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제주 살인진드기 물려 사망자 발생
전문가들 “치사율 10%미만, 공포 느낄 필요 없다”
작은소참진드기 5~8월 집중발생, 야외 활동시 피부노출 줄여야

▲ 국내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의 형태. 왼쪽부터 암컷, 수컷, 약충, 유충
살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사람이 최근 숨지면서 전국이 살인 진드기에 대한 공포감이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8월 3일 강원 춘천에서 60대 여성이 고열 등 증상 발현 후 열흘만에 사망했다. 그러나 9개월간 질병 원인을 확인하지 못한 환자로 분류됐고, 최근 국내 첫 ‘살인 진드기’(작은소참진드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진 것으로 확진 받았다. 이어 지난 2일 제주에서 16일 사망한 강모씨(73·남성)가 살인 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의심을 받았다가 23일 이 바이러스로 확진 판결받아 두 번째 사망자로 기록됐다.

또한, 부산시에서도 ‘야생 진드기’ 의심환자로 추정되는 이모(69)씨가 지난 22일 치료 중 숨져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했다. 이씨는 지난 11일 당시 발열과 소화불량 등의 증세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혈소판감소증세를 보이면서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됐다가 사망, 부산시와 질병관리본부가 야생 진드기에 감염됐는지를 밝히기 위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23일 홍성에서 농사를 짓는 A(77·여)씨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의심 환자로 알려져 공포감은 더욱 커져 가고 있다. A씨는 지난 15일 갑작스러운 구토와 발열, 설사 증세를 보여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난 2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SFTS 의심으로 의료기관에 공식 신고된 사례는 대구, 서울, 제주, 전북, 부산, 충남 등 6건이다.

문제는 지난 21일 국내 첫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확진 환자가 공식 발표된 이후 질병관리본부와 일부 지역에서는 119와 지자체 등 유사 의심사례 신고가 쇄도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살인 진드기 공포 확산에 대해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매개체인 야생 진드기가 모두 SFTS 바이러스를 가진 것도 아니고, 물려도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10% 미만 정도로 공포까지 느낄 이유는 없다”면서“야외에서 활동할 때 피부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등 각별한 주의만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내 첫 SFTS 환자가 보고된 지자체들은 살인 진드기 예방관리 지침 마련과 진드기 서식처를 파악해 방역에 나서고 있고, 각 시·도교육청도 소풍, 수련회 등 학생들의 야외활동 때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홍보 활동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남도 역시 지난 22일 도민들을 대상으로 진드기 매개 질병 예방 요령에 대한 홍보를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보건 관계자는 “작은소참진드기의 집중 발생시기인 5~8월에 농사와 등산 등 야외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주민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만큼 야외활동 시 긴팔, 긴바지 착용 등의 예방수칙을 준수해 달라”면서 “고열 등 유사 증상 시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주요 증상은 발열과 소화기이며, 중증화돼 사망할 수도 있다. 2009년 중국에서 처음 발견돼 2011년 환자로부터 바이러스가 확인된 것으로 보고됐다. 일본에서도 올 1월 첫 감염사망 사례가 발생, 현재까지 8명의 감염자 중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주로 들판이나 산의 풀숲에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해 있고 아직 항바이러스제와 예방백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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