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절기상 입추(立秋)가 되기까지 올 여름더위는 지독하게도 독살스럽게 굴었다. 그 지독한 더위는 밤에는 열대야 귀신으로 나타나 20여일 동안 온 국민을 밤낮 없는 찜질방 속에 가둬 두고 불면의 밤을 지새우게 하는 고통을 주었다.

그나마 다행은 지난 13일 끝난 런던올림픽 경기 중계로 위안을 삼았다. 유럽과의 시차로 인해 새벽에 주요 경기가 치러지면서 열대야 귀신을 올림픽 경기로 맞서 이겨냈다. 그리고는 다음날이면 수면부족의 몸으로 비몽사몽 보내다 다시 반복된 생활로 올림픽 중계에서 눈을 떼지 못한 것은 스포츠만이 갖는 매력과 자국민을 응원하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4년 동안 피땀으로 훈련한 노력과 정신이 빚어내는 승부의 아름다운 긴장, 감동과 전율은 무더위를 이기기에 충분했다.“선수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의 무게는 똑같다”는 말은 승자의 땀과 패자의 땀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 하나같이 진했다.

그러나 4년의 땀이 단‘1초’에 무너지는 각종 오심이 1초 시간의 귀중함도 알려 주었다고도 싶지만 선수의 땀을 한방울 수포로 돌려 줄 때 우리는 분노도 했다. 경쟁의 공정성과 페어플레이가 스포츠 정신이고 그들의 법이다. 하지만 이번 런던올림픽은 각종 경기에서 오심이 난무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도 있겠다 싶지만 실수치고 이해 안 되는 것은 비난의 대상으로 어쩔 수 없다.

때문에 강자를 피하려고 스포츠정신을 망각, 져주기 게임을 했다는 한국, 중국 등 4개 팀이 실격 처리된 세계배드민턴연맹의 결정을 존중했고, 반면 여자펜싱 준결승에서 멈춰선‘1초’로 신아람의 메달을 강탈한 오심을 비난하는 까닭이다.

차별이 없어야 함은 스포츠 뿐만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도 그래야 한다. 법은 약육강식을 제어하려는 인간의 발명품이다. 그 발명품 속에는 사회적 약자 보호를 내장하고 있어야 하고 자비로움도 포함돼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준의 법이 변덕스럽게 군림한다면 결국 세상의 법은 이미 가진 자들의 흉기나 마찬가지이다.

요즘 우리사회를 보면 민주주의 법이 변덕스럽다. MB의 독살스런 고집이 정의의 숨통을 걷어 차면서 오랜 경기침체 속에 무능한 국가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다. 무능한 국가는‘부패한 정치가, 멍청한 관료, 돈독 오른 자본가’라는 3대 악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현재의 상황이 닮은 꼴 같다.

이번 런던올림픽을 보면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땀을 짓밟는 오심에도 대한체육회나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은 무능하고 책임감 없는 모습만 보여 주었다. 결국 네티즌들이 자력구제에 나서 선수들의 억울함을 어필해 심판을 응징했고, 또 한국을 비하한 선수를 응징했다. 다시 한번 민초들이 나라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데 감사할 뿐이다.

아울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든 매달을 따지 못한 선수든 그 땀의 가치는 같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여름 찜통더위를 잊게 해준 데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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