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삼석 전 무안군수
어디 만큼이니 ?

태양은 어김없이 떠올랐다.
아무생각도 없는 듯하다.
어제도 뜨고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뜰 것이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딸들아
동창이 밝아도 한참이 지났는데
밥상위에 숟가락만 뎅그러니 놓였구나.

머리 빗고 가방 메고
학교 가야지
이어폰 끼고 어서 달려야지.

운동장이 좁도록 뛰어다녀야지
여태껏 물속에서 무얼 그리 찾고 있나
더 늦기 전에 어서 어서 서둘러라.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다
그리도 짧은 이승의 이별이
먼 나라의 여행길이라고 떠나갔나.

누구를 원망 하랴
탓에서 무얼 하랴
입에 담고 생각조차 싫지만 잊고 가거라.

그러다 산자들의 부끄러움이
너의 귓전을 두드리거든
그래도 용서(?) 하여라.

아들아 딸들아
더는 못 부르겠다.
지금 어디쯤에 와 있니?

지금 어디만큼 가 있니?

2014년 5월 2일
세월 호 침몰 17일째
서 삼 석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