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전 작물과학원 목포시험장 장장)
■ 무안 차(茶)의 역사와 자생지 조사
세종실록 지리지(1454년 변계량, 맹사성 등 5인 편저)에 적힌 34개소의 차 산지에서는 작설차나 차 등 토산물을 공물로 바쳤다(土貢)고 기록하고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이행, 홍언필 편저)에서도 차산지 35개소가 기록되어있는데 무안군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무안군의 차 재배와 차생활의 역사는 백제나 신라, 고려시대까지 올라가는 것이 아닌지 검토해볼 과제이다. 그리고 2005년부터 2006년 사이에 조사한 차나무 자생지 조사결과 무안군 관내에는 무안 남산, 해제 신정리 고읍, 청계 월선리 월산, 몽탄 내리 양동, 몽탄 사창리 초당산, 몽탄 귀학리, 몽탄 구산리 호동, 삼향 맥포리 송산 학골, 삼향 유교리 원동, 몽탄 달산리 법천사 등 10개소로 많은 지역에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차를 생산하거나 음용하였다는 증거가 될 만하다. 다만 지명으로 보아 차산지로 추측이 되는 몽탄면 다산리(茶山里, 차뫼)에서 차나무를 찾을 수가 없었는데 좀 더 자세하게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며 무안군의 차 재배 역사도 더 깊은 연구가 있어야 될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차 산업의 도약을 위한 차 진흥법 발의
지난해 말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행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미래 신 성장 동력산업으로 인삼과 화훼, 그리고 차(茶)산업이 포함되어 있다. 차가 포함된 것은 인류의 육체적 건강은 물론 예의, 도덕, 자기관리 등 정신적 건강까지 챙겨주고 있는 차의 가치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차 산업은 선진국과 반대로 2007년부터 침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지난해에 국회의원들이 차 관련 진흥 법률안 2건을 발의해 놓고 있다. 한중, 한일 FTA협상에 걱정을 하고 있는 차계(茶界)에 희망을 주는 일로써 조속히 처리되어 차 농들과 차 문화계의 국산차 애용자들이 웃으며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안 삼향읍 초의길 30번지는 한국의 다성(茶聖)으로 일컫는 초의선사의 탄생지로 초의선사 기념관, 조선 차 역사박물관, 초의선원 교육관, 일지암 초당 등의 많은 건물들이 서 있고 용운 스님의 사회적 기업(주) 초의 차가 있다. 앞으로 차 관련 진흥법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유초중등학교에 국산차 급식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 때 자기지역에서 친환경 재배로 생산된 안전성 높은 차가 우선 공급될 것이므로 무안군은 차 산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된다. 하동군은 관내 학교 국산 차 급식 조례를 만들어 대비하고 있다. 녹차에는 많은 건강기능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고구마, 양파, 마늘 등과 같이 무안의 건강 기능성 특산품으로 육성시킬만한 가치가 충분하며 스토리도 충분하다고 본다.

■ 한국인의 차 생활 정신 “중정(中正)”의 의미
한국인의 차 생활 정신은 한국의 다성(茶聖)인 우리지역 출신 초의 선사가 가르쳐 준 “중정(中正)”이다. 대부분의 차인들은 중정을 차 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반드시 지켜야할 삶의 원칙으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다. 초의(草衣) 장의순(張意恂)이 동다송(東茶頌)에서 차를 우려낼 때 “중정”(中正)을 강조하였다.
여기서 중정이란 “차의 근본인 물(體)과 차의 싱그러운 기운(神氣)이 비록 온전하다 하더라도 찻일(茶事)의 과정에서 알맞음을 넘어 많거나 부족하면 차의 맛이나 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중정을 지켜 우려낸 차는 빛깔이 좋고(健), 차의 간이 잘 맞는(靈)”다고 하였다.

다신전(茶神傳)의 차를 우려내는 방법(泡法)에서도 중정의 방법으로 차를 우려내는 것을 말하고 있다. 즉 “차 주전자에 차를 넣을 때 차가 많지도 적지도 않고 알맞게 넣어야 한다. 차 잎을 많이 넣으면 차 맛이 쓰고 차 향기는 가라앉는다. 물이 많으면 우려낸 차의 빛깔은 맑고 맛은 부족하다”고 하였다. 결국 좋은 차와 좋은 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차 맛과 향은 찻 주인이 차와 물의 양, 물의 온도와 우려내는 시간 등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 중정(中正)의 생활화
다사(茶事)에서 습득한 좌우로 치우침이 없는 중정(中正)의 자세가 생활화되면 차인들의 일상생활에까지 승화(昇華)되어 나타나게 된다. 이 부분에서 한국 생활다도의 강점이 있으며 다사의 모든 과정에 의미와 상징성을 부여하여 일상생활에 확대 발전 적용(건강→예절→능력개발→도와 선)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차인(茶人)은 모든 사회생활에서도 매사를 관찰하고 과오를 판단하거나 의사결정을 할 때 좌우로 기울거나 알맞음에서 넘치거나 모자라도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오로지 중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경지에 도달하기위해서는 깨끗한 본래의 마음을 항상 밝고 맑게 하는 수신(修身)이 필요하다. 그 수신도 차 생활을 통한 끊임없는 수련과 명상으로 가능하다.

우리가 차 생활을 하는 목적은 건강을 지키고, 타고난 본래의 깨끗한 성품을 잘 지키며 자기관리로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데 있다. 육체적인 건강, 정신적인 건강, 사회적인 건강, 경제적인 건강을 다 갖추었을 때 완전한 건강, 즉 웰빙(well-being, 참살이)상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으로 본성은 순수무구하게 태어났으나 능력과 특성에 차이가 있으며 성장과정에서 학습되고 교육되어지는 데로 차이가 나게 된다.
따라서 모두 특성이 다른 창작품이므로 상호 있는 그대로를 먼저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그 것이 차 정신인 중정의 극치이다. 이 상태를 향한 노력은 자기의 행복을 위한 법칙이며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 원리이고 지도자들이 반드시 지켜야할 원칙이다.

■ 백성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 무안 건설
전라 감사를 두 번이나 지낸 이서구(1754-1825)가 지은 호남가를 보면 ‘창평한 좋은 세상 무안을 일삼으니’ 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에서 무안은 무 안민(務 安民)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도자들이 백성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힘쓴다는 뜻이라 생각된다.
고구마, 양파, 마늘, 갯벌, 낙지 등 건강에 좋은 환경과 농수산물이 풍부하니 열심히 일하면 건강하고 평안하게 살 수 있는 고장이다. 여기에 초의선사의 중정의 정신이 있고 아홉 마리의 용을 탄생시킨다는 승달산의 정기(正氣, 精氣)가 지금도 흐르고 있으며 초의 차가 있으니 후세들에게 큰 꿈을 안고 정진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차 생활을 통해 예절과 효와 정직과 성실을 가르치고, 차 생활 명상을 통해 자기관리와 학습스트레스 관리 등으로 능력을 배양하여 자기 목표 달성은 물론 사회와 나라를 위해 봉사할 줄 아는 훌륭한 인재로 양성하는 것이 가능한 곳이다.
현 정부는 6차 산업을 부르짖고 있는데 차 산업이야말로 문화까지 포함된 6차 산업 대상으로 적격이다. 고구마, 양파, 마늘 등도 6차 산업 관점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발전하는 미래무안, 행복한 미래 무안, 건강하고 평화로운 미래 무안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