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연립주택 안전등급E…사용금지 건물 등급
군, 입주자 80여명 영세 재건축 어렵고 채권관계로 매입도 어려워

해제면 양매리 연립주택, 수년 전부터 본지가 안전도 위험성을 지적, 안전등급이 D에서 E로 격하됐지만 뾰족한 해결방안이 없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이번 혹독한 두 차례 태풍에 거주자들은 어떻게 지냈는지 지난 4일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그곳을 찾았다.

사람 사는 곳에 이런 집이 있을거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폐허였고, SF영화 속의 버려진 도시의 일부분 같았다. 외벽 페인트가 벗겨져 나가는 것은 오히려 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시멘트 콘크리트가 조각조각 떨어져나가고 철근이 드러난 정도라면 시간이 갈수록 붕괴 위험성은 커 보였다. 이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순간, 순식간에 건물의 생명이 다해 자칫 그 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날 국지성 호우가 내리고 있었지만 사람 사는 흔적을 찾아 문을 두드렸으나 얼굴을 내민 주민은 없었다. 면사무소를 찾아 거주민들의 연락처를 받아 간신히 전화 연결된 주민 A씨는 “자신의 집은 그나마 다른 동보다는 낫고 주민 대부분이 세입자이면서 소득이 낮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서 낮에는 거의 보이질 않는다”고 한다.

A씨는 “이번 태풍이 두려웠지만 아이들만 외지로 보내고 부부만 남아 그나마 안심하고 집을 지켰다”고 했다. 태풍 전날 해제면사무소 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와 안전한 곳으로의 대피할 것을 권유하는 것이 감사했지만 집 놔두고 대피한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B씨는 현재 다른 곳으로 이사했고, 살던 집은 세를 줬는데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혹시 건물이 무너져 애꿎은 세입자가 피해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이번 태풍에도 마음을 졸였다고 한다. 태풍이 지나가고 그곳을 가보니 다행히 동풍이 많이 불어 건물 정면을 때리지 않아 피해가 적었지만 녹아내리 듯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우려가 된다고 했다.

B씨는 “갈라진 외벽 사이로 스며드는 비로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겨울과 봄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 건물 붕괴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하루 빨리 무안군의 특단의 대책이 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전등급 E는 주요부재 심각한 결함, 시설물의 안전위협, 즉각 사용 금지, 보강 및 개축해야하는 건물에 내려지는 등급이다.

한편, 해제연립주택은 1984년 5동이 건립돼 지난 2010년 6월 붕괴위험이 높아 사람이 거주해서는 안되는 E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입주자들이 영세해 재건축이 어렵고 채권 관계로 군에서 매입도 어려운 실정으로 80여명의 입주자들이 위험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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