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