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손 내미는 경찰아저씨…주규현 경감 퇴임
‘하이파이브 소통연구소’ 개설…전파 확산 노력

▲ 좌)장만채 전남도교육감 우)주규현 경감
[무안신문=김진혁기자]‘하이파이브 경찰관’ 주규현(57) 경감이 지난 6월말 현경파출소 근무를 끝으로 30여년의 경찰관 생활을 마감하고 명예 퇴직했다.

장만채 교육감은 지난 14일 퇴직한 주 경감에게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힘써준 점을 높이 사 이례적으로 감사패를 전달하고 “매일 등교하는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퇴직하는 날까지 투정한 봉사정신을 발휘해 왔다”며 “퇴직 후에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꾸준한 관심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주 경감은 지역 사회에서 ‘하이파이브(Hi~Five) 경찰관’으로 통했다. 매일 아침 근무지역 중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을 맞아 ‘하이파이브’ 하면서 붙여진 애칭이다. 주 경감은 학생들과 손바닥을 마주 치며 ‘하이파이브’를 외쳤고, 이후 ‘하이파이브’는 그의 전매특허가 됐다.

지난 2011년 운남파출소 소장으로 부임 당시 상사와 직원간에 형식적이고 딱딱한 인사를 탈피해 보려고 했던 ‘하이파이브’ 인사가 학생들로 확대, 주민 동참이 늘면서 재미난 인사법으로 지역 활력소가 됐다.

파출소 직원들과 함께 망운초, 망운중학교 교문에서 비가 내리는 날에도 ‘하이파이브’ 손을 내밀면서 “즐거운 아침 재미난 학교” 를 외쳤다. 처음에는 등굣길 학생들이 무표정한 표정에 낯설어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이파이브’ 몸짓에 익숙해졌고, “즐거운 아침 재미난 학교” 구호와 함께 학교의 새 인사법으로 학생들이 먼저 ‘하이파이브’ 손을 내밀 만큼 확산됐다. 좀 더 강하게 하려는 학생들, 창피해 하는 학생들 모두에게 함박웃음으로 아침 등굣길이 시작된다.

특히, ‘하이파이브’ 운동은 왕따, 흡연, 학교폭력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대화와 신뢰를 쌓는 소통으로도 인기가 높았다.

‘하이파이브’ 운동은 망운파출소에서 1년(망운중), 남악파출소 2년(남악중), 그리고 명예퇴임 전까지 현경파출소에서 6개월(현경중) 등 3년 6개월 동안 등굣길에 매일 이어져 왔다.

주 경감은 “하이파이브 인사는 궁극적으로 학생과 신뢰를 쌓아 학교폭력 예방에 목적을 두었다.”면서 “처음 ‘하이파이브’ 인사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보는 시선도 없지 않았고, 직원들도 창피해 했지만 호응도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고 말했다.

또한, “교문에 경찰이 서 있는 것은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에 도움도 되지만 학생들에게 즐거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와 아이들과 학부모, 주민들과도 빨리 친해진다”면서 “갈수록 스킨십이 부족한 세상에 친밀감을 높이고 기분도 업시킬 수 있는 하이파이브 운동을 지속 확대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찰관 재직시절 강의 요청도 잇따랐던 주 경감은 퇴직을 3년여 앞당긴데 대해 ‘하이파이브’ 운동을 통해 변화를 실감한 만큼 이를 보다 많은 학생과 교사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조만간 ‘하이파이브 소통연구소’를 남악에 개설할 방침이다.

주 경감은 석사(교육심리학), 박사(교육철학) 학위를 소유한 교육 전문가이기도 하다. “아버지는 아이들이 본받고 싶은 모델이며 아이들의 미래는 현명한 아버지가 만든다” 고 아버지의 역할론 강조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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