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지역의 시급한 현안 사업 중 하나로 무안 통합거점고 신설에 따른 지역 우수 학생 유치이다. 지역인재 양성이라는 큰 명분을 갖고 무안 통합거점고 탄생이 내년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무안 통합거점고는 관내 중3 졸업생 40%가 매년 관외 지역으로 유출됨에 따라 이를 막고 우수학생을 유치해 지역인재를 양성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4월 관내 국공립 고등학교인 해제고, 현경고, 무안고가 통폐합 됐다. 따라서 내년부터 현경고와 해제고는 별도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고 통합거점고로 모집되며, 2014년 3월부터 최신식 교사(校舍)에서 공부하게 된다.

통합고는 전국 롤모델로 420억여원의 막대한 돈이 투입돼 기숙사, 다목적강당, 잔디운동장 등 최신식 시설과 신입생부터 개인별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추어도 이곳에서 공부할 수 있는 우수학생이 유치되지 않을 경우 장밋빛 청사진으로 전락할 수 있다. 때문에 다음달이면 중3 학생들의 진학학교가 결정 나는 절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관내 우수 학생 유치를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통합고는 관내 고교 통폐합만이 능사는 아니었지만 통폐합을 하지 않으면 마치 무안 교육의 백년대계가 없는 것처럼 여겨져 여론에서 설득력을 얻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실정에서는 우수 학생 유치가 다소 어렵다는 전망이다. 상당 수 학생들이 외지 학교로 진학을 결정해 두고 있어 자칫 관외 유출 40%가 올해도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는 연초부터 계획이 수립돼 학부모를 설득하고 각 학교 학생들에게 통합고의 로드맵을 제시해도 늦은 상황인데 지난 7월에야 통합고 최종 승인 결정이 났고, 학교 건물 청사진도 지난달에야 나왔다.

그러다 보니 각종 인센티브와 장밋빛 청사진, 그리고 내 지역 학교보내기 호소에만 치우치는 다소 안일한 대처 경향도 없지 않다. 하지만 올해 우수 학생을 유치하지 못하면 내년에도 반복될 경향이 높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다음 단추도 올바로 끼울 수 없듯이 올해 유치된 학생들이 3년 후 국내 유수의 대학에 높은 진학률을 보이지 못할 때 학부모와 학생들의 마음을 유혹하기 어렵다. 자기 자식들을 첫 입학 졸업생으로 희생시키고 싶지 않은 부모들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 견주어 볼 때 통합고는 지역 교육의 미래를 가늠 할 중차대한 목전 귀로에 서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학교와 학생, 학부모, 지역민의 다양하고 심도 깊은 의견 수렴과 당위성을 알려 통합고 보내기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 이 과정에서 통합의 당위성과 문제점 등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장단점에 대한 설명회와 토론회, 공청회도 필요하다.

특히, 무안군 행정을 수반하는 김철주 군수까지 내년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들에 대해 관내 고등학교 유치에 총력을 쏟겠다고 뒷받침하는 점은 최대의 장점이다.

김 군수는 지난 10월29일 무안교육지원청 회의실에서 교육지원청 관계자와 관내 9개 중학교장 등이 참석한 ‘중학생 관내 고교유치 학교장 간담회’에서 “성적우수학생 40%가 외지 학교로 진학해 학부모의 학비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자녀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교육걱정 없는 무안을 만들어가기 위한 다각적인 교육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성적 우수 중학생이 관내 고교에 진학하도록 학자금 지원, 입시정보 제공을 위한 논술아카데미와 입시설명회 개최, 우수 지도교사 성과급 지급 및 선진교육 연수 지원 등 다양한 시책도입과 지원도 약속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군민들이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군과 교육지원청도 홍보성 호소에 머물지 말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우수 교사, 우수 강사진들과 협정 체결 등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무안북중을 비롯한 관내 중학생 학부모와 학생들을 설득하여 우수학생 유출을 막아야 한다. 인센티브 역시 차별화가 필요하며, 3년 후면 통합고를 진학한 학생들이 국내 유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명확한 답도 주어야만 한다.

아울러 무안교육지원청 교육장 부임이 초등학교 교장에만 국한하지 말고 중고등학교 교장들의 교육장 확대도 필요하다. 초등교육에 평생을 바쳐 온 초등 교단 출신 교육장은 성적 줄 세우기에 여념 없는 중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다소 떨어 질 수 있기 때문에 초등과 중고등 출신 교직자 순환 보직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무안통합고의 우수학생 영입이 시급하다. 행정과 교육 당국이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한계가 있다는 점을 군민들이 절감하고 지역민과 학부모들의 내 지역 학교보내기 힘 보태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무안의 미래를 위해서는 인재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칫하면 몇 년 후 산속 거문고 마냥 목포의 변방 학교로 전락한다면 무안의 교육 미래는 더 이상 그려 낼 수가 없다. 무안통합고를 지역 명분고로 키워 나가는데 지금은 중지를 모으고 힘을 보탤 때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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