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시리즈 2

2011년도 무안통계연보에서 보여주는 무안농업의 현실은 전통적인 농업의 여건만을 놓고 볼때 전라남도 내에서 최상위권에 속할 만큼 좋은 여건을 지니고 있다.

우선 경지면적은 전체 토지면적 중에 40.6%를 차지하여 27.1%인 전라남도 평균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하여 산지(山地)가 적고, 농지(農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가 호당 경지면적도 전라남도 평균이 1.49㏊인데 비하여, 무안군은 도 평균보다 1.5배에 달하는 2.23㏊를 점하고 있다.

농경지 중에 논과 밭의 분포비율 또한 다른 지역과 뚜렷한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전라남도는 전체 농경지 중에 논이 63.8%, 밭은 36.2%의 비율로 논이 월등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거기에 비하여 무안군은 밭이 50.5%, 논이 49.5%의 비율로 밭 면적이 더 넓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렇듯 무안군은 타 지역에 비하여 농가당 경지면적이 월등하고 단위당 이용도가 높은 밭농사의 비중이 크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농경지가 게르마늄성분이 풍부한 양질의 황토땅인데다가 어느 곳을 뚫어도 지하수가 펑펑 쏟아져 나오고,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영산강이 인접하여 그야말로 농사짓기에는 천혜의 조건을 구비하고 있는 곳이 무안이다.

양파는 전국 생산량의 ¼을 차지할 만큼 최대의 주산지이고, 마늘재배는 최근에 다소 재배면적이 줄고 있다해도 여전히 주산지에 속하며, 무안고구마는 전국에서 그 명성이 알려질 정도로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감자와 함께 상추·배추·무와 같은 채소작물의 재배도 꾸준히 늘고 있다. 농기계는 중·소형의 보유대수가 줄어든 반면에 대형 트랙터는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 규모의 영농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무안농업은 천혜의 좋은 여건을 바탕으로 외형적으로는 나름대로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안농업은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여 이제 밑바닥을 칠 정도로 심각한 침체국면을 맞고 있다는 것이 뜻있는 농업관계자들의 견해다. 무엇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될 만큼 위기적인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농업에 가장 큰 타격을 주는 것은 역시 수입개방의 파고이다.

한칠레·한미 FTA가 타결된데 이어 한유럽·한중 FTA 등이 급물살을 타면서 농축산물도 이제 완전개방의 시대가 임박하고 있음을 예견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우리 농업이 뛰어 넘어야 할 장벽과 도전이 만만치 않다.

첫째, 농업에 종사할 인적자원의 감소가 근본적인 현실문제로 떠오른다.

통계적으로는 무안군 농업인구가 21,450명으로 전체 인구의 29%를 차지한다. 노동력을 상실한 노인층과 어린아이까지 포함한 농가인구다. 그 중에서도 제대로 된 젊은 농사꾼은 2~3천명 내외에 불과하다는 것이 농업현장에서 바라보는 농업인들의 생각이다.

농사를 짓고, 농업발전을 이끌어갈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농사지을 사람이 줄어들고 노령화되어 농업을 이어갈 인적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다.

둘째, 인건비와 영농비 부담이 날로 증가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농번기의 인건비가 한 사람당 하루 10만원~15만원선까지 치솟는 현실을 한탄만할 기력도 없어졌다. 거기에다가 각종 영농 기자재비가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막대한 종자대까지 가중되어 영세한 농가 입장에서는 참으로 견디기 힘든 부담이 되고 있다.

셋째, 주요 농산물의 종자문제는 비단 영농비에 국한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농산물의 부가가치가 높아지거나 국제적인 농산물 수급파동이 일어날 경우에는 종자의 특허권 분쟁이 표면화 될 수 있다. 지적 소유권을 무기로 엄청난 로열티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넷째,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농업구조의 문제다.

무안은 5㏊이상을 경작하는 중·대 농가가 478가구이고, 경작규모가 10만평에 이르는 대농도 생겨나고 있다.

농사용 트랙터도 대형화의 추세가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반면에 노령화된 농가와 소농들은 더욱더 영세성이 심화되어 농업도 이제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연 대농으로 가는 길만이 해답일까? 친환경 고품질 생산을 위해서는 최적의 적정 영농규모를 모델로 정해야 한다. 그리고 적정 품목, 수출과 근교농업, 가공산업을 연계한 복합영농, 유통구조에 이르기까지 영농구조의 개선을

다섯째, 무안농산물의 독자적 유통망과 브랜드개발의 문제다.

농업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해법을 찾는 길이 유통과 마케팅 쪽에 상당부분 있다고 봐야 한다. 그만큼 농업도 이제 생산된 농산물을 어떻게 제때에 제값을 받고 팔수 있느냐하는 마케팅전략이 중요하다.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우리 농산물의 브랜드를 키워가는 전략은 우리 농업의 돌파구를 찾아가는데 있어서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비중있는 일이 되고 있다.

여섯째, 친환경 고품질이 아니고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고 있다.

소비패턴이 고급화되고 소비자가 왕 인시대, 대량 급식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건강에 좋은 친환경 농산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친환경 농업의 진척에 따라 시군간의 경쟁도 거기에서 우열이 가려질 정도다. 이제 자치단체 차원에서 농업시책의 방향을 어떻게 정립하고 무엇부터 챙겨야 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지혜와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 이다.

우리 농업의 통계를 들여다 보면서 몇가지 큰 문제만을 짚어 봤다. 다음주부터는 테마별로 한가지 씩을 좀더 심층적으로 검토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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