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게 내리쬐는 햇빛과 후텁지근한 공기가 피부로 느껴지는 여름이다. 한낮의 열기를 피해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를 찾거나 나무 그늘 밑에서 바람을 쐬며 더위를 피하기도 한다. 밤이 되면 무더위에 지친 심신 회복을 위해 휴식을 취하고 싶지만 열대야 때문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열대야는 해가 진 뒤에도 기온이 25℃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밤을 일컫는다. 낮에 태양열로 더워진 지표면과 대기가 밤에는 그 열을 우주공간으로 내보내 기온이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밤에 구름이 많거나 습도가 높으면 우주공간으로 나가는 열을 대기가 흡수하는 온실효과가 나타나 열이 지구 밖으로 방출되지 않고 대기 중에 그대로 남게 돼 밤에 기온이 내려가는 폭이 적으면 열대야가 나타나게 된다.

열대야는 주로 7~8월 여름철에 나타나는 것이 상례이지만, 근래에는 9월에도 발생하고 있다. 여름이 깊어지면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도 넓어지고, 그 횟수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의 4차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포함돼 있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여름은 30~50일 가량 길어지고 겨울은 10~30일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열대야가 지금보다 10일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된다.

열대야가 나타나면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해 불면증에 시달리고, 피로가 누적되며, 집중력이 떨어져 무기력해지기 쉽다. 또한 두통, 식욕부진, 소화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 생체리듬이 깨지고, 신체의 면역력도 떨어진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이른 저녁에 가벼운 운동을 하고, 잠자리에 들기 한두 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으며 따뜻한 우유를 한 잔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술이나 커피, 수분이 많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올 여름 열대야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건강한 여름을 보내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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