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일기예보는 기상위성을 이용, 구름의 이동 정도를 파악해 비가 올 것인지, 아니면 맑을 것인지 등을 알려주고 예상되는 기온 정도를 예보하는 것이 주된 내용. 바다의 경우 파도 높이와 바람의 방향 등을 예상한 뒤 이를 통보, 선박들의 항해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항공기 운항과 관련되는 기상정보는 일반 일기예보보다 훨씬 세밀하고 까다롭다. 우선 항공기가 대기의 역학적 작용에 의해 비행하는 만큼 대기의 이동 및 변화를 관찰, 활용하는 기상예보 분야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쉽게 이야기해서 바람의 방향과 속도 등에 대단히 민감하다는 말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바람의 방향에 따라 서북풍, 동남풍 등으로 바람의 이름을 붙이지만 항공사에서는 항공기를 중심으로 바람의 방향을 구분하게 된다. 항공기의 전면에서 뒤쪽으로 부는 바람은 정풍, 항공기 뒤쪽에서 앞으로 불면 배풍, 옆쪽에서 불면 측풍, 지면에서 하늘 방향으로 불어 오르게 되면 상승기류라고 지칭한다. 

항공기 이·착륙에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은 어떤 바람일까?

항공기의 옆쪽에서 부는 측풍이다. 바람이 불게 되어 이·착륙이 금지되는 대부분의 경우는 바로 이 측풍의 풍속에 따른 것으로, 공항 이·착륙시설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측풍이 30노트 이상일 경우 이·착륙이 금지된다. 공항시설이 열악하고 활주로가 짧은 공항인 경우 20노트만 되더라도 이·착륙이 금지될 수 있다.

반면에 정풍은 항공기 이·착륙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바람이다. 바람을 안고 이·착륙을 하기 때문이다. 항공기가 뜨거나 내릴 때 모두 같은 방향으로 이·착륙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 이륙시에는 바람이 뒤쪽에서 불어주면 좋을 것 같지만 항공기가 가급적 빨리 뜨기 위한 양력을 얻기 위해서는 바람을 안고 달려가야 한다.

풍향과 풍속 외에 구름의 높낮이와 형태, 눈으로 보이는 가시거리와 시정장애 요소, 기온, 기압 등도 항공기 운항과 밀접한 상호관계를 갖는다. 실제 운항시에는 이 다섯 가지 요소가 모두 종합적으로 항공기 이·착륙 및 운항에 지장이 없어야만 한다. 어느 한 조건이라도 이·착륙에 지장을 주게 되면 항공기는 뜨고 내릴 수 없다. 그래서 각 공항에는 이 기상요소들과 계기착륙시설을 고려하여 항공기의 이·착륙을 결정하는 최저기상치라는 것이 설정되어 있다. 최저기상치는 공항마다 다르고 항공기가 착륙하는 활주로 방향에 따라 각각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또한 최저기상치를 기준으로 각 공항에는 항공기 착륙시 고도를 최대한 낮출 수 있는 최저강하 고도가 설정되어 있는데, 목적지 공항의 최저기상치와 최저강하고도가 높게 설정되어 있으면 구름이나 안개가 조금만 끼어도 출발지 공항의 사정과는 관계없이 결항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환절기 때 일교차가 크게 나타나는 등 기후의 개성이 뚜렷한 환경에서는 항공 관계자들도 일기의 변화에 대단히 민감할 수밖에 없어 거의 기상대 통보관 수준의 지식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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