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시리즈 3

농업의 인력문제는 농업의 주체가 되는 후계농업인의 문제와 농번기 때마다 겪고 있는 인력난의 문제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번 주는 농업을 이어갈 후계농업인에 관하여 함께 고민해 볼까한다.

농사를 짓고 농업발전을 이끌어갈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그런데 농사지을 인구가 줄어들고 농업인의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농업을 이어갈 인적자원이 고갈되어 간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된다.

2010년을 기준 무안군 통계에 나타난 농업인구의 변동 추이를 보면, 2005년에 비하여 5년 동안에 4,598명의 농업인구가 감소했다. 매년 1,000명에 가까운 무안군의 농업인구가 줄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어떤 농업인의 말을 들어보니 진짜 농사꾼이라고 인정할 만큼 제대로 된 젊은 농업인은 무안군 전체를 통틀어 불과 2천명~3천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읍면당 200명~500명 정도라는 얘기다. 농업에 뛰어들었다가 경험부족으로 빚만지고 농촌을 등지는 20~30대 젊은 농업인들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에 시집오겠다는 처녀가 없어서 농사꾼은 장가 가기도 힘든 세상이다. 그렇듯 불리한 농업에 뛰어들어 희망적인 꿈을 품고 도전해 보겠다는 젊은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만약에 세상 돌아가는대로 그냥 내버려 둔다면 어떻게 될까?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손을 놔 버려서는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없다. 다른 산업에 비하여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는 농업의 여건을 유리한 방향으로 돌려주고, 농업에 대하여 희망을 만들어 주는 일이 정책당국에서 감당해야 할 책무이다. 우리 농업에 희망이 보인다면, 우리가 오지 말라고 해도 젊은이들이 꿈을 찾아 농촌으로 몰려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국가 전체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중앙정부의 입장에서는 다른 산업인력의 문제에 비하여 농업인구를 늘리는 정책에 더 많은 비중을 둘 수 없다. 오히려 국가정책의 방향은 농업인구의 감소에 대비하여 영농의 규모화내지 기업농 쪽으로 농업구조의 개편을 추구하고 있다. 언젠가는 대기업이 농업을 장악하여 농업인들은 소작농 또는 기업에 고용된 농업 노동자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농업의 주인자리를 기업인이 차지하여 현대판 지주제도가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요즘 대기업들이 골목상권까지 장악하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농업의 주인자리를 지키고 이어갈 후계농업인을 양성하고, 유입시키는 일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설 수 밖에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사실 농업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꼭 비관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농축산물에 대한 수입개방의 파고가 언제 어떤 변수를 몰고 올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2년 전에 중국산 마늘이 자국의 흉년으로 수입이 급감했을 때, 우리 국내의 마늘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경험을 우리는 기억한다. 금년 양파가격의 급등현상도 생산량의 감소에 따른 수급 불안정에서 오는 현상이다.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를 오히려 도전의 기회로 삼아 농업에 뿌리를 내리는 지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처럼 선견지명을 가지고 농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는 분명 머지않아 인생의 황금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 희망적인 전망을 전제로하여 우리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품고 농촌으로 몰려오도록 여건을 만들고, 동기를 부여해주는 역할을 자치단체가 담당해야 한다.

먼저 농업학교 진학을 적극 장려하는 시책부터 펴 나가는 것이 어떨까 싶다. 농업계열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특별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후에는 후계 농업인으로 농촌에 정착하여 성공을 선도해 갈 수 있도록 제도적ㆍ시책적으로 뒷받침을 해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

다음은 귀농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인 유인시책을 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귀농을 하여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관심과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대학을 졸업한 실업자들까지 농업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포함시켜야 한다. 현재 무안에 정착한 기존의 귀농인은 30명 내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은 자체 귀농자 협의체를 만들어 자구 노력을 하고 있으나, 무안군 행정당국에서 특별히 사후관리를 한다거나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전국에는 수많은 농업연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수원 농업연수원을 비롯하여 (사)농업기술자협회, 대학부설 농업연수원, 민간주도의 농업연수센터등이 재배기술, 농업경영기법, 유통 및 마케팅, 가공기술, 축산기술에 이르기까지 농업의 모든 부문에 관하여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 말 산업전문가 양성반 같은 독특한 연수과정도 있다. 귀농인과 농업학교 졸업생이 농업입문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또는 기성 농업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농업 연수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매년 군당국 차원에서 수십명씩 연수원 입교를 지원하되, 연수를 마친 농업인에 대하여 사후관리와 지원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목포대학교 등 관내 대학당국과도 긴밀한 협력체제를 만들고 대학내 농업연수과정을 운영하여 대학생들도 농업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면서 농업인의 양성과 역량강화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 희망농업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귀농ㆍ농업학교진학ㆍ농업연수 지망을 상담ㆍ안내하고, 희망농업을 홍보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농업후계인력 양성 및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한 ‘지원조례’를 정비 또는 제정하여 지속가능한 실천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더더구나 농업에 실패하여 농촌을 등지는 젊은이들 만큼은 막아야 한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연구하는 자세, 개척의 열정, 근면한 실천력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분명 농업도 전망이 밝은 직업이 될 수 있음을 전파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그 희망을 보고 농촌으로 모여들게하는 지혜와 집요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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