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대륙의 빙설원이나 사막 또는 대양과 같이 지표면의 성질이 거의 같은 곳에 공기가 오랫동안 머물러 있으면 공기는 차차 그 아래의 지표면에 특유한 성질을 갖게 되는데, 이와 같이 수평방향으로 수 천 km 정도의 넓은 범위 내에서 생긴 성질이 거의 같은 거대한 공기 덩어리를 기단(氣團)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날씨는 주변의 기단에 의해 결정되는데,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기단은 한반도 부근의 대륙과 해양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기단으로는 시베리아기단(한랭건조), 오호츠크해기단(한랭다습), 북태평양기단(고온다습), 양쯔강기단(온난건조), 적도기단(고온다습) 등이 있다. 기단은 발생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성질이 변하게 되는데, 온도와 수증기 함량이 변한다. 온도는 기단이 남북방향으로 이동하여 지표의 온도가 발생지와 다를 때, 가열이나 냉각 과정을 통해 변한다. 그리고 수증기 함량은 수증기의 연직운동을 통하여 비의 형태로 방출되거나 지표층에서 증발로 인해 유입되면서 변하게 된다.

강제적인 상승기류 또한 기단을 변질시킨다. 대표적인 예로 습한 기류가 산맥을 타고 넘는 동안 비가 내려 습기가 줄어들고 가열되어 본래의 성질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한편 기단은 각각 그 발생시기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시기를 서로 달리한다. 따라서 어느 기단이 어느 시기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야 우리나라 날씨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봄철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기단은 대륙성 열대기단인 양쯔강기단으로, 중국의 양쯔강 근처 평야지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 지역이 기단의 발원지로서 부적합하므로 양쯔강기단을 시베리아기단이나 북태평양기단이 변질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기단은 따뜻하여 비교적 불안정한 기단이지만 매우 건조하기 때문에 기단 내에서 구름이 생기고 비가 내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와 같이 고온건조한 성질을 가진 양쯔강기단은 주로 봄과 가을에 이동성고기압 형태로 우리나라를 통과하게 되어 따뜻하고 맑은 날씨를 나타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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