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시리즈 7

브랜드는 상표를 의미한다. 헌데 실제로는 특정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식별하는데 사용되는 제품의 이름·기호·디자인 등을 총칭하는 말로 쓰인다.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브랜드 명(名),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기호·디자인·레터링등을 브랜드 마크라고 한다. 지금은 이 브랜드가 단순한 제품식별의 기능을 뛰어 넘어 기업의 무형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2011년도 세계 100대 기업 브랜드 중에 우리나라는 삼성이 유일하게 포함되어 있다. 67위에 랭크된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22억불(약 12조원)이고, 세계 1위 애플의 브랜드 가치는 무려 1,533억불(약 153조원)로 평가될 정도이다. 물론 2011년도 당시의 기준이다.

기업이 인수합병을 할 때 기업의 잠재가치로써 기업브랜드 가치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제품의 품질을 따지지 않고 브랜드만 보고 무조건 구입하는 고객을 가리켜 충성고객이라고 한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충성고객이 되도록 만들고, 소비시장을 지배하는 힘, 그것이 바로 브랜드 파워다. 브랜드 파워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제품의 우수성, 최상의 서비스, 지속적인 고객과의 신뢰관계가 축적되어 만들어 진 결과이다.

최근에는 농산물도 브랜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011년 현재 특허청에 상표등록이 된 농산물 브랜드가 5,088개에 달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닌가? 그런데 대부분의 브랜드가 단순이름과 마크만 부착한 네이밍 수준으로써 소비자의 인지도나 충성도가 극히 낮은 실정이다. 안정적인 물량공급, 일관성 있는 품질관리 능력이 없는 브랜드의 범람으로 소비자의 믿음을 상실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농산물 브랜드는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브랜드의 명칭과 기호·디자인·레터링에서 제품의 특성을 소개하고 어떤 농산물을 어떻게 생산하여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하게 되어 있다. 고객과의 그런 약속을 지키려는 치열할 정도의 노력이 뒷받침되었을 때 고객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그 브랜드만 믿고 가격을 따지지 않을 채 무조건 구매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생산자(농민)와 공급업체는 고객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고, 소비자로 하여금 그 약속에 대한 믿음을 확고히 갖도록 했을 때, 비로소 브랜드의 힘(파워)이 생기는 것이다.

브랜드만 보고 무조건 구매하는 충성고객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브랜드 파워의 수준, 즉 브랜드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농산물 브랜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단순 네이밍, 포장 디자인 정도의 수준을 넘어 통합적 브랜드 전략이라는 개념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농산물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필수적 요건이 있다.

첫째, 농산물 유통 조직망을 통해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 개별농가 단위로 개별브랜드를 키워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유통조직을 통해 시장 지배력이 강한 유통업체들과 거래망을 구축하고 유통업체의 판매전략을 통해 소비시장을 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가야 한다. 유통과 브랜드 마케팅은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둘째, 철저한 품질관리와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는 「검증시스템」이 필요하다.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메뉴얼이 명확해야하고, 규격과 품질을 검증하는 선별·당도측정, 규격별 포장, 보관 및 저장, 안정적인 물량공급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고객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고, 따라서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확보할 수 있다. 무안의 황토랑은 브랜드만 출시해 놓고, 관리시스템이 미흡하다. 그래서 검증되지 않은 갖가지 농산물들이 황토랑 브랜드를 사용하는 실정이다. 그러니 고객의 마음을 얻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셋째, 차별화된 강점을 이미지화하여 고객의 마음에 각인시켜야 한다. 농산물 브랜드는 농산물이 갖는 핵심가치, 차별화된 포인트를 이미지화하고, 그 이미지를 소비자의 마음에 새겨지도록 각인시키는 것이다. 도정한 뒤 1주일이내에 먹는 신선한 쌀 이미지 「한눈에 반한 쌀」 같은 경우다. 문화 또는 농산물에 얽힌 스토리를 묶어 즐거움과 감동을 함께 파는 「스토리텔링」 마케팅도 많이 쓰는 전략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성공사례가 많지만 지면관계상 소개하지 못한다.

넷째, 가공 농식품과 연계하는 복합적 마케팅이 유리하다. 브랜드 파워가 강한 농산물로 만든 가공상품은 이미 성공한 브랜드 명성을 공유할 수 있다. 반대로 가공상품의 브랜드가 뜨면 그 상품의 주원료가 되는 농산물도 함께 뜬다. 따라서 농산물 브랜드 마케팅은 농산물을 소비시장으로 연결해주는 유통기능과 함께 가공산업을 함께 묶어 복합적 마케팅 전략으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

다섯째, 자치단체의 브랜드에 대한 인식과 지원의 정도가 성패를 좌우한다. 농업인의 힘 만으로는 농산물 브랜드를 개발하고, 파워를 키워가는 역량에 한계가 있다. 서울등지 곳곳에 나 붙은 지역브랜드와 농산물 홍보 광고를 보면서 지방자치단체간의 치열한 경쟁을 실감케 한다. 자치단체 차원의 지역브랜드 중에 성공한 대표주자가「안성맞춤」이다. 해남고구마, 나주배, 보성녹차, 광양매실 등도 성공한 브랜드에 속한다. 무안 황토고구마 「토글토글」 브랜드도 잘 키우면 유명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트랜드에 대응하는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품종개량, 브랜드 관리 전략을 자치단체와 농협등이 적극 밀어 주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농산물도 이제 브랜드 가치로 경쟁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그 브랜드의 성패는 고객과의 약속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업인이 뭉쳐서 관리시스템을 만들고,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이 체계적·계획적으로 열정을 쏟아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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