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마음을 이젠 글로 표현할 수 있어요!”
삐뚤빼뚤 글씨…70, 80대 할머니들 글 내용마다 감동

막내를 낳고 얼마나 기뻤습니다. 지금도 예쁜 행동으로 난 기쁘게 한다. 이제 사춘기인지 가끔씩 날 당황하게 하지만 사랑하는 우리 아들아 엄마가 널 엄청 사랑하는 거 알지, 나중에 어른이 되면 큰 사람이 되거라. 사랑한다(장 모씨(농아인) 52세)

▲ 수료식을 앞둔 한글교실 학생들 모습

2013 성인문해교실 수료식이 지난 17일 오후 3시 승달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김철주 군수, 양영복·정영덕 도의원 등 가족과 한글교실 수료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특히 이날 수료식에서는 무안군이 성인문해교육 성과를 알리기 위해 글을 읽고 쓰게 되면서 감동을 주는 글을 모은「성인문해 작품집」을 발간해 눈길을 끌었다. 성인문해교육은 배움의 기회를 놓친 교육 소외 계층과 장애인, 그리고 한글을 배우려는 이주 외국인들에게 무안군은 2008년부터 제2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

▲ '성인문해 작품집' 및 책자 내용

2013년에도 관내 6개 읍면(무안읍, 일로읍, 삼향읍, 현경면, 해제면, 운남면)에서 4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동안 100여 명을 대상으로 문해교실을 운영해 이날 수료식과 함께「성인문해 작품집」을 발간했다.

이번 발간된 작품집은 일제시대와 광복이후 격동의 세월을 보내며 어려운 가정형편 등으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한글을 읽게 되면서 아들, 딸, 며느리, 손자손녀들에게 사랑과 정성을 담아 쓴 글, 한국문화를 배우는 과정의 애환을 담은 다문화 여성의 글, 농아인들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글을 배우고 난 후 느낌을 쓴 편지 등이 됐다.

문해교실 수강생 중에는 70, 80대 할머니들이 주류를 이룬다.

▲ 김후미꼬(70세)학생의 사랑의 편지

이들 수강생들이 문해교실을 통해 한글을 읽고 쓰게 되면서 만들어 낸 편지나 글은 감동 그 자체이다. 더러는 맞춤법도 틀리고 삐뚤빼뚤한 글씨지만 읽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에는 충분했다.

글을 모르던 때의 아픈 사연과 글을 알고 쓰게 되면서 글 속에 기쁨을 듬뿍 담아내고 있다. 때로는 유치원생 글처럼 청순하다. 가슴 아픈 이야기도 많다. 무엇보다도 어려웠던 시기에 교육 기회를 잃고, 젊음을 희생해 오신 세대이기에 더욱 애틋하다.

한편, 수료식에서는 김철주 군수가 작품집 중에 인상이 깊은 편지를 직접 읽어 소개해 어르신들이 앞으로도 한글공부에 매진하도록 북돋았고, 수료생들이 직접 쓴 편지와 시를 발표하는 시간에는 가족과 참석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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