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어수선하다.

8월과 9월 세 차례 태풍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가을을 ‘쭉정이’계절로 만들었다. 기를 수록 손해라는 축산농가들의 시름은 하루 하루가 살얼음판이다. 경기침체는 수년째 바닥이고 상가들과 음식점은 한산하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벌어서 사는 게 아니라 쓰지 않기에 살아간다’는 역설적 한계 표현. 그 속에서 물가는 천정부지 날개 짓이다.

이러한 때 최근 군청 간부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터졌다. 업무 중에 도박을 했다가 행안부 감찰단에 적발되지를 않았나 성추행 물의로 수십년의 공직생활을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들며 명예퇴임을 신청했다. 당연히 군민들은 어려운 시기에 공직자로써 지켜야 할 품위유지와 성실의 의무위반에 대해 공분(公憤)하며 행정을 비난했다.

경실련무안군민회가 지난 9월28일 무안군수에게 흐트러진 공직기강을 바로잡을 수 있는 특단의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도 이 일환이다.

김철주 군수는 다급하게 일벌백계 방침을 세우고 도박관련 간부공무원의 경우 직위해제 후 대기발령 시켰고, 성추행 관련 간부공무원는 명예퇴임으로 진행,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군민 원성은 수면 밑에서 아직 꿈틀대며 군수의 리더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공직자 도덕적 해이는 예견된 부분도 없지 않았다. 과거 전결권과 자율권 부여가 다소 느슨한 행정으로 꾸려져 왔고, 지난 4월 보궐을 통해 당선된 김 군수는 지금까지 군민들에게 비쳐져온 우유부단 성품을 벗지 못한 채 분위기가 연장돼 왔다. 때문에 이번에 취한 김 군수의 용단도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 리더십 부재를 왈가왈부하는 경우가 많다.

모 공무원은 ‘새로운 군수가 들어서면 한번 일을 해보자는 각오가 서는데 그런 분위기 조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현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는 2년후 있을 선거 때문에 공직자 눈치보기도 깔려 있을 것이라는 것. 이러다 보니 밖에서 바라보는 공직자상은 사회변화를 쫓지 못하는 ‘복지부동’‘철밥통’이다.

지도자는 원칙을 두고 포용하고 소통하면 만사형통하게 되어 있다. 안분역행(安分力行), 분수를 모르고 애만 쓰면 일도 잘 안된다.

지난 9월20일 무안출신으로 원불교 대종사로 재선출된 경산 장응철 종법사는 “지도자는 소외된 사람을 품어 안아야 중심을 이루는 사람이 어려워지지 않는다”면서 “엄부(嚴父)형, 자모(慈母)형, 솔선수범하는 형제(兄弟)형을 잘 결합해 조화로움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도자는 지혜롭고 공익 정신이 충실하고 도덕성에 결함이 없는 사람을 꼽고, “업무를 처리할 때는 부드럽고 유연하고 여유롭게 처리해야 하고, 너무 과감하거나 밀어붙이면 반드시 상처받는 사람이 생긴다”고 말했다.

행정은 개인의 관계로 풀면 사심이 가미돼 더 어려워 진다. 그리고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 온다. 지시만 강조하면 수동적이 되는 만큼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공직자들 마음에서 우러나 펼칠 수 있도록 깨닫도록 가르치면 ‘군민 감동 행정’은 자연히 이루어 진다.

‘공직자가 힘들면 군민은 편해진다’는 논리에 입각하여 김 군수는 후보시절 약속처럼 ‘군민 감동 행정’을 펼치기 위한 지속적인 용단과 결단, 그리고 원칙과 포용, 소통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