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시리즈 4

▲ 무안신문자문위원회 강기삼 위원
무안국제공항에 대하여 떠돌던 비관적인 말들 중에 광주공군기지가 무안공항 인접지역으로 이전될 것이라는 소문을 민감하게 받아들인 적이 있다.

만약 그런 일이 현실화된다면 그것은 무안국제공항을 말살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알고 보니 국방부 입장에서 광주공군기지를 어딘가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계획을 가지고, 용역을 맡겨 이전 적지를 자체적으로 검토해 본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대규모 군사기지를 배치할 입지결정에 대하여는 국방정책을 다루는 국방부 이외에도 항공정책ㆍ국토개발정책ㆍ경제정책ㆍ환경정책을 담당하는 관계부처는 물론, 이해 당사자에 속하는 전라남도와 무안군, 그리고 당해지역 주민의 입장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서로 다른 입장들이 조율되고,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원칙적으로 공군기지의 새로운 입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무안에 공군기지가 입지해서는 안 될 이유 몇 가지를 들어 보겠다.

첫째, 무안국제공항의 기능을 말살시키는 직격탄이 된다.
광주공항이 국제공항의 역할을 못했던 근본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두말할 것 없이 공군기지를 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광주공항은 군사시설 법령의 적용을 받아 24시간 항공기의 이착륙에 제한을 받았기 때문에 국제공항의 기능을 살릴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무안국제공항 역시 공군기지가 입지할 경우 민간항공기의 야간 이착륙이 제한을 받게되어 국제공항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전투기와 민간항공기의 하늘길을 원활하게 교통정리하기 위해서는 공항관제탑을 공동 이용할 수밖에 없고, 자연히 민간항공기의 운행은 군사작전에 따른 비행훈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큰 이유가 된다.

둘째, 지역발전에 결정적 걸림돌이 된다.
무안국제공항의 입지는 서남권 발전을 견인할 상징성이 크고, 기업투자와 관광산업발전에 필수적 조건을 만들어 준다. 그런데 공군기지의 광활한 주변지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에 제약을 받으면 그런 순기능은 사라지게 되어 있다.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되어 낙후와 침체를 면치 못하는 비참한 상황에서도「미래를 위해 아껴둔 땅」이라고 위안을 삼았던 그 알토랑같은 땅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별볼일 없는 땅으로 전락해 버릴수도 있다는 얘기다.

셋째, 소음공해로 인한 주민생활에 큰 고통을 안겨 줄 수 있다.
군사용 전투기는 민간항공기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엄청난 굉음을 내며 비행한다. 수시로 군사작전에 따른 비행훈련이 실시되어 주민생활에 심각한 소음공해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해제에서부터 청계지역에 이르는 해안선 일대에 영향을 미쳐 산업개발은 물론이요, 축산과 생태계까지 타격을 줄 수 있다.

넷째, 군사시설 주변에는 군인들을 겨냥한 난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다.
기지촌과 유사한 유흥음식점이라든가 숙박시설 등이 난립되어 주변의 생활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가 꿈꿔왔던 첨단국제도시의 기대는 사라지고 서남권 개발에 관한 제반계획들은 수정이 불가피해 질 것이다. 현재 광주공항 주변에 입지한 송정지역의 현실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광주공군기지의 무안이전 문제는 상식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하게 보인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국방부와 광주시가 손을 잡고 지역개발을 위한다는 미끼를 가지고 특별지원이라든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국내선 이전을 선심 쓰듯이 협상카드로 불쑥 내밀지 모른다. 그런 징후가 조금이라도 드러날 경우 무안군민은 물론이요, 서남권 전체주민이 하나로 뭉쳐 사생결단의 각오로 막아야 한다. 국방부에 대해서는 서남권 발전에 찬물을 끼얹고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처사를 강력히 항의하면서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

결국 그런 사태가 현실화된다는 것은 무안국제공항의 미래가 비관적으로 비춰질 때 가능한 일이다. 무안국제공항의 위상변화 여하에 따라 공항육성정책을 포함하여, 국가차원에서 계획하고 있는 제반 서남권발전 구상들이 근본적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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