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무안군의 복지예산을 중심으로 노인복지정책의 허와실을 짚어봤다. 이번주에는 그 노인복지정책의 혜택이 어른들의 생활저변에 얼마만큼 스며들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무안군 관할구역에 거주하는 65세이상 노인인구는 약 15천명에 이른다. 그중에 병환이나 고령으로 인하여 거동이 어려워 누군가의 보호를 받거나 수발을 받아야 할 노인층이 적어도 7~8천명 정도가 되지 않을까 추산된다. 그런형편에 놓여있는 어른들 중에서도 홀로 살고 계시는 독거노인가정이 전체노인인구의 ¼정도를 차지한다고 하니, 그처럼 외로운 처지에 놓여있는 노인층 인구가 대략 4천명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국가에서 지급되는 기초생활 보조금과 같이 전국의 노령층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일반적인 노인복지정책을 제외하고는 그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의 사각지대가 생각보다는 대단히 넓은 편이다. 무안군 당국이 노인복지시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노인축제라든가 은빛교실, 노인당 지원사업등과 같이 갖가지 시혜사업들을 통틀어 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노인인구는 대략잡아 3천명 내외일 것으로 추산된다. 건강하고 활동이 가능한 노인층이 노인축제, 은빛교실 등에 중복하여 참여한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그런 추산이 나온다는 얘기다. 전체노인인구 15천명 가운데 1만명이상이 노인복지 시책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한채 그늘진 사각지대에 가려져 있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무안군 당국이 노인복지정책을 펴 나감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두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목이 바로 그 복지혜택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일이 아닌가 싶다. 기본적으로 노인복지서비스는 ①건강한 일반노인가정, ②홀로사시는 외로운 독거노인 가정, ③병고에 시달리는 노인가정으로 구분하여 서비스의 내용과 수준을 적용해야 한다. 노인복지의 시혜가운데 국가차원에서 시행하는 복지사업들은 그 취지에 맞도록 공정하게 정성을 담아 집행만 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그런 보편적인 노인복지의 시혜권에서 벗어나 있는 특수한 형편의 노인가정이다. 누군가의 보호나 수발이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병환중의 노인가정, 그리고 마땅히 의지할 곳이 없어서 외로운 처지에 놓여있는 독거노인가정이 전체 노인인구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나마 보호ㆍ수발이 꼭 필요한 노인가정의 경우는 국가제도로 「노인장기요양 보험제도」가 시행되어 중증에 속하는 노인가정의 고충을 상당부문 해소해 주고 있다. 노인성 질환으로 인하여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을 등급에 따라 요양시설에 입소시켜 돌봐 드린다거나, 요양보호사들이 노인가정을 방문하여 재가상태에서 간병을 해드리고 목욕ㆍ빨래ㆍ청소까지도 서비스를 해드리는 진일보한 복지제도이다.

그러나 이 제도만으로 보호가 요구되는 노인층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수는 없다. 그렇다고 국가재정부담을 감안할 때 수혜대상을 무작정 확대할 수도 없는 일이다. 따라서 국가적 제도나 정책만으로 시혜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해소문제가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자치단체장들마다 노인복지를 강조하면서 거창한 슬로건을 내걸고 있지만, 정작 노인복지예산의 비중을 높이는데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노인복지 서비스는 섬기는 정신과 봉사의 마음으로 접근해야지, 정치적 목적이나 인기전략을 염두에 둔 계산적 의도가 바탕에 깔려서는 곤란하다. 보호와 수발이 필요한데도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수혜등급에 미달된 노인가정에 대하여 자치단체 차원의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 국가제도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사회의 그늘진 곳에 격리되어 고독하고 외로운 삶을 영위해 가고 있는 노인가정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노인들이 가장 견디기 힘들고 불행하게 생각하는 일상가운데 큰 부분이 「외로움」이라고 했다. 명절이나 공휴일을 이용하여 자녀들과 함께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가정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시행할 수 있다. 심리적 치유를 해주는 말벗도우미 바우처를 운영할 수도 있다. 「노인복지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취미활동과 소일거리를 공유하고 의료해택, 구매사업, 외로움을 해소하는 갖가지 프로그램을 활성화 시키는 방안도 있다. 진정성이 있는 정책의지와 지극한 정성이 있다면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앞서가는 외국이나 자치단체들이 노인복지를 위해 정성을 기울여 발굴해 낸 아이템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신나는 문화예술 놀이터」, 「꿈을 반죽하고 희망을 굽는 쿠키트리 모임」, 「건강공동체 민들레의료생활 협동조합」, 「9988 신노인전성시대 모임」등과 같이 자치단체와 노인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행복한 노후생활을 만들어가는 사례들이다. 노인복지시책은 행정 편의주의에 함몰되어서는 안된다. 어디까지나 노인복지의 수혜주체는 노인층이다.

노인복지는 궁극적으로 경로사상을 바탕에 두고 노인들이 가족과 지역사회, 국가와 더불어 건강하고 즐거우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다른 자치단체들 보다 질적으로 더 높고, 복지의 혜택이 노인가정의 생활저변에 깊숙이 스며들게하는 진정성이 담긴 무안군의 노인복지 시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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