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계획 변경후 1년 동안 후속조치 없어
추진 지연될 경우 4년 뒤 개통 장담 못해
전남도 "기본계획 확정, 실시설계 시급"

2006년 이후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추진 중인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광주 송정~목포 구간 건설사업이 기본계획 변경고시 1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어 완공시기가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전남도는 기본계획 확정과 무안공항 경유경선에 대한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비 우선 배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국토교통부는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 7일 전남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3일 광주 송정역에서 무안국제공항을 거쳐 목포에 종착하는 것을 골자로 한 'KTX 광주~목포구간(64.9㎞, 설계속도 시속 300㎞) 기본계획 변경안'을 고시했다. 단, 무안공항 활성화 등 주변 여건이 성숙됐을 때 광주 송정~무안공항~목포 구간 신설을 검토 추진하되, 신설노선이 개통될 때까지는 기존 호남선 철도를 우선 이용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렸다.

이에 도와 지역민들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오랜 숙원사업인 KTX 광주~목포 구간 건설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변경고시 1년이 넘도록 이렇다할 후속조치가 없어 공사 지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이 박근혜 정부의 전남지역 7대 공약에 포함됐음에도 새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나도록 기본계획조차 확정되지 않으면서 기본 및 실시설계도 미뤄지고 있어 전반적인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더욱이 새 정부가 신규사업 억제와 함께 기존 SOC 사업도 지출 규모를 20% 이상 줄이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상황이어서 예산 우선배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도가 내년도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비 명목으로 요청한 국비 1000억원이 부처 예산에도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지역 국회의원들의 민원성 예산인 이른바 '쪽지 예산'에 대해 근절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어 국회 작업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기본계획 확정과 별개로 설계 용역이 이르면 2015년에야 착수될 수도 없어 2017년 완공은 재정상, 여건상, 공기상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다급해진 도는 무안공항 활성화와 환황해권 물류 교역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KTX 광주~목포 구간 적기 건설이 필요하다고 보고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국회 등을 10여차례 방문, 국비 배정과 정책적 배려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대규모 철도공사가 한 두건이 아니어서 국비 배정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2단계 사업비 3조1400억원에 설계 비용이 포함돼 있는 만큼 지역 사정과 여론을 반영해 우선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철도건설과 관계자는 "광주~목포 구간은 당초 직선 신설구간이었으나 무안공항 경유로 바뀌면서 곡선화 돼 사업비가 8000억원 가량 더 들게 됐다"며 "변경된 안이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재정적으로 가능한 지 등을 면밀히 진단하기 위해 사전 용역을 한차례 더 실시키로 하고 자체 용역비를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틀의 방향이 바뀐 만큼 변경안 대로 신설해도 되는 것인지 현재로선 정하기 쉽지 않다"며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전제조건인 주변 여건 성숙 여부를 꼼꼼히 따져본 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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